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년 맞은 전주국제영화제의 상징적 프로그램 ‘뉴트로 전주’
성년 맞은 전주국제영화제의 상징적 프로그램 ‘뉴트로 전주’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9.05.02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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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만나는 전주의 친구들이 20회를 맞은 전주국제영화제가 추구해야 할 페스티벌의 정체성과 비전을 미래지향적으로 제시한다. 20주년 특별 프로그램으로 마련된 ‘뉴트로 전주’는 지난 20년간 전주국제영화제의 색깔을 만들었던 감독들을 대거 초청해 영화제의 역사와 전통, 그리고 현재와 미래를 이야기하는 시간이다. 이번 영화제 기간에 총 22인의 감독들이 전주를 방문해 신작을 상영하고, 작가의 영화적 비전을 제시한다. 이 프로그램의 방향키를 잡은 장병원 프로그래머로부터 추천작을 들었다. <편집자주>

 ‘뉴트로 전주’는 지난 20년간 전주와 비전을 공유했던 동시대 작가들을 조명하는 특별 기획 프로그램이다.

 전주국제영화제의 간판 프로그램이었던 ‘디지털 삼인삼색’과 ‘전주시네마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제임스 베닝, 드니 코네, 기요르기 폴피, 벤자민 나이스타트, 박정범, 김희정, 장우진 감독 등이 전주를 찾는다.

 또 켄트 존스, 메르작 알루아슈, 알렉스 로스 페리, 카븐 드 라 크루스, 가스통 솔니키, 도밍가 소토마요르 카스티요, 피터 보 라프문드, 기욤 브락, 홍형숙, 고봉수, 정형석, 전규환이 리스트를 채웠다. 벤 리버스와 에두아르도 윌리엄스, 헬레나 위트만도 함께한다.

 상영작은 총 31편으로 감독들은 대부분 신작을 선보인다. 이는 영예로운 과거를 회고하고 추억하는 후일담에 머물기 보다는 작가의 미래, 전주의 미래, 영화의 미래를 엿볼수 있는 기획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알렉스 로스 페리 감독의 ‘그녀의 내음’

 그 중에서도 알렉스 로스 페리 감독의 ‘그녀의 내음’은 이미 시네필들이 낙점해 놓은 작품으로 손꼽힌다. 여성 삼인조 밴드의 멤버로 활동하며 한때는 객석을 주름잡던 파괴적인 펑크 록스타였던 한 여성이 이제는 훨씬 더 작은 곳에서 공연하고, 재능 있는 신인들에게 치이고, 엄마로서의 역할까지 소화하는 모습을 담았다.

마스터 제임스 페닝 감독 ‘국가의 탄생’

 두 말이 필요없는 마스터 제임스 페닝 감독은 ‘L.코헨’과 ‘국가의 탄생’을 들고 왔다.

‘L.코헨’은 카메라의 위치가 변하지 않는, 45분 길이의 실험적 다큐멘터리 영화는 단조로운 풍경을 보여주면서 시간과 변화에 대한 묵상으로 관객을 이끈다.

‘국가의 탄생’은 초창기 미국 무성영화의 기틀을 잡은 데이비드 워크 그리피스의 1915년 작 ‘국가의 탄생’에서 발췌한 세 장면을, 3채널로 영사한 인스톨레이션 작품이다. 이 작품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팔복예술공장에서 진행되는 섹션인 ‘익스팬디드 플러스’에서만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벤자민 나이스타트 감독 작품 ‘로호’

 지난 2014년 ‘공포의 역사’로 전주국제영화제 국제 경쟁부문 대상을 거머쥐고, 이듬해 전주프로젝트 지원을 통해 제작한 ‘엘 모비미엔토’로 남미 정치의 현실과 권력 불신의 모습을 따라갔던 벤자민 나이스타트 감독은 작품 ‘로호’로 전주를 다시 찾는다. 1970년대 중반 조용한 시골마을에 한 이방인이 도착하면서 일어나게 되는 비방과 복수의 현장을 그린 작품이다.

벤 리버스 감독 ‘여기 아래에 나무’

 최근 단편영화를 발표한 벤 리버스 감독은 총 3편의 실험적인 작품을 들고 왔다. 20세기 초의 모더니즘 건축의 뒤를 이어 1970년대 초반까지 유행했던 건축 양식인 브루탈리즘이 21세기에도 적용될 수 있을지를 고민한 ‘여기 아래에 나무’를 비롯해, 인류의 존재가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담은 ‘유령의 지층’과 나무늘보에 관한 영화 ‘마침내, 지금에서야!’ 등이다.

 장병원 프로그래머는 “단 한 분도 빼놓을 수 없지만, 제임스 베닝과 벤 리버스 감독은 전주에서 각각 11편의 작품을 상영했을 정도로 인연이 깊다”면서 “전주국제영화제는 이번에 전주에 모이는 22명의 작가와 장기적인 협력을 도모할 뿐 아니라, 전주를 거쳤거나 인연을 맺어온 신뢰할 만한 작가들과 단단하게 결속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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