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봉투 사용금지 ‘한 달’ 어떻게 변했나
비닐봉투 사용금지 ‘한 달’ 어떻게 변했나
  • 양병웅 기자
  • 승인 2019.04.30 18:0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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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적응했다지만 여전히 항의하는 고객들 있어  
일부 시민들은 ‘떼쓰거나’ ‘사면 된다’는 생각, 속비닐 몰래 숨겨 사용하기도
대형 마트의 일회용 비닐봉투 및 쇼핑백 사용을 규제한 지 한달이 된 30일 전주시 완산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장바구니를 사용하고 있다.   최광복 기자
대형 마트의 일회용 비닐봉투 및 쇼핑백 사용을 규제한 지 한달이 된 30일 전주시 완산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장바구니를 사용하고 있다. 최광복 기자

 “손님들이 많이 적응하신 모습이에요. 다만 일부 고객들이 아직도 항의를 하세요”

 일회용 비닐봉투 사용 금지 규제가 시행된 지 한 달이 지난 가운데 비닐봉투와 속비닐 사용이 여전한 모습이다.

 30일 오전 전주시 서신동 한 대형마트.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 대부분이 한 손에 장바구니를 든 채 장을 보고 있었다.

 장바구니가 없는 사람들은 종량제 봉투를 따로 구매하거나 한 쪽에 마련된 종이박스를 이용했다.

 매장 안에는 비닐봉투 사용규제에 대한 안내문들이 곳곳에 비치돼 있었다.

 다만 매장 내 과일과 야채 코너 등에는 속비닐이 놓여 있었다.

 대체제가 없다는 이유로 벌크 상품이나 흙 묻은 야채 등으로 속비닐 사용을 제한했다.

 마침 청과물 코너를 찾은 한 노부부가 주위를 살피더니 속비닐을 몇 개씩 떼서 카트에 집어넣었다.

 호박, 양배추 등 이미 랩핑이 돼 있는 상품을 속비닐에 넣은 뒤 자리를 옮겼다.

 장바구니를 사용하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양운(70)씨는 “그래도 당장 봉투가 있어야 들고 갈거 아니냐”며 “집에 (장바구니가) 몇 개씩 있는데 막상 장을 보러 나오면 항상 놓고 나온다. 그리고 비닐봉투가 아직은 편하다”고 말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수산물의 경우 혹시라도 물이 샐까봐 손님들이 비닐봉투를 요구하고 있다. 그때마다 시행된 제도에 대해 일일이 설명하고 있다”며 “또한 간혹 주머니에 속비닐을 넣고 계산 이후에 사용하시는 고객들이 계신다. 이를 말려도 오히려 역정을 내시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그래도 초기에 비해 속비닐 남용이 많이 줄어들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시행 초기와 비교해 많이 개선된 편이다. 처음에는 10명 중 7명이 비닐봉투 사용에 대해 불만을 표했지만 지금은 약 1∼2명 정도만 항의하신다”고 답했다.

 중노송동에 위치한 또다른 대형마트에서도 일부 시민들이 직원의 눈을 피해 속비닐을 몰래 찢어 사용하고 있었다.

 시민 김모(43·여)씨는 “비닐봉투 사용이 금지된 것은 알지만 아직까지 습관이 되지 않아 많이 불편하다”면서 “물론 박스를 이용해 가져가도 되지만 많은 양이 아니라 귀찮을 때가 있다. 필요하면 사면 된다”고 말했다.

 일반 동네 마트에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마트 업주는 “간혹 봉투를 요구하는 단골이 있으면 주곤 한다”며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지금껏 우리 가게를 이용해 줬는데 냉정하게 거절하기 힘든 경우가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대형마트 상황은 모르겠지만 (우리 같은) 영세업자의 경우 장사도 안되는 판국에 괜히 비닐봉투 문제로 고객이 줄어들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4월 1일부터 전국 대형 백화점·마트·쇼핑몰과 매장 크기 165㎡ 이상의 슈퍼마켓에서 일회용 비닐봉투 사용이 금지됐다.

 이를 위반할 경우 횟수에 따라 최대 3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받게 된다. 

양병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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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2019-09-05 10:20:10
몰래 가져가는건 어쩔수없나요??? 안된다고해도 막무가내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