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종남 전 새만금공동위원장의 ‘웰 에이징(곱게 나이 들기)’
오종남 전 새만금공동위원장의 ‘웰 에이징(곱게 나이 들기)’
  • 김장천 기자
  • 승인 2019.04.21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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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기 CVO 과정 제6주차

 “인연은 소중하게 가꾸는 것이라는 믿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파트너십이 아닌 프랜드십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 한국, 그런데 자살률은 세계 1위인가, 그리고 진정 행복한 사회에서 살고 있는가, 어떻게 하면 좋게 나이를 들 수 있는지’에 대해 여러분과 함께 이야기하고, 고민하고자 합니다”.

 전북도민일보 2019년도 제4기 CVO 비전창조 아카데미 제6차 강연이 지난 18일 전북도민일보 6층 대회의실에서 오종남 전 새만금공동위원장의 ‘웰 에이징(곱게 나이 들기)’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오종남 위원장은 “흔히들 ‘흙수저다. 금수저다’라는 표현을 많이 한다. 나는 흙수저도 금수저도 아닌 맨손이다”며 자신의 소개를 하면 강의를 시작했다.

 고창군에서 1952년 3월에 태어났고, 아버지는 1953년 3월 군인으로 전사했다. 어머니는 만 19세에 출산하고, 만 20세에 전몰군경 미망인이 된 것입니다. 어머니의 헌신적인 교육열 덕분에 상급학교에 진학할 수 있었다고 자신의 어린시절을 풀어냈다.

 그리고 중학교, 고등학교, 서울대학교 법학 전공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게 된 계기 등을 설명하며, ‘인연’에 대한 중요성을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강조했다.

 오 위원장은 “제 인생의 두가지 축복은 ‘아비 없는 자식’ 소리를 듣지 말라고 가르치신 어머니를 만난 것과 대학입시 과목이 바뀌어서 재수하게 된 것”이라고 회상했다.

 어머니가 재혼했다면 자신은 고아원에 갔을 수도 있었고, 대학입시에서 재수한 덕분에 떨어진 사람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는 것.

 그는 대한민국의 경제발전과 관련해 1인당 국민소득을 사례로 들며 언급했다. 그는 “1인당 소득 100달러가 채 안 되던 나라가 3만 달러가 되었다면 이론적으로 더 행복해졌어야 이치에 맞다. 그런데 “당신은 행복하십니까?”라고 질문하면 실제로도 긍정적인 대답이 그렇게 많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3만 달러 시대에 “왜 자살률은 세계 1위인가?”라는 질문에 명확하게 답변을 할 수 있느냐”며 반문했다.

 오종남 위원장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에 속해 있던 대한민국이 선진국 그룹에 올라섰다고 말할 수 있지만, 개개인의 삶을 보면 과연 무엇을 위해 경제발전을 했느냐는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당신은 행복하십니까?’라는 화두를 갖게 된 계기를 언급했다.

 그는 “당시 한국은 사람이라는 자원(인적자원) 말고는 다른 어떤 자연 자원도 없었다. 그러므로 교육을 통해 인적자원을 열심히 개발해서 3만 달러까지 소득을 높일 수 있었다. 다시 말해 인간을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고 생산의 도구로 취급한 것”이라며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교육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고 강조했다.

 오 위원장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해 자신의 철학을 소개했다.

 그는 “2002년 2월 통계청장으로 부임한 시절 1960년 52세이던 평균수명이 2001년에 76세로 늘어났다. 당연히 환갑잔치도 사라지게 됐다”며 “시대 변화에 따른 삶의 공식도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시절의 삶의 공식이 ‘30+30+∝’였다면 21세기 삶의 공식은 ‘30+30+30’이어야 한다는 것. 부모 밑에서 30년 살다가, 부모 노릇하며 30년을 살고, 환갑을 맞으면 그 이후는 근로 수입 없이 또 30년을 살게 된다는 이야기다.

 그는 “마지막 30년은 월급이 없는 인생인데 이를 위한 경제적인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평균수면 연장은 축복이 아닌 재앙일 수 있다”고 말했다.

 ‘노후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 그는 간단 명료하게 답을 제안했다. “초등학교에서 배운 국어와 산수를 응용하면 된다. 국어시간에는 주제파악을 배우고, 산수시간에는 분수를 배운다. 주제파악하고, 분수 지키고 사는 것이 곧 노후준비”라고 정의했다.

 경제적인 준비뿐 아니라 정신적인 준비도 강조했다. 그는 “인간은 밥 세끼만으로는 행복하지 않다. 은퇴후 30년 동안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 것인지를 생각해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서울시에서 제공하는 ‘어르신 교통카드’ 발급을 예로 들었다. 그는 “현재도 왕성하게 일을 하고 있는 내가 지하철을 무료로 이용하는 게 맞는지에 대해 생각했다”며 “며칠간의 고민 끝에 교통카드를 쓸 때마다 10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기부하자고 마음을 먹었고, 이를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에 ‘부담되는 노인이 아니라 보탬이 되는 어르신’이 되기로 결심한 것.

 오 위원장은 행복의 비결 3가지를 언급했다. ▲바라는 것 줄이기(행복지수 높이는 지혜) ▲비교하기(위하고만 비교하지 말고 전후좌우, 그리고 아래까지), 그리고 감사하는 마음 갖기 ▲배움과 배려다.

 우선, 행복의 반대말은 불행이 아니며, 행복의 반대말은 불만이다. 흔히들 ‘불행중 다행’이란 표현에서 보듯이 불행의 반대말은 다행이라고 정의했다.

 행복이란 자신이 바라는 것을 채웠을 때 생기는 마음의 상태이다. 따라서 행복지수라는 것은 내가 바라는 것이 분모이고, 그 가운데 채운 만큼을 분자로 하면 되기 때문에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해서는 채움을 많이 이루거나 바라는 것을 줄이면 된다고 간단한 이치를 설명했다.

 비교에 대해 그는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비교하는 동물이다. 이때 조심해야 할 것은 위하고만 비교하지 말고 옆과 아래와도 비교해야 하며, 더 나아가 감사하는 마음가짐이 충만하다면 행복에 이르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행복에 이르는 비결은 배움과 나눔이다. 배우는 것은 원래 즐거운 것인데 학생 때는 시험 때문에 제대로 즐길 수 없었지만, 스스로 원해서 배우는 것은 큰 행복이다.

 오 위원장은 강의 끝 부분에 원우들에게 부탁을 말을 전했다. 그는 “나눔은 물질적인 것만이 아니다. 식당에서 종업원에게 하대하지 말고, 말투가 좀 어색한 외국인을 보고 수군거리지 말자”며 “3만달러 소득국가가 되어도 행복하지 못한 이유는 사람을 사람으로 대접하지 않기 때문이다. 인간을 인간답게 대우하는 자세야말로 사회 전체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비결”이라고 피력했다.

 김장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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