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막말, 황교안의 막말
트럼프의 막말, 황교안의 막말
  • 이정덕
  • 승인 2019.04.24 1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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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세계경제위기 이후 세계의 저성장이 지속하고 사회도 더욱 양극화되면서 중산층이 계속 줄어들고 정치적으로도 이전보다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경제불안과 사회불안으로 국민들의 분노가 계속 쌓이면서 이러한 불안을 자극하는 정치적 막말도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막말로 정치인은 해당 집단에 카타르시스를 제공해주고, 마초 이미지를 각인시켜 주목을 받고, 극단적인 편가르기로 표를 결집할 수도 있다.

 막말로 성공한, 가장 대표적인 정치인이 미국 대통령 트럼프이다. 인지도가 낮아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을 통과하기 어렵다고 생각되었던 트럼프가 원색적인 발언으로 이슈가 되면서 언론의 주목도가 높아졌고 경선과정이 트럼프를 중심으로 보도되는 현상이 만들어지면서 공화당 후보가 되었다. 민주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에게도 “지 남편도 만족시키지 못하면서 미국을 만족시키겠다는 것이냐,” “사기꾼,” “냉혈한” 등으로 공격했다.

 트럼프는 대통령이 된 다음에도 막말을 계속하고 있다. “멍충이,” “제기랄,” “씹할”이라는 말을 빈번하게 사용하고 있다. 그는 하이티와 아프리카를 “똥통”이라고 표현하며 제3세계에 대한 그의 경멸적 인식을 드러냈다. 여성들에게 “말상”, “추녀”, “뚱보”, “개”, “돼지”, “피를 흘리는” 또는 더 심한 말들도 해왔다. 얼굴이나 육체나 월경을 비하하는 언어를 사용하였다. 불법이민자들을 “살인자,” “도둑놈”이라고 불렀다. 그는 전 대통령 오바마를 “사기꾼”이라고 불렀다. 오바마의 이민정책이나 의료보험정책도 사기라고 비판했다. 온난화 대책이 수행되면 쉽게 전기도 끊기고 비행기도 날지 못한다고도 했다. 민주당 의원들을 계속 병든 사람들이라고 비판하며, 뮬러보고서와 관련해서는 민주당 의원들이 사기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때로는 노골적으로 때로는 은밀하게 백인우월주의, 남성우월주의, 이민배척, 복지감소를 앞세운 트럼프의 막말들은 백인남성들을 트럼프로 결집하는데 성공하였다. 트럼프의 막말은 진실과 거짓을 혼란스럽게 만들어 국민에게 진실보다는 네 편과 내 편으로 나눠 생각하게 하고 있다. 진실을 최대한 회색지대로 만들어 중립화시키고 자기편은 결집하려는 노력이다.

 트럼프 대통령을 따라서 미국 정치인들, 백악관 관리들, 일반인들의 막말도 늘어나고 있다. 미국정치인들의 막말이 크게 늘어나면서 정치적 갈등도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가 민주당 하원의원에게 “씹새끼 motherfucker”라는 말을 쓰고, 민주당 하원의원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 씹새끼를 탄핵할거야”라고 표현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한국에서도 갈수록 막말이 심해지고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문 대통령은 대북제재를 풀어달라고 사방팔방 돌아다니며 구걸하고 다니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경제 살릴 외교는 전혀 하지 않고 김정은 대변인 역할만 하고 있다” “입으로는 민주주의를 외치면서 자유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좌파천국을 만들어왔다” “나라를 몽땅 때려 부수려는 것 아니냐” “개성공단에는 목을 매면서 우리 공단을 살린다는 얘기는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또한 4당이 추진하는 선거제 개혁법 등의 패스트트랙에 대해 “좌파 독재정권의 수명연장을 위한 입법 쿠데타”이며, “내년 총선과 국민의 심판이 두려운 나머지 민의를 왜곡해 국회 의석을 날치기하려는 것”이고, “사회주의 악법들이 국회를 일사천리로 통과하면서 대한민국은 베네수엘라행 지옥열차에 올라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막말로 한국의 정치적 갈등도 더욱 험해질 것으로 보인다. 표현의 자유가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막말은 할 수 있지만, 대통령이나 정당대표 정도가 되면 국민에 대한 좀 더 진중한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

 이정덕<전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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