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워도 다시 한 번…
미워도 다시 한 번…
  • 박종완
  • 승인 2019.04.24 1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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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건설업자가 연루된 사건이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할 때마다 건설인의 한 사람으로서 씁쓸하고 답답한 마음이다.

 한때는 전국 사통팔달의 대동맥을 뚫고 해외에서 달러를 벌어들이며 고도성장을 주도했던 잘나가는 건설업이었는데, 언제부터인가 건설업자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은 불법과 비리의 온상이라는 이미지로 점철되고 고착화 된 지 오래다.

 아마도 빠른 경제성장과 더불어 대규모의 택지개발 및 재건축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집단 간에 각종 이권다툼으로 온갖 불법과 비리가 판치고 폭력이 난무했던 결과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일까? 오죽했으면 국회가 법률상 ‘건설업자’로 불리 우는 건설업 종사자를 1958년 건설업법제정 이후 61년 만에 ‘건설사업자’로 바꾼다고 한다. 최근 건설관련 18개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는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이 건설업자의 위상제고를 위한 용어정리라고 한다.

 건설업종과 연관되어 무식하다거나 부정적인 이미지로 쓰이는 노가다, 삽질, 무 대포 등의 표현과 선입견이 법률용어 변경만으로 하루아침에 변화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국회는 우선으로 해외건설촉진법, 건설산업기본법, 건설기술진흥법에 표시된 ‘건설업자와 건설용역’이라는 용어를 ‘건설사업자와 건설엔지니어링’으로 변경한다는 것이다.

 이에 건설업계는 국회가 나서서 건설 인들에게 긍지와 자부심을 일깨워 준 것에 감사하고, 앞으로 건설업계도 잘못된 관행에서 벗어나 일류 건설 산업으로 깨끗한 경영, 나눔의 경영을 통해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산업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돌이켜보면 6~70년대 우리 선배 건설 인들은 어려웠던 시절 불굴의 의지로 국가발전의 근간이 되는 굵직굵직한 토목공사와 건축공사 등을 통해 외신을 놀라게 했고, 우리민족의 근면함과 기술을 인정받은 결과 수많은 해외 공사수주로 외화를 벌어들이고 경제발전과 국가위상을 한 단계 향상시키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 시절 필자 역시 자의반 타의반 관련학과를 졸업하고 건설 회사에 다니다가 비교적 젊은 나이에 꿈을 안고 건설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동안 시행착오도 많았고 매사가 마음먹은 대로 이뤄지진 않았지만, 주변 분들의 깊은 관심과 도움으로 현재까지 현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필자는 지금도 건설 산업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산업이자 국가와 지역경제를 뒷받침하는 중추적인 산업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따라서 부정적인 이미지를 탈피하고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법률을 통한 용어정리도 중요하지만, 건설인 스스로 건설 인으로서의 자부심과 사명감으로 무장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우리가 만든 도로와 다리가 국가발전을 견인하는 중추기능을 담당하고, 내가 지은 아파트가 수많은 가족에게 안전하고 화목한 보금자리를 제공하며, 내가 만든 최고의 건축물이 우리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된다는 긍지와 자존감으로, 어려운 환경에서도 결코 부정과 타협하지 않겠다는 자부심으로 무장되어야 할 것이다.

 아직도 건설현장은 도급사의 각종 “갑 질”과 재하도급의 문제, 인력난, 산재사고, 불법노조의 횡포 등으로 부실공사가 난무하고 그 결과의 피해는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역순환의 문제 해결을 위해 이번 기회를 계기로 업계 전반의 구조조정과 자정의 노력이 절실할 때다.

 그동안 변화에 순응하지 못하고 구태에 머물러온 건설업계도 철저한 자기반성과 획기적인 의식개혁을 통해 4차 산업과 융·복합시대에 걸 맞는 모습으로 무장하고 다시한번 국가발전을 견인하고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건전한 산업으로 육성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모든 일은 계획으로 시작되고 노력으로 성취되며 오만으로 망친다는 글귀처럼, 우리 건설업계도 겸허한 자세로 다가오는 통일시대를 준비하고 일류건설 산업으로 세상의 중심에 우뚝 설 수 있도록 거시적인 전략을 세워야 하겠다.

 바라건대, 건설업계가 부정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국민의 사랑을 받는 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미워도 다시 한 번 독자 여러분께서 응원의 박수를 보내주시길 희망해 본다.

 박종완<계성 이지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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