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수 부족’ 특성화고, 변화 모색으로 살길 찾나
‘학생수 부족’ 특성화고, 변화 모색으로 살길 찾나
  • 김혜지 기자
  • 승인 2019.04.23 17: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북지역 특성화고와 일반고의 직업반이 학령인구 감소와 시대적 흐름의 여파로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대다수 학교가 폐과 또는 학과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별로 특색있는 과가 설치돼 있지만 지속적인 학생수 감소로 현재 상태를 유지할 수 없는 상황에 내몰렸기 때문이다.

23일 도내 특성화고 등에 따르면 일반고인 전북 고창여고의 경우 조리과인 직업반(1개 학급)을 운영하는데 수년간 정원 미달 사태를 보이다가 올해 정원 22명 중 4명만 지원하는 최악의 사태가 초래, 학교 측은 직업반을 없애기로 확정했고 내달 도교육청에 계획서를 보고하기로 했다.

고창여고 관계자는 “여자 고등학교이기 때문에 과거에는 조리과가 인기였지만 지금은 학생들의 진로 선택지가 많이 달라진 것 같다”며 “직업반을 운영하고 싶어도 학생들이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반고 학급만 운영키로 했다”고 말했다.

임실 오수고(특성화고)도 용접과와 전산가공과가 설치돼 있지만 학생 모집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대안으로 모색한 것이 지역산업과 연계해 관련과를 설립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예산 등의 문제로 추진이 쉽지만은 않은 실정이다.

오수고 관계자는 “임실 오수견이 유명해 지자체에서 반려동물 산업단지 등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학생, 학부모, 지역민들의 의견 수렴을 통해 기존 용접과와 전산가공과 중 1개 과를 없애고 ‘반려동물학과’ 설립키로 했다”며 “하지만 장기적으로 특화된 학과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전국단위 학생모집도 해야하고, 이를 위한 기숙사 등 각종 시설 구축이 필요하기 때문에 실제로 추진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과거 특성화고에는 한 학교에 2~3개 등 다양한 과가 설치됐다면 이제는 특정 분야에 집중된 과를 설립하는 방향으로 해답을 찾고 있는 분위기다.

실제 부안제일고(특성화고)는 지난 2018학년도 신입생 모집 결과 기계과에 10명 이하의 학생이 지원하는 등 정원이 미달되면서 지난해 폐과를 결정했고, 올해부터는 농과 중심으로 산업기계과와 푸드테크과 2개반에서만 신입생을 모집했다. 부안제일고 관계자는 “학생 수요가 농업 분야 쪽으로만 몰리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농업 중심으로 인재를 육성해나가기로 했다”며 “학과명도 친숙하고 이해하기 쉬운 방향으로 변경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강호항공고 역시 정비과를 신설해 항공 분야의 공업계열에 특화된 학교로 내실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전북도교육청 관계자는 “매년 학과 개편이나 유형전환 등의 작업이 진행되지만 역대 가장 많은 학교에서 학과 개편 작업이 있을 걸로 보인다”며 “현재 특성화고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올바른 방향으로 학교를 살릴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혜지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