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기획 달인 이덕우 소리축제조직위 행사운영팀장
공연기획 달인 이덕우 소리축제조직위 행사운영팀장
  • 배종갑 기자
  • 승인 2019.05.02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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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텝들과 밤을 새가며 공연을 기획하고 무대와 동선을 살피며 또 다른 스텝, 자원봉사자들과 씨름 아닌 씨름을 하다보면 어느새 공연이 끝나 안도의 한숨과 아쉬움이 오버랩되는 시간의 연속이었습니다. 많은 스텝, 자원봉사자, 행사·축제 관계자들에게 감사할 따름이죠”

 20년 가까이 전주세계소리축제 공연기획과 행사를 담당하고 있은 이덕우 팀장. 최근에는 제19회 모악산진달래화전축제 기획을 맡아 말끔히 진행 찬사를 받았다.

이 팀장은 2002년에 소리축제조직위에 입사해서 2009~2011년 소리축제를 제외한 현재까지 소리축제 구석구석에 손때를 묻혔다. 소리축제의 역대 조직위원장과 총감독, 부감독, 집행위원장, 프로그래머, 사무국장과 같이 일해 왔으며, 수백명의 축제 스텝과 수천명의 자원봉사자와 함께 일할 수 있는 호사를 누린 행복한 사내란다.

 이 팀장은 입사와 동시에 수억원이 되는 예산이 배정된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일등복권에 당첨과 비교될만한 희열을 느끼며 주말도 가리지 않고 밤낮없이 업무에 매달렸다. 사무실 문이 잠겨있으면 허술하게 잠긴 창문을 열고 들어가 일하곤 했다. 그저 하고 있는 일이 너무나도 즐거웠을 뿐이다. 다른 부서의 업무가 궁금해 폐서류더미를 뒤지고 어깨너머로 배울 만큼 축제가 가장 재미있는 놀이터였다. 오랫동안 근무한 덕에 공연기획, 홍보운영, 행사운영 등 파견공무원이 맡고 있는 행정업무만을 제외한 모든 업무를 담당하는 행운까지 누렸다.

 이 팀장은 그렇게 나름대로 열심히 일하면서 크게 느낀 것은 소리축제는 수많은 사람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참여로 만들어진 결과물이라고 평가한다. 그리고 그러한 사람들과 같이 성장해온 유기체라고 말한다.

 이처럼 정말 많은 사람들의 성원과, 격려, 참여와 헌신으로 오늘의 소리축제는 세계적인 축제로 성장해 왔다. 소리축제는 몇 달 전 트랜스글로벌월드뮤직차트(TWMC) 선정 ‘베스트페스티벌 어워드 세계1위’와 지역대표공연예술제 평가에서 최상위 등급인 ‘S’등급을 받으며 정점에 올라섰다.

 이 팀장은 이런 소리축제의 가치가 전라북도민들에게 더욱 알려졌으면 좋겠고, 이 또한 소리축제가 앞으로 진지하게 추진해 나가야할 과제라고 말한다.

 오랜 기간 동안 소리축제를 즐기고, 준비하고, 실행하고, 반성하며 느낀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의 소중함’이다. 하지만 이상하리만큼 문화예술계에서 사람의 소중함을 간과하는 일이 되풀이되고 있다. 그 결과는 여러 축제조직위가 시달리고 있는 ‘사람의 기근’으로 나타나고 있단다.

 최근 수많은 일자리 예산이 풀리며 문화예술인력 발굴과 교육 등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정작 문화예술 현장에선 일할 사람 찾기가 너무 힘들단다. 오랫동안 꾸준히 안정적으로 일할 수 없는 문화예술 분야 조직의 한계도 있겠지만 현재 문화예술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마저도 크게 성장 해 나갈 수 없는 현실적인 제약이 따른다.

 이 팀장은 “전라북도 문화예술의 발전을 위해 넉넉하지 않은 급여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일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의 성장과 워라벨의 균형을 위한 치열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사람의 소중함을 알고 있다면 충분히 해법을 찾아나갈 수 있으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또 “1인 가구의 증가로 직업에 대한 패러다임이 오래전부터 변해가고 있다. 높은 급여만이 사람을 모이게 한다는 식상한 접근 방식은 과감히 버리고 문화예술 종사자들에 대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접근해나가는 혁신이 필요할 때이다”며 “조금 적은 급여이지만 부가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혜택은 정말 많다. 사람이 지쳐서 떠나게 만들지 말고, 사람이 모이게 만들었으면 좋겠다. 마음 같아선 전라북도 단위의 문화예술인복지재단이라도 만들고 싶다. 아니면 새로운 패러다임의 문화예술인 노조라도 만들어야 할까. 역시 키워드는 ‘사람의 소중함’이다”고 강조했다.

  완주=배종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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