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한 부모밑에서 효자난다
엄한 부모밑에서 효자난다
  • .
  • 승인 2019.05.08 20: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 곁에 계실 때 정성을 다해 모시는 것이 자식 된 도리라 생각합니다" 제47회 어버이날을 맞아 전북도지사의 효행자 표창을 받은 김점자 씨(58세 순창군)의 수상 소감이다. 그녀는 오랫동안 노환과 치매를 앓고 있는 팔순의 시어머니를 35년째 봉양의 효행을 실천해오고 있는 효자 며느리다.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도리다. 노인을 공경하는 것 또한 당연한 도리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하지만 오늘날 부모와 어른을 공경하고 효 사상을 강조해야 하는 세상이라는 데서 안타깝기 그지없다. 어제 아침 신문에 보도된 그녀의 덕행을 보면 20대에 시집와서 육순의 나이에 이르도록 시부모를 공경의 마음으로 모셔온 눈물겨운 사연이다.

친자식도 치매를 앓는 부모 모시기를 꺼리는 풍조에서 며느리의 효행이 돋보이는 이유다. 엄부자효(嚴父子孝). 자모여효(慈母女孝)라는 말이 있다. 엄한 아버지 밑에 효자나고 자애로운 어머니 밑에 효녀 난다는 말이다. 물론 이런 유교적 윤리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던 전통사회의 승유(崇儒)시대 사상이라 해서 지금은 고리타분한 사상이라고 여길 수 있다. 그러나 인류의 보편적 가치는 변할 수 없는 것이다. 급변하는 시대적 감각에 뒤떨어진 케케묵은 이야기 정도로 치부해선 안 된다.

오늘날 가정들을 보면 자녀들에 대한 부모들의 지극한 사랑이 넘쳐 과잉보호 차원이다. 이런 과잉보호의 지나친 사랑이 재산을 탐내고 병고의 부모를 버리는 등 패륜범죄가 심심찮게 일어나는 사회로 오히려 인륜 지덕을 무너뜨리고 있다는 지적은 어제오늘이 아니다. 자녀에 대한 부모의 사랑은 변함이 없다. 그러나 가정교육은 자녀가 바른 품성으로 성장하도록 엄하게 가르쳐야 부모에게 효의 정신이 짙어진다는 게 인류 역사의 가르침이다. 옛말에 밥상머리에서 예절이 난다고 했다. 산업화에 따라 핵가족화가 가속되면서 가정에서 밥상머리의 엄한 교육이 사라지고 효 문화도 옅어져 가고 있는 게 현실이다. "내가 부모에게 효도하면 내 자녀 나에게 효도한다" 깊이 새길 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