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창조아카데미 CVO과정 7주차 강의… 리더의 말과 글
비전창조아카데미 CVO과정 7주차 강의… 리더의 말과 글
  • 김장천 기자
  • 승인 2019.04.28 14: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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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기 CVO 비전창조 아카데미' 제6차 강연이 25일 본보 6층 대강당에서 열린 가운데 강원국 전 청와대 대통령 연설비서관이 '리더의 말고 글'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최광복 기자

 “여러분은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까? 그리고 어떻게 하면 보고서를 잘 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까? 저는 ‘읽고 듣기’를 잘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잘 읽고, 잘 듣기’는 ‘눈치 보기’와 일맥상통한다고 봅니다. 저는 어려서 모친을 여의었습니다. 그래서 남의 눈치를 잘 보았습니다. 청와대 근무 시설 대통령 연설문을 담당하면서 느낀 것과 최근 작가의 길을 걷고 있는 나 자신을 돌아보면서 강의를 시작하고자 합니다.”.

 전북도민일보 2019년도 제4기 CVO 비전창조 아카데미 제7차 강연이 지난 25일 전북도민일보 6층 대회의실에서 강원국 전 청와대 대통령 연설 비서관의 ‘리더의 말과 글’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강원국 전 비서관은 강의가 시작되자마자 ‘눈치 보기’에 대해서 자신의 견해를 설명했다. 그는 ‘눈치 보기’에 대해 첫째로 잘 읽어야 한다고 말했다. 어떠한 주제에 대해 상사(대통령)의 의도와 목적을 가장 먼저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상사(대통령)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꿰뚫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둘째로는 잘 그려야 한다고 말했다. 실천능력을 말하는 것으로, 이 부분에서 상사(대통령)의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리더와 말과 글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리더는 답해주는 사람입니다. “어떻게 할까요?”란 질문에 대답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뭔가를 하자고 제안하는 사람이며, 답하고 제안하는 게 리더의 역할이다. 답을 하고 제안하는 소통을 한다, 그 소통은 말과 글로 표현한다”고 자신의 견해를 담담히 풀어냈다.

 특히 중요한 대답이나 제안은 글로 하기 마련이며, 글을 통해 뜻을 관철하고, 남을 설득하고,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독서나 사색이나 대화 모두, 최종 종착점은 글쓰기이고, 글을 잘 쓰기 위한 과정”이라며 “글은 그 사람 자체이고, 인격이기 때문에 글쓰기는 리더의 필수요건으로 자기 생각을 글로 표현하지 못하면 리더 자격이 없다”고 단언했다.

 강의 도중 그는 고 김대중 대통령과 고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했던 청와대 근무 시절을 소개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새벽 5시에 일어나 잠들기까지 계속 말을 한다. 나는 그의 말을 모두 들었다. 잘 들어야 만이 잘 쓸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최소 하루 2건 이상의 말씀자료와 연설문을 만들어야 했다. 한 사람의 말을 하루도 빠짐없이 실시간으로 듣다 보면 그 사람으로 빙의가 된다. 똑같이 생각하고, 어떠한 상황에 대해 똑같이 반응을 하게 되면서 이를 잘 가공해서 글로 만들었다. 다시 말해 ‘눈치 보기’가 ‘공감’으로 바뀌게 됨을 느낄 수 있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김 전 대통령은 ‘다각적으로 볼 것’을 요구했다. 한 사안에 대해 정치·경제·문화· 사회적 측면을 모두 고려해서 연설문을 쓸 것을 말한 것이었다.

 이와 다르게 노 전 대통령은 ‘인과응보를 보라’, ‘뒤집어 보라’, ‘구조를 파악하라’고 요구했다. ‘왜 그렇게 됐는지, 왜 이러한 결과를 낳았는지 등’ 꼬리에 꼬리를 무는 문답을 치열하게 하고, 통념이나 상식, 그리고 고정관념을 버리며, 어떠한 일이 일어나면 사람을 보지 말고 항상 구조를 먼저 파악할 것으로 강조했다고 사례(연설 비서실을 집무실 바로 옆으로 옮긴 것 등)를 들어가며 소개했다.

 리더는 글을 어떻게 쓰는지에 대해 강의를 이어나갔다.

 첫째, 시간 투자다. 인디언들이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듯, 글이 써질 때까지 시간을 써야 한다. 글은 생각의 표현이므로 생각하는 모든 시간이 글 쓰는 시간이다.

 둘째, 자신을 믿고 쓴다. 모든 글쓰기를 자기로부터 출발하기 때문에 우선 자기 안에 쓸거리가 있다고 믿으며, 자료를 찾고, 찾는 것 자체를 즐기고, 자기 안에서 소재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셋째, 글을 고치는데 최대한의 성의를 다해야 한다. 연설을 시작하는 순간까지, 기고 글은 마감 당일까지 고치고 또 고친다. ‘적당히’란 없다. 이 정도면 됐다고 하는 법도 없다. 연설하러 가는 차 안에서도 고치고, 행사장에 도착해서도 생각나는 게 있으면 추가해야 한다.

 청와대 생활을 마치고 그는 위암 판정을 받은 것을 담담히 풀어냈다. 그는 “항상 남의 눈치를 보면서 생활하다 보니 몸이 고장 났다”며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었다”고 말했다. 자신을 돌아보니 작은 걱정이 있더라도 더 큰 걱정이 있으면 전에 있었던 작은 걱정은 생각이 안 난다는 것을 알았다. 그럼 위암 선고의 걱정보다 더 큰 걱정을 하면서 삶을 살아보자는 생각으로 새로운 일(글쓰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돌이켜보면 자신은 새로운 일을 할 때 가장 큰 걱정을 했던 것.

 그는 글을 쓰면서 느낀 점을 풀어냈다. △생각의 즐거움 △호기심 발동의 산뜻함 △정장하는 기쁨 △쌓아가는 뿌듯함 △반응에 대한 행복감 등이 충만하다며 강의를 마쳤다.

김장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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