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시각] 군산의 한 기업인 애향·열정·진정성
[기자 시각] 군산의 한 기업인 애향·열정·진정성
  • 정준모 기자
  • 승인 2019.04.28 14: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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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슬 퍼런 1980년대 군사 독재 정권 시절. 기업들은 권력자와 종속관계였다. 특히, 호남 사정은 심했다. 야당과 연줄이 있거나 권력자의 비위를 맞추지 못하면 추풍낙엽 신세를 면치 못했다.

 당시 군사정권에 정면으로 맞섰던 야당 정치인을 아버지로 둔 군산의 한 기업인 A씨도 피해갈 수 없었다.

 일찍이 경영 일선에 섰던 그는 기업의 저승사자로 불리는 국세청 세무조사를 강도 높게 받는 등 모진 탄압을 받았다. 그러나 우여곡절끝에 존망의 고비를 잘도 넘었다.

투명한 경영을 추구·지향한 그의 확고한 기업 경영관 결과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약 티끌만큼이라도 부정이 드러났다면 오늘날 군산의 대표 향토기업이자 우리나라 최대 닭 가공 업체는 태어날 수 없었다.

 A씨에 대한 세간의 평은 한마디로 정도의 길을 걷는 기업인이다. 소소한 갈등에 휘말리는 것을 극도로 꺼리고 웬만해선 아쉬운(?) 소리를 않는다고 한다.

혹자는 그를 큰 강은 소리없이 흐른다는 ‘대하무성(大河無聲)’이란 말로 비유한다. 무슨 일을 하든 드러내는 것을 싫어하고 전형적인 ‘외유내강’형이라는 설명이다.

사실 A씨의 탁월한 경영 능력 힘입어 그가 운영하는 회사는 2010년 포브스지가 선정한 ‘올해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200대 중소기업’ 반열에 오른바 있다. 또한, 소외계층을 위한 헌신적인 지원과 문화·예술 창달에 기여하는 등 말없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기업인으로 불린다.

 이런 연유로 그는 선거철만 돌아오면 본인의 강력한 부인에도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될 정도였다. 그럴 때마다 그는 “정치는 정치인에게 맡기고 기업인은 기업 경영만 열심히 해야 한다”는 단순 명료한 지론으로 일축했다.

 지금까지 특정인을 미화하기 위해 용비어천가를 부른것은 아니다. 그는 지금 고향 군산에서 마지막 혼을 불사르고 있다.

3천억원을 투자해 새만금산업단지 내 최첨단 닭·오리 가공시설 신축을 추진중이다. 고용창출만 무려 1천500여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와 한국GM 군산공장 폐쇄를 현실적으로 대체할 대안으로 손꼽힌다.

 그러나 안타깝게 “도축업종은 입주를 제한한다”는 새만금 산단 입주 조건에 발목이 잡혀 제자리걸음이다.

시시비비를 가리자는 게 아니다. 다만 이 시설이 일각에서 우려하는 환경 문제 발생 극소화에 역점을 두고 어떤 구상을 가졌는지 살폈으면 한다. 아울러 친환경·신기술 도입에 따른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려는 강한 의지도 확인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무엇보다 주목할점은 닭털마저 사료로 재가공·생산되는 시대다. 게다가 도축과 가공, 저장이 내부에서 하나의 공정으로 이뤄진다.

 이런 점을 감안한 관계기관의 대승적 판단에 입각한 현명한 선택을 기대해본다.

결론적으로 모든 일은 결국 사람이 하는 법.

대대손손 살아온 영원한 고향 군산 경제를 이끄는 A씨의 애향, 진정성, 열정이 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군산=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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