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범죄 증가 예사롭지 않다
간병범죄 증가 예사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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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5.02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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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명이 길어지고 노후질환 환자들이 늘어나면서 간병에 따른 범죄가 사회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치매 환자가 크게 늘면서 노노간병 범죄가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다. 지난 22일 군산시 흥남동 한주택에서 10여년 간 치매 아내의 병수발을 해오던 80대 남편이 아내를 둔기로 살해한 간병살인사건이 발생했다. 범행 동기는 긴 간병생활에 지친 데다 가족들의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것이다. 범행 사실을 전해 듣고 아들 등 가족이 달려왔을 때 아버지가 시신 옆에서 울고 있었다고 한다. 치매는 말해줘도 금방 잊어버리고 심하면 폭언이나 폭력은 물론 집을 뛰쳐나가 가족들을 걱정케 하는 등 가족에게 고통을 주는 무서운 병이다.

가족 중 질병에 따라 다르지만 아픈 사람이 있으면 당사자 만큼이나 병수발하는 가족들의 고통은 극심하다. 긴 간병에 효자 없다고 고통에 견디다 못한 자식이 부모를, 부모가 자식을 상대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간병범죄라는 후진국형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고령화 사회일수록 노환에 따른 치매 등 질병으로 인한 간병 문제로 간병범죄는 갈수록 증가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노후질환자가 크게 늘어나 요양병원의 병실에는에는 70~80대 이상 노인환자들로 꽉 들어 차 있는 실정이다.

치매 등 중증환자들도 있지만 노쇠해 거동이 불편한데도 제대로 돌볼 사람도 없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이제 노인 간병문제는 개인의 문제로 치부할 것이 아니다. 사회복지 차원에서 간호 서비스 확대 등으로 세심하게 다뤄져야 사회적 관심사다. 독일·영국·일본 등 다수 국가들은 이미 간병에 따른 간병인의 휴직이나 휴가제도를 법제화하고 환자와 가족 간병인에 대한 지원사업을 시스템화하여 운용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가족돌봄휴직제도가 있지만 극히 제한적이다. 아직까지는 가족이 간병을 여유있게 할 수 있는 제도적 시스템이 구축돼 있지않다. 특히 치매 등 노인환자 간병으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하는 등의 불행을 겪지 않도록 가족 간병인에 대한 촘촘한 종합적 대책이 요구되고 있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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