사랑과 교육이 필요한 5월 가정의 달
사랑과 교육이 필요한 5월 가정의 달
  • 정복준
  • 승인 2019.05.09 1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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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은 계절의 여왕이자 장미의 계절이다. 그런데 기쁨보다 걱정이 먼저다. 왜 이런 생각이 들까. 어린이의 날(5.5), 어버이의 날(5.8), 석가탄신일(5.12), 스승의 날(5.15), 부부의 날(5.21) 등 기념해야 할 일들이 많아서 일 것이다. 5월에 결혼한 신부도 많다. 결혼한 가정이 많다는 것이다. ‘가정’이란 세포 하나하나가 건전해야 한다는 것은 지극히 기본적인 사실이다. 가정은 인간행복의 근원지로 삶의 새로운 에너지를 창출해내고 미래를 설계하는 가장 중요한 공간이기도 하다. 따라서 가정이 무너지면 사회와 국가도 무너지는 건 당연하다. 우리나라도 가정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반성과 더불어 보다 건전한 가정을 이루기 위한 기회로 삼고자 5월을 ‘가정의 달’로 제정한 이유이다.

 가정의 달을 제정 되었음에도 아직 우리사회는 많은 문제점들이 산재되어 있다. 예를 들면 고부의 갈등, 가족 간의 불화와 대화 단절, 자녀들의 가출, 부모 별거와 늘어만 가는 이혼으로 인한 가정 파탄, 다문화 가정에 따른 가정 폭력, 자식의 패륜행위, 노부모 학대 및 유기, 개인 또는 가족 집단자살 등 사회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안타까운 심정이다.

 그러면 해결책은 없을까? 있다. 바로 사랑과 교육이다. 교육이 바르게 이뤄진다면 모든 것들이 유기적으로 진행된다고 본다. 위기의 상황에서도 자식을 사랑한 다산 정약용선생의 가르침을 통해 현재 우리들을 돌아보면 어떨까.

 신유사옥으로 대역죄인 된 다산 정약용선생은 40세 때에 유배의 길에 올라 가문은 풍비박산당하는 위기상황에 처하게 된다. 자녀교육에 힘써야 할 시기에 18년을 넘게 고스란히 유배지에서 보낸 다산이었기에 아버지로서 자녀교육을 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때 다산은 유배지에 있으면서도 두 아들에게 편지를 보내며 공부에 힘쓸 것을 독려하면서 가정의 위기관리에 나섰다고 한다.

 다산은 먼저 자신의 귀양으로 위기에 처한 자녀들에게 “문명세계를 떠나지 말아라”라는 편지 특명과 함께 문화의 안목을 위해 가능하면 서울 한복판으로 들어가 살아야 한다고 당부한다. “지금 내가 죄인이 되어 너희들에게 아직은 시골에 숨어서 살게 하였다만, 앞으로는 오직 서울의 십리 안에만 가희 살아야 한다. 또 만약 집안의 힘이 쇠락하여 서울 한복판으로 깊이 들어갈 수 없다면 잠시 서울 근교에 살면서 과일과 채소를 심어 생활을 유지하다가 재산이 조금 불어나면 바로 도시 복판으로 들어가도 늦지는 않다.”라고 말하고 시대에 뒤지지 않기 위해서는 가능한 서울에 살 필요성을 각인시키며 자칫 시골에 은둔해 산다면 재기의 기회조차 잃을 수 있다는 교육환경 중요성을 파악하고 자녀교육에 적용했다고 한다.

 또한 자신의 유배를 비관하거나 혹은 ‘자손보호’를 명목으로 정치적으로 화를 당하지 않게 고향에서 편히 살 것을 권고했을 수도 있었지만 다산 정약용선생은 그렇지 않았다.

 “혼인길이 막혀 비천한 집안과 결혼해 물고기의 입술이나 강아지의 이마 몰골을 한 자식이 태어나면 그 집안은 영영 끝장이 난다. 이래도 학문을 게을리 할 작정이냐”라고 세속적인 비유를 통해 학문에 힘쓸 것을 강조하였다.

 다산의 자녀교육 열정은 요즘 부모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철저하였다고 하니 다산이 36세 때에 황해도 곡산 도호부사로 부임했을 때에는 두 아들을 위해 두 수레나 가득히 책을 싣고 와 직접 “서향묵미각(書香墨味閣)이라고 이름붙인 공부방을 직접 꾸며주면서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었다고 한다. 이 뜻은 『책의 향기와 먹의 맛이 있는 방』이라는 것이다.

 다산은 공부란 자신을 다스리고 세상을 돕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하고

 예로부터 공부는 다섯 가지가 있다고 말하였다.

 널리 배우는 박학(博學), 자세히 묻는 심문(審問), 신중하게 생각하는 신사(愼思), 밝게 변별하는 명변(明辨), 독실하게 실행하는 독행(篤行)등이라고 말했다.

 현대는 널리 배우는 박학만을 주문하고 있지만 앞으로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만큼 교육도 다섯 가지의 교육을 통해 따뜻한 우리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5월에 되니 돌아가신 부모님이 더욱 그립다. 국립묘지인 임실호국원에도 아침부터 전화가 울린다. 부모님을 뵙고자하는 마음에서다. 그래도 아직 우리 사회는 따뜻한 정이 있다. 돌아가신 부모님이든 살아계신 부모님이든 공경하고 받들어야 한다. 여기에 자식에 대한 사랑과 교육으로 소통과 공유를 통해 존재의 가치를 인식함은 물론 가정의 행복을 자식대대로 물려줘야 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국립임실호국원 현충의전팀장 정복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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