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
  • 주송
  • 승인 2019.05.08 19: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나라 경제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유난히 대기업에 의해 주도되는 경향이 크다. 위키피디아에서도 대기업의 재벌을 발음 그대로 Chaebol로 표기하고 있을 정도로 특이한 현상이다. 그러나 선진국 반열에 오른 다른 나라들의 중심에는 안정적인 소상공인이 뿌리깊게 자리 잡고 있다. 한 분야에서 오랜 기간 한 분야만을 다루었던 기업들이 규모는 소기업의 형태를 띠고 있으나 가치창출 면에서는 세계 최고의 수준을 유지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몇 해 전 일본 오사카 인근 사케 브랜드로 유명한 회사를 견학한 적이 있었다. 100년이 훌쩍 넘은 장소에서 예전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며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한 제품을 꾸준히 생산하고 있었다. 오래된 생산 시설은 그대로 박물관이 되어 있었고 화려하지도 않았고 재벌도 아니었다. 그러나 생산하는 제품은 세계 어느 곳에서나 일본 사케가 있는 곳이면 볼 수 있는 유명 제품이었다.

 우리는 사업이 조금 잘되면 사세를 확장하고 회사도 장소를 옮긴다. 심지어 하던 사업보다 새로운 사업이 더 커지고 결국에는 초창기의 사업과는 전혀 다른 사업의 형태를 띠기도 한다. 그리고 재벌화를 꿈꾼다. 모든 기업은 초창기에 기술기반으로 시작하여 성장하게 된다. 즉 자가가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성장하게 된다. 언젠가 지역 굴지의 기업 관계자로부터 초기 사업분야에서 이루는 매출이 지금은 전체 매출의 20%도 안 된다고 자랑삼아 하는 이야기를 들으며 왠지 걱정을 하게 된 적이 있다. 과연 그 기업의 장래는 밝다고만 할 수 있을까? 결코, 밝을 수 없으며 몰락의 위기가 항상 도사리고 있게 된다는 사실은 여러 경우에서 목격하게 된다. 물론 요즘 사회가 급격히 변해가는 사회라고는 하지만 분야 안에서의 기술의 변화에 따른 사업의 변화는 필요하지만 분야를 뛰어넘는 사업의 확장은 위험이 따를 수밖에 없다.

 군산시는 1997년 자동차 생산복합단지를 조성한다며 대우자동차를 유치하여 승용차생산공장을 건립하였고 2005년 한국GM에 의해 디젤엔진 공장이 추가되었으며, 2008년 현대중공업을 유치하여 1조2천억이 투입된 조선소를 구축하였고 2016년에는 종업원 5,000명에 군산경제의 1/4을 차지한다고 평가되기까지 이르렀다. 그러나 2017년 7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가동중단 되었고 2018년 5월 한국지엠 군산공장이 폐쇄되면서 군산경제는 파산지경에 몰리게 되었다.

 물론 지역 발전을 위해 산업단지도 필요하고 산업화도 필요하지만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가 판단하지 않고 추진한 사업의 결과로 예측되는 일은 아니었던가 자문하게 된다. 사실 두 공장 모두 다른 지역의 산업을 구걸하다시피 무리하게 유치한 사업이었다. 우리가 생태적으로 잘하고 있던 산업이 아니었다. 뿌리가 없는 산업화는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고 그 지역은 쉽게 슬럼화가 될 수 있다는 것은 다른 곳에서도 너무 흔히 볼 수 있는 사례이다.

 혹시 새만금이 초기 계획될 당시인 1991년 기본구상을 기억하는 이가 있는지 궁금하다. 1991년 제시된 초기 구상안은 100% 농수산중심개발 이었으며 농업식량생산기지로 조성하겠다는 것이었다. 이후 해가 거듭하면서 농업용지가 줄어들었고 복합개발이 구상되고 최근 들어서는 투자활성화를 위한 수요자 맞춤형 열린 계획으로 변경되었고 글로벌 경제협력 거점 육성을 위한 경제협력특구를 도입하겠다고 한다.

 과연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들인가?

 어쩌면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들로 계획되는 것이 아니라 선거 때마다 정치인들의 선거전략에 따라 화려하게만 치장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된다.

 극히 개인적인 견해이지만 새만금은 네덜란드의 첨단 농축산 공법을 적용하여 초기 계획대로 세계적인 농업식량생산기지로 건설하는 것이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우리 힘으로 할 수 없는 계획을 입안하고 투자를 위해 외국자금을 끌어오고 그들을 위한 국제도시를 만들고 카지노를 만들어 관광특구를 만들고 한다는 것이 과연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들인가 자문하고 싶다. 또 한 번 그들에게 휘둘려 심각한 파산의 위기를 자초하는 것은 아닐까?

 군산은 예로부터 금강하구와 서해를 끼고 있어 비옥한 토지와 풍부한 어자원으로 일찍부터 농업과 어업이 발달하였고 조선시대에는 호남 최대의 조세곡을 운반하는 관청이 있었던 곳으로 조선 최대의 미곡물류 관청이 있던 곳이었다. 농축산업이 낙후한 1차 산업이라는 구시대적인 발상에서 벗어나 가장 첨단의 6차산업이라는 인식이 필요한 시점이며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라는 인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제는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찾고 산업화의 차별화를 모색할 때이다. 외부로부터 유망산업의 유치가 아닌 우리가 근본적으로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적극적으로 찾아야 할 때이다.

 주송<전주대학교 LINC+사업단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