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무형유산원 김연수 원장
국립무형유산원 김연수 원장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9.04.21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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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보다는 롱런할 수 있는 기관으로”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은 무형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보호하고, 후손들에게 온전히 전승하기 위해 설립된 세계 최초의 무형유산 복합행정기관이다. 국립무형유산원의 지정학적 위치는 전주이지만, 국가의 모든 무형문화재를 관장해야하며, 세계 최초로 무형유산 관련 행정을 살피는 기관이라는 점에서 그 역할의 범위와 기대효과 등에 다양한 목소리가 나온다. 오는 4월 27일 국민과의 소통을 위한 개막공연을 준비하고 있는 김연수 원장을 만났다. 김 원장과의 대화 속에서 전통과 무형유산에 대한 애정, 일에 대한 열의와 소신을 깊이 있게 느낄 수 있었다. 이제 막 2019년의 항해를 시작하는 국립무형유산원의 나침반 역할을 해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 취임 후 벌써 3개월이 지났습니다. 그동안의 소회를 말씀해주신다면? 

 “올해 계획된 일들을 준비하느라 바쁘게 지나갔습니다. 국립무형유산원에서 올해 펼쳐보일 전시와 공연 계획을 정비하고, 국가무형문화재와 관련된 여러 가지 업무에 착수했습니다. 새로운 봄과 함께 선보일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 중인 만큼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오는 4월 27일 개막공연부터 손님 맞을 준비가 한창이실텐데요. 어떠한 기대를 가지고 계신가요? 

 “국립무형유산원은 무형문화재 종목의 정수가 살아있는 전통공연들과 모든 세대가 즐길 수 있는 친근한 무형유산 공연들로 전주 시민들에게 다가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봄꽃, 찬란히 흩날리다’를 주제로, 무형유산이 대중에게 더욱 널리 알려지고 소통과 감동을 선사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국립무형유산원은 세대와 시대를 아우르는 의미 있는 프로그램을 많이 선보이고 있는데요.

 “전승지원 사업으로 10월 11일부터 13일까지 ‘대한민국 무형문화재대전’을 개최합니다. 무형문화재 관련 전시, 공연, 체험 프로그램 등을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국내 최대의 무형문화재 종합축제의 장입니다. 이보다 앞서 9월 27일부터 29일까지 아시아 유일의 무형유산 특성화 영화제인 ‘국제무형유산영상축제’가 펼쳐집니다. 무형문화재들의 활동과 업적을 조명하기 위한 ‘무형문화재 기념관’을 상설 운영하고 있습니다. 올해 9월에는 전통 기술 분야의 작고 보유자 중 한 분을 선정해 헌정 전시를 개최할 계획입니다. 또 기획전시로 전국 각지의 다양한 탈놀이를 비교해 소개해 전통 탈놀이를 접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전북도민들이 우리나라 전통 탈놀이에 관심을 갖고 함께 즐기는 계기를 만들어보고자 합니다.

10월에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일본, 태국, 부탄 등의 가면극 준비하고 있습니다. 매주 토요일 오후 4시의 상설공연과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7시 반 문화가 있는 날도 있습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대중의 관심을 이끌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도도 필요할텐데요. 재직 중에 꼭 해내고 싶은 기획과 아이디어가 있으시다면? 

 “무형문화재 전승자들이 각종 전승지원 정책·사업들을 한 곳에서 찾아보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원스톱 전승지원 온라인 창구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또 국민이 전국의 무형문화재 행사, 전시, 교육, 공예품 판매 등의 모든 정보를 한눈에 찾아보고 이용할 수 있는 종합 안내 사이트를 구축하려고 합니다. 뉴미디어 기술을 활용한 무형유산 체험 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시공간의 제약을 받는 기존의 교육프로그램을 보완할 수 있도록 가상현실, 증강현실, 홀로그램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 실감형 체험 콘텐츠를 개발하려고 합니다.”
 

 -남북관계가 달라지고 있는 시대적 사명 속에 북한의 무형유산과 도시에 대한 연구도 관심을 가져야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국립무형유산원은 문화재청이 남북 문화재 교류의 체계적인 기반 마련을 위해서 추진하고 있는 남북한 협력사업에서 무형유산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올해 상반기에 국립무형유산원에서 ‘북한무형유산과 남북교류와 협력방안 모색’이라는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남북한 협력사업은 아직 계획단계이고 본격적으로 추진되지는 않았지만, 남북화해 관계가 지속된다면 향후 북한의 무형유산과 도시에 대한 연구도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아쉽게도 건물이 주는 중압감에 아직도 일반 시민과 관광객들은 무형원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분위기 입니다. 국민들과의 스킨십을 강화하기 위한 고민이 있으신지요? 

 “사회교육과정 중에서 일반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무형유산 시민공방’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일반인(성인)이면 누구나 신청이 가능하고,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공예품을 시민들이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교육입니다. 라키비움 책마루에서는 문화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유명한 작가나 무형문화재 전승자와 전문가들을 초대해서 책에 대한 이야기, 우리의 전통문화를 계승하시는 분들의 살아있는 이야기를 듣는 자리입니다. 무형원은 시민들에게 열린 공간이 되고자 합니다. 문화프로그램을 회의실, 공연장뿐만 아니라 중정(마당), 야외공연장에서도 가능하니 많이 활용해 주시길 바랍니다.”
  

 -무형문화유산과 관련해 빠지지 않는 도시가 바로 전주입니다. 국립무형유산원과 지역의 네트워크는 잘 이뤄지고 있나요?

 “전주는 예부터 우리 무형유산의 기반으로서 오래해 왔을 뿐만 아니라 무형유산에 대한 관심과 그 층이 두텁게 형성되어 온 곳으로 국립무형유산원이 전주에 터를 잡은 것이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역과의 소통을 위해 무료주차, 공연장·회의실 대관 등의 서비스 활동과 다양한 무형유산 콘텐츠를 더 내실화하여 지역민들에게 사랑받는 국립무형유산원을 만들고자 합니다. 전주대사습놀이와 전주비빔밥축제 등 전주를 대표하는 행사들이 국립무형유산원에서 열렸습니다. 국립무형유산원이 지역의 문화 활동 거점으로서 활용의 폭을 넓혀 나가고 있습니다.”

-한국은 일찍이 유네스코 무형유산 보호 정책의 중심국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세계의 무형문화유산 정책을 리드하는 역할까지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국립무형유산원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무형문화유산 정책의 세계적 기조를 이해하고, 전승활성화를 위한 국제적 담론 형성 및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2017년도부터 10여 개국의 전문가들을 초청해 ‘세계무형문화유산 포럼’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2017년에는 ‘무형문화유산과 도시’, 2018년에는 ‘무형문화유산과 평화’를 주제로 무형문화유산의 역할과 의의를 다양한 각도에서 살펴보고 지속가능한 발전방향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올해도 10월에 개최될 예정입니다. 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의 가치를 알리고 전승 공감대를 확대하고자 연 1회 외국의 인류무형유산 종목을 초청하여 국내공연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아시아 3국의 인형극 종목이 성황리에 공연되었으며, 올해는 ‘아시아의 가면연희’를 주제로 공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들 종목의 역사와 전승현황을 교류하는 국제컨퍼런스를 연계 개최해 다른 나라의 인류무형유산 보호 및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마지막으로 전북도민과 국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국가무형문화재 전승이라는 특수 목적과 공연전시를 통한 대국민 서비스를 병행하는 기관의 특성상 모든 활동들이 지역민들에게 보여 지지 않는 부분이 더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우리나라의 무형문화재 지원과 전승 체계가 국제적으로 모범적인 사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며, 지역민들에게는 사랑받고 자랑거리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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