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병상련(同病相憐)
동병상련(同病相憐)
  • 김천환
  • 승인 2019.04.22 19: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베마리아!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를 지켜보는 파리시민은 이 노래를 한마음으로 부르며 슬픔에 잠겼다.

 프랑스 파리를 상징하는 랜드마크 건축물인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지난 15일 저녁(현지시간) 화재가 발생하였다.

 천상으로 향했던 대성당의 상징인 93미터 높이의 첨탑이 화재발생 한 시간여 만에 화염에 휩싸여 850년 역사를 뒤로하고 무너져 내렸다.

 영상으로 중계된 뉴스를 보면서 노트르담 대성당의 화재 모습은 지난 2008년에 일어난 대한민국 국보 제1호 서울 숭례문 화재를 떠올리게 했다.

 숭례문 화재는 2월10일 오후 8시40분 전후에 발생하여 다음날인 2월 11일 0시40분 정도에 숭례문의 누각2층 지붕이 무너졌고 1층까지 불이 옮겨 붙었다. 불은 5시간만인 새벽 1시50분 정도에 석축을 제외한 건물이 전소하며 붕괴 되었다. 대한민국의 심장이자 상징인 숭례문의 당시 화재는 국민 모두를 울렸다.

 이번 프랑스의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를 지켜보는 프랑스 국민의 마음도 서울 숭례문 화재 당시와 똑같았을 것이다.

 무엇보다 숭례문과 노트르담 대성당은 한국과 프랑스 수도 중심부에 있는 국가대표 문화재다. 조선이 수도를 한양으로 이전하면서 세운 도성의 정문으로 남대문인 숭례문은 건축시기를 정확히 아는 서울시내 목조 현존건축물 가운데 가장 오래되었다.

 태조 이성계 7년(1398년)에 완성하여 세종과 세조 때에 일부 보수공사를 한 기록이 있다. 돌을 쌓아 조성한 석축에 무지개 모양의 홍예(아치)를 만들고 정면5칸 측면2칸 누각 형태로 축조되었다. 현판은 통상적인 가로 형태와 달리 세로로 글씨를 새겼는데 태조의 장자인 양녕대군이 썼다는 기록이 있다.

 유럽 고딕양식의 전형인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은 1163년 파리 센강 시테섬에 축조를 시작하여 순차적으로 100여년 동안의 공사 끝에 1345년에 축성식을 하였다.

 노트르담의 어원은 “우리의 여인” 즉 마리아를 뜻하며 나폴레옹 황제 대관식과 메리여왕 결혼식,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 장례식 등 프랑스 역사에서 중요한 사건이 펼쳐진 곳이다.

 아울러 빅토르 위고의 소설 “노틀담의 꼽추”의 배경으로도 유명하다. 1991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으며 하루 평균 3만명 이상 찾는 파리 관광명소다.

 천만다행으로 전소는 면했지만, 노트르담 대성당을 복원하는데 고딕성당 전문가들에 따르면 최소 10년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서울 숭례문도 5년3개월만 전통방식으로 복원하여 2013년 5월에 새로운 모습을 보였다.

 두 화재 모두 후손들이 제대로 지키지 못한 탓에 조상들의 아름다운 유산을 한순간에 잃어버리는 사례가 됐다. 동서양이라는 거리와 시간을 넘어 안타까운 동병상련이다.

 전라도를 아우르던 전주부성의 남문인 풍남문과 올해 건립 130주년을 맞이하는 전동성당도 전주의 상징이자 우리가 자랑스러워해야 할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이번 화재를 계기로 전통문화재에 대한 관심과 재난안전시스템을 되돌아 보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전라북도의회에서 실시하는 첫 기관장 청문회를 긴장 속에 마치고 지난 4월1일 전북개발공사 제9대 사장으로 취임한 지 어느덧 한 달이 다 되어간다. 어느덧 집 앞마당의 철쭉이 만개하는 봄의 한가운데 와 있다.

 따뜻한 봄기운을 느낄 때마다 왠지 마음이 바쁘다. 4월이라는 시간의 흐름이 전북개발공사 사장으로서 초심을 잃지 말고 잘해야 한다는 나만의 중압감인지도 모른다.

 사장 취임 후 해묵은 전주종합경기장 활로 모색과 우리 공사에서 추진한 만성지구에 거점형 공공직장어린이집 건립이 국비사업으로 확정되었다. 전북개발공사에도 좋은 봄기운이 가득하길 기대해 본다.

 김천환 전북개발공사 사장

 약력 ▲전주시 완산구청장 ▲전북도 건설교통국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