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신록의 계절, 숲에서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찾자!
<기고문>신록의 계절, 숲에서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찾자!
  • 황인욱
  • 승인 2019.05.07 18: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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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절기상 24절기 중 7번째에 해당하는 입하(立夏)가 지났다. 예로부터 입하가 되면 곡우(穀雨)에 마련한 못자리가 자리를 잡아 농촌에서는 농사일로 점점 바빠지게 되는데 여름이 다가온 것을 알리는 동시에 신록을 재촉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밭과 들판에도 무럭무럭 자라나는 어린아이처럼 많은 생명이 올라오며 이때쯤에 밭에서 캔 쑥으로 어머니가 만들어주신 쑥버무리가 그리워진다. 내가 어릴 적 살았던 고향은 농촌이자 산촌이었는데 앞에는 넓은 들판이 펼쳐져 있고 뒤에는 커다란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4계절 변화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5월은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아서 바깥활동을 하는데 최적일 뿐만 아니라 온 산이 연초록색으로 물들어 볼만한 장관을 연출하는데 개인적으로는 너무 진하지도 않고 너무 연하지도 않은 이즈음에 산의 색깔을 제일 좋아한다.

매년 5월이 되면 꿈 많던 학창시절에 내가 제일 좋아했던 이양하의 수필 ‘신록 예찬’이 생각난다.

‘이 즈음의 신록에는 우리의 마음에 참다운 기쁨과 위안을 주는 이상한 힘이 있는 듯하다. 신록을 대하고 있으면, 신록은 먼저 나의 눈을 씻고, 나의 마음의 구석구석을 하나하나 씻어낸다. 그리고 나의 마음의 모든 티끌

 - 나의 욕망과 굴욕과 고통과 곤란이 하나하나 사라지는 다음 순간, 별과 바람과 하늘과 풀이 그의 기쁨과 노래를 가지고 나의 빈 머리에, 가슴에, 마음에 고이고이 들어앉는다.’...(중략)

지난 주중에 업무수행차 장성 치유의 숲에 다녀왔다. 개인적으로나 업무적으로 여러 번 다니는 곳이지만 갈 때마다 숲 한가운데 있을 때에 느끼는 상쾌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업무가 아닌 개인적으로 주말에 시간을 내어서 가족과 함께 다시 오겠다는 다짐을 했었다.

최근 들어 경제적으로 윤택해지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대단한데 이에 맞추어 숲에 관심을 가지고 찾는 이들이 점점 늘고 있다. 숲에 있으면 시원하게 느껴지고 기분이 좋아지는데 이는 피톤치드의 영향 때문이다. 피톤치드는 러시아 학자 토킨(Boris P. Tokin)교수가 처음으로 발표했는데 희랍어로 식물이라는 뜻의 ‘phyton’과 죽이다라는 뜻의 ‘cide’가 합해져서 생긴 합성어이다. 식물이 병원균·해충·곰팡이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내뿜거나 분비하는 물질로 천연항생제라고 할 수 있는데 삼림욕을 통해 피톤치드는 우리 몸에 다양하게 영향을 준다. 이는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어 스트레스를 해소할 뿐만 아니라 말초혈관을 자극해서 심폐기능도 좋게 한다.

또한 살균작용과 면역력을 강화시켜 아토피성 피부염에도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활엽수보다는 침엽수에서 많은 피톤치드가 나오며 일 년 중 가장 많이 나오는 시기는 5∼6월로 요즈음인데 지금 가까운 숲에 가면 최고의 삼림욕 효과를 볼 수 있다. 산림청에서도 이런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서 전국에 치유의 숲을 지속적으로 만들고 있는데 현재 국·공유 치유의 숲 23개가 운영 중이며 35개는 조성 중에 있어 조성이 완료되면 지금보다 더 편리하게 치유의 숲을 찾아갈 수 있다.

신록의 계절이자 가정의 달인 5월에는 한 번쯤 시간을 내서 온 가족이 숲에 다녀오길 제안해본다. 숲이 품어내는 신선한 공기를 마시면서 걸으면 몸과 마음이 한층 건강해짐을 느낄 수 있으며 더불어 가족의 소중함도 얻게 될 것이다. 가족의 평안과 행복의 첫걸음은 바로 건강이다.

황인욱 서부지방산림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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