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로 “나와, 영화 보자.”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로 “나와, 영화 보자.”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9.05.01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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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와, 영화 보자.”

 어느 해, 전주국제영화제의 한 스텝의 아이디어로 도출된 이 카피는 봄날의 영화 축제를 더욱 설레게 만든다. 열흘간의 뜨거운 달리기를 시작한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는 그 의미가 남다른 햇수를 기록했다. 올해 영화제의 슬로건은 지난 몇 년간 영화제가 사용했던 ‘영화 표현의 해방구’에 ‘영화’와 ‘표현’사이에 쉼표(,)를 추가한 ‘영화, 표현의 해방구’다. 영화와 표현, 해방구를 각각 강조하면서 다양한 영화의 표현 방식들이 열리고 확장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그만큼 보다 확장된 프로그램과 이벤트, 전시 행사들이 곳곳에서 펼쳐지기에 관련 정보를 꼼꼼히 체크해야만 낭패를 보지 않고 축제를 제대로 즐길 수 있다는 이야기다.<편집자주>

 + 프로그램의 증편, 더욱 선명해진 섹션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의 상영작은 역대 최대 규모인 53개국 275편에 달한다.

 올해는 ‘국제경쟁’과 ‘한국경쟁’ 부문은 시상금과 규모를 증대해 전주가 앞으로도 높은 수준의 경쟁작을 유치, 국제영화제로서의 위상을 높이고자 한다. 또 ‘한국경쟁’ 부분에서는 배우상을 신설해 나름의 소신으로 독립영화를 지켜온 그들을 응원한다. ‘한국단편경쟁’은 통상 20여 편 남짓한 상영작이 선정된 것에 반해 올해는 26편으로 늘려 젊은 감독들의 미래를 위한 확대된 기회를 제공한다.

 20주년 특별 프로그램으로 마련한 ‘뉴트로 전주’ 섹션과 한국영화 100주년을 기해 조명하는 ‘스페셜 포커스-한국영화의 또 다른 원천, 와일드 앳 하트’ 등도 주목할 프로그램이다.

 5월 4일 영화제가 기획한 ‘스타워즈 데이’를 맞아 펼쳐지는 대중성 높은 상영작도 있지만, 무려 13시간이 넘는 상영시간을 지닌 ‘라 플로르’처럼 영화의 역사를 아우르고 객석의 도전의식을 고취시키는 작품도 있다.  

 + 영화제는 팔복예술공장으로 흐른다

 올 영화제로 활용되는 주요 공간 중에는 팔복예술공장이 있다. 도시재생 사업의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는 팔복예술공장은 도시를 만드는 힘이 물리적 공간일 뿐 아니라, 도시의 시간이 얼마나 중요한지, 또 도시의 기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공간이다.

 이에 스무돌을 맞은 전주국제영화제는 최적화된 전시공간에서 최상의 관람환경을 제공해 전주만이 보여줄 수 있는 영화 그 너머의 신선한 충격을 외부에 소개한다.

 이 공간에서는 현대영화의 확장된 실험적인 경향을 반영한 ‘익스팬디드 시네마’를 더욱 진화된 프로그램으로 구성해 선보인다. 이름하여 ‘익스팬디드 플러스’다. 특유의 공간이 주는 분위기를 만끽하며 자유롭게 영화를 관람하면 된다. 영화제 기간 내내 도슨트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음은 물론, 5일부터 9일까지 조디 맥, 말레나 슬람, 제임스 베닝 감독 등과 함께하는 클래스도 진행된다.

 + 눈꺼풀이 무거워도 계속되는 ‘토크 토크’

 전주국제영화제가 성장할 수 있었던 힘은 바로, 영화와 보폭을 맞춘 진지한 대화의 희열이지 않을까? 올해도 다양한 형식의 토크 프로그램들이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영화인들과 가볍게 즐기는 대화에 목마른 관객은 전주라운지 내 토크 스테이지에서 펼쳐지는‘시네마, 담’을 찾으면 된다. 봄날의 전주, 야외무대에서 만끽하는 무대인사로 배우 겸 감독인 차인표, 유준상을 비롯해 오광록, 전혜빈, 정태우, 이혜리 등 익숙한 배우들과 친근한 만남을 가질 수 있다.

더욱 진화된 고퀄리티의 강연을 원한다면 ‘마스터 클래스’와 ‘시네마톨로지 클래스’, ‘프론트라인 클래스’를 공략하면 된다.

 ‘마스터 클래스’는 각 분야에서 탁월한 영화적 성취를 이룬 작가와의 만남으로, 올해는 게르게이 팔로스 촬영감독, 제임스 베닝 감독, 장양 감독과 함께한다.

 ‘시네마톨로지 클래스’는 영화를 통한 영화의 이해를 시도하는 시간이다. 영화상영 이후 해당 작품에 관한 전문가들이 참여해 강연을 진행한다. ‘프론트라인 클래스’는 논쟁적인 주제와 대담무쌍한 표현, 혁신적인 스타일을 보여주는 용감한 영화들과 함께하는 토론의 장이다.

 이 밖에도 ‘시네마 클래스’, ‘뉴트로 전주 클래스’, ‘토크 클래스’, ‘스페셜 토크’, ‘GV’까지 영화관 안과 밖에서 거의 모든 영화 상영 후에 진지한 담론의 시간이 밤 이어진다는 점이 전주의 특징이다.

 + 전주돔의 문을 활짝...모두 들어오시오!

 지난 18회부터 설치된 전주 돔은 개막식을 비롯한 이벤트와 상영으로 전주국제영화제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올해는 영화를 주제로 한 대형 공연과 다양한 관객 이벤트를 전방위적으로 배치해 관객 친화적 영화제를 구현하는 것도 목표다.

 각 섹션과 관련된 특별 공연을 전주 돔에서 진행하고, 관련된 전시와 코스튬 플레이를 전주라운지에서 선보이면서 영화제의 분위기를 돋운다.

특히 5월 10일 저녁 7시에는 ‘전주 돔 뮤직 페스타-스무 살의 봄 with CBS 러브콘서트’가 열려 김경호 밴드, 알리, 소란, 자전거 탄 풍경, 소냐가 무대에 오른다. 초대권은 전주라운지 현장 매표소에서 무료로 배포한다. 이날 오후 9시부터는 대규모 관객 파티를 개최한다. 초대권 소지 여부와 상관없이 누구나 입장해 즐길 수 있으며, 성인 인증 후 선착순으로 하이트 주류를 제공한다.
 

 스무 해를 맞은 전주국제영화제는 과거처럼, 지금도 그 자리에 서서 시네필들을 기다리고 있다. 따뜻한 봄바람이 코 끝에 일렁이는 그날이 바로, 축제가 시작되는 날이다. 이제,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영화를 즐기기 위해 길을 나설 차례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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