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의 장벽에 스민 인류의 고민 ‘침묵의 장벽’ GV
미국과 이스라엘의 장벽에 스민 인류의 고민 ‘침묵의 장벽’ GV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9.05.07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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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침묵의 장벽\'의 이세영 감독이 6일 영화 상영 직후 GV에 참여하고 있다. (전주국제영화제 제공)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코리아시네마스케이프 초청작으로 상영된 ‘침묵의 장벽(감독 정희도·이세영)’은 그동안 독보적인 다큐멘터리를 발굴했던 전주의 명맥을 잇는 작품으로 손색 없었다.

 이 작품은 현재 미국과 이스라엘에서 벌어지고 있는 장벽 설치 문제로 인해 가족을 잃은 사람들과 난민 인권 문제에 대한 시선을 담은 다큐멘터리로, 난민과 인권문제라는 현실이슈에 꾸준히 목소리를 내온 배우 정우성이 내레이션에 참여해 더욱 화제를 모았다.

 전주에서 영화가 처음으로 공개된 날, 객석에서 터져나온 다양한 시각과 시사점으로 뜨거워진 관객과의 대화(GV)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지난 4일과 6일 영화 상영 직후 GV에 두 차례 나선 이세영 감독은 “세계에 소외받고 있는 이들도 많은데 또 이민자, 난민 이야기를 하느냐, 난민을 도와주기 위한 별도의 기구도 있지 않느냐라고 이야기하는 분들도 많다”며 입을 열었다.

 이 감독은 “그렇지만, 이스라엘과 미국에 있는 장벽을 보면서 상당히 비슷하고, 서로 돕고 있는 느낌을 받았고, 나아가 장벽을 통해 크고 있는 세력들이 있음을 확신하게 되면서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영화 '침묵의 장벽' 스틸컷
영화 '침묵의 장벽' 스틸컷

그들이 취재한 트럼프 장벽이라 불리는 멕시코 국경 장벽은 추방된 이주자들의 슬픔으로 가득 차 있었다. 가스톤은 10대 때 미국에 왔지만 40대가 돼서야 불법이주자로 멕시코로 추방돼 2주에 한 번 정도 장벽에서 가족과 상봉한다.

 지구 반대편에 무차별적으로 설치되고 있는 장벽도 다르지 않다. 팔레스타인인 바삼과 이스라엘인 라미는 서로에 의해 딸을 잃은 아버지가 됐다. 그들처럼 두 나라의 역사에 의해 가족을 잃게된 모임에는 600여 명의 회원이 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은 가족을 잃었음에도 폭력을 폭력으로 막으려고 생각하기 보다는 이제는 폭력을 끝내야한다는 결심을 다지고 있는 모습이었다.

 이 감독은 “물론 어떠한 것도 선과 악으로 나눌 수 있는 시대지만, 이념을 넘어설 수 있는 연대의 힘, 단순한 연대가 아닌 지속가능한 무엇이라면 세상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사람을 나누고, 편을 가르는 것은 결국 여러 문제를 일으키는데도 내부에서 아무런 말이 없다면 해결점을 찾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내 삶도 힘든데 이런 내용까지 봐야하는가라고 생각을 하기보다는, 조금만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란다”면서 “해결하기 힘든 난민과 인권 등의 사회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극한 슬픔을 지닌 가족들의 케이스들을 모아서 스토리를 풀어낸 이유도 이 같은 문제를 학술적이거나 직관적으로 접근하기 보다 대중에 보다 가까이 다가가기 위함이었다”고 덧붙였다.

 영화 ‘침묵의 장벽’은 11일 오후 4시 30분 CGV전주고사 6관에서의 상영만을 남겨두고 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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