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가 가래여울 문화축제와 추탄 이경동
하가 가래여울 문화축제와 추탄 이경동
  • 오광석
  • 승인 2019.04.24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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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주시 덕진구 하가마을에서 3년 전부터 가래여울 문화축제가 열리고 있다.

 하가지구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낡은 주택들과 논과 밭, 야산이 어우러져 있는 개발되지 않은 시골 마을이었다.

 근래에 개발바람이 불더니 영무예다음, 휴먼빌, 루벤스, 오투그란테, 부영 등 많은 아파트와 빌라들이 들어서서 약 3,000여 세대 이상의 많은 사람들이 유입되었다.

 각양각지에서 이사를 오다 보니 같은 지역에 거주하면서도 서로 지역적인 소속감이나 주민들끼리 화합하는 것이 없고 서로 모르는 체 각박하게 생활해 나가고 있었다.

 그래서 몇몇 뜻 있는 사람들이 단체를 만들어 지역상권도 살리고 지역주민들끼리 화합 단결하여 하가지역을 살기 좋은 명품 마을로 발전시켜 보자고 “하가 발전협의회”를 결성한지가 3년이 넘었다.

 지역주민들의 화합단결과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도 모범이 될 수 있는 행사를 고민하다가 하가지역이 500여년전에 병조참판(兵曹參判)과 대사헌(大司憲)을 지냈으며 효행이 지극한 추탄 이경동(楸灘李瓊仝/1438~1494)선생의 본향임을 알았다.

 일찍이 하가마을(가르내) 일대는 전주 이씨들의 집성촌이었다. 호가 추탄(楸灘)인 이경동(李瓊仝)선생은 아버지가 중병으로 사경을 헤매자 급히 인근 비석날(팔복동)에 사는 명의한테 찾아가 약을 처방받아 돌아오는데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면서 전주천이 삽시간에 범람하였다.

 그곳은 삼천과 전주천이 만나는 합류지역으로 지금도 소나기만 내리면 삽시간에 물이 불어나는 지역이다.

 옛날에는 지금처럼 높고 튼튼한 다리가 아니라 징검다리나 나무로 얼기설기 엮어 만든 다리라 건널 수가 없었다.

 이경동 선생은 앞뒤 가릴 것 없이 오직 아버지의 위독함만 생각하고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러자 그의 효성에 하늘이 감동하였던지 물살이 양쪽으로 갈라지면서 길이 열렸다.

 이경동 선생은 집으로 달려와 아버지에게 약을 드렸고 아버지는 그 이후 건강을 되찾았다고 한다.

 바로 그 물길이 갈라진 위쪽 마을을 상가리(上可里)라 하고 그 아래 마을을 하가리(下可里)라고 불렀으며 그 일대를 가리내. 가르내, 가래여울 등으로 불렀다.

 이러한 추탄 이경동선생의 효행에 대한 내려오는 기록도 있어서 추탄 선생의 충효정신을 계승 발전시키고 지역주민들의 화합과 지역발전을 촉진하는 의미에서 행사 제목을 “가래여울 문화축제”로 정하였다.

 2017년 9월 24일 첫 행사로 ‘제1회 가래여울 문화축제’를 실시하였고 2018년 4월 7일에 두 번째 행사를 실시하여 성황리에 행사를 마무리 하였으며 금년 4월 27일에 세 번째 행사를 갖게 되었다.

 추탄 이경동(1438~1494)선생은 24세때 과거에 급제하여 벼슬을 시작하였으며 여러 관직을 두루 맡았다. 대표적으로 병조참판과 대사헌을 역임한 우리지역의 자랑스러운 인물이다.

 관직에서 물러난 후 낙향하여 추천대에서 낚싯대를 드리우고 말년을 유유자적하였으며 비교적 젊은 나이인 56세에 세상을 떠났다. 황방산 밑 추천 물가 이경동 선생이 낚시하던 곳에 기념비와 정자가 있는데 비 앞면에는 “추탄이선생조대유지(楸灘李先生釣臺遺址)”라고 되어 있다.

 비석 바로 뒤에 추천대(楸川臺)라는 정자가 있다.

 추천대(楸川臺)는 본래1899년 후손인 이정호(李正鎬)가 추탄 이경동선생의 발자취가 서린 이곳에 정자를 세웠으며 추천대(楸川臺)라 이름 지었다.

 추천대라는 편액은 구한말의 서예가로 명성을 날린 벽하(碧下) 조주승(趙周昇, 1854~1905)이 썼다. 비석 옆 바위에 “추탄이선생조대(楸灘李先生釣臺”“후손정호면호(後孫正鎬冕鎬)”라고 음각한 암각서(巖刻書)도 보인다.

 그 뒤에 2008년도에 세운 오석(烏石)으로 된 거대한 신도비(神道碑)가 있다. 전면에 힘찬 예서체(隸書體)로 “추탄이선생경동신도비(楸灘李先生瓊仝神道碑)”라고 쓰여 있으며 좌측면 후면 우측면 순서로 추탄 이경동선생의 가계와 업적 효행 등이 기록되어 있다.

 추탄 이경동 선생이 500여년전 사람이지만 이 지역에 미친 영향은 매우 크다. 추천대교(楸川大橋)와 루벤스 아파트 도로명 주소인 추탄로(楸灘路) 그리고 부영아파트 도로명주소인 경동로(瓊仝路) 이러한 것들이 모두 추탄 이경동(楸灘 李瓊仝) 선생에게서 나온 것이다.

 앞으로도 하가발전협의회에서는 추탄 이경동 선생의 충과 효를 본 받아 “가래여울 문화축제”를 발전시키고 지역주민들과 어린이들에게 경로효친사상을 고취시키고 지역민들간에 화합 단결하면서 하가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한다고 한다.

 

 글 = 오광석(서예가·하가부영아파트임차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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