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불법도박 노출 심각
청소년 불법도박 노출 심각
  • 양병웅 기자
  • 승인 2019.05.08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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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불법 도박을 한두 번 쯤 은 다 해봤을겁니다”

 전주시내 한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A(17)군은 주변에 모바일 불법도박을 통해 용돈벌이를 하는 친구들이 많다고 털어놨다.

 A군은 “같은 반 친구들 중 3분의 2정도가 불법 도박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하고 있다”며 “저 역시 한 때 일명 ‘사다리게임’, ‘홀짝’ 등으로 불리는 실시간 도박 게임에 빠져들었던 적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A군은 또한 “친구들이 용돈으로 가볍게 시작한 모바일 도박에서 2∼3만원 따기 시작했고 갈수록 커져가는 판돈에 흥미가 생겨 액수를 늘리는 경우도 많았다”면서 “몇몇은 용돈이나 아르바이트를 한 돈을 모아 한번에 수십만원을 따기도, 잃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모바일 불법 도박 경험이 있는 B(17)군도 “주변에 많은 친구들이 쉽게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에 빠져 도박에 손을 대고 있다”며 “습관적으로 도박을 하는 친구들을 볼 때마다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8일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전북센터(이하 센터)에 따르면 도내에서 최근까지 일반이나 장기 등록을 통해 도박 중독 상담을 받은 청소년 비율은 6-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치상으로만 보면 전체 상담 건수에서 청소년이 차지하는 비율이 적지만 도박 부작용이 미치는 악영향은 성인보다 훨씬 크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상황이 이렇지만 도내 일선 중·고교들은 이에 대해 미온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불법 도박으로부터 청소년들을 보호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지만 참여율은 10% 미만에 그치고 있다.

 8일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전북센터(이하 센터)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도박예방 교육을 신청한 도내 중·고등학교는 전체 342곳 중 27곳에 불과했다.

 도내 중고교 10곳 중 1곳 정도만 불법 도박 예방 교육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청이 각 학교에 청소년 도박예방 교육을 실시토록 하고 있지만 의무사항이 아니어서 참여율이 저조한 상태다.

 센터 관계자는 “청소년들 사이에 모바일 도박은 이미 유행처럼 번져 범죄라는 인식보다는 자극적인 게임 정도로만 여겨지고 있어 확산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센터에서도 예방 교육과 상담 등을 통해 청소년들의 도박 예방에 힘쓰는 만큼 지자체와 경찰, 교육 당국 등도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양병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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