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준 제9회 개인전…‘느와르(noir)는 상징이다’
유기준 제9회 개인전…‘느와르(noir)는 상징이다’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9.04.18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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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흔다섯의 남자 그리고 화가, 직장에서는 팀장, 가정에서는 아빠가 바로 유기준이다.

 지난 2005년 첫 인물 개인전을 시작으로 15년이 흐른 현재, 다시 인물화를 중심에 두고 자신의 그림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한 그 모습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이 같은 직함에 따르는 삶의 무게 때문만은 아닐 터다.

 유기준 작가의 말마따나 “인간의 인생 자체가 느와르”이기 때문은 아닐까?

 유기준 작가가 아홉 번째 개인전 ‘느와르(noir)’를 5월 1일까지 우진문화공간 갤러리에서 선보인다.

 유 작가는 전시를 열면서 “유채색에서 찾아내고 만들어진 상징이 있듯 무채색은 유일무이한 상징이 내재 되어 있다”면서 “개인이 살아가면서 겪는 수많은 크고 작은 일을 나열하자면 엄청난 양일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타인들의 머릿속에 그림을 각인시켜야 하는 것이 목적이고 내 일 자체가 느와르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공필화(工筆畵)와 고재를 활용한 이색적인 작업, 예쁜 꽃 그림을 담은 아트상품 개발 등으로 대중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유 작가는 어느 순간, “다른사람이 만족하는 일에만 치우쳐 있지는 않은가”라고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됐다.

 유 작가는 “다양함을 시도하고 눈에 보이는 많은 것이 변했고 달라졌지만 제자리인 듯 느껴 질 때가 있었다”면서 “해외전시와 다양한 경험을 통해 그림에서도 변화의 계기가 있었고, 조금은 유연해진 작가 유기준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파도처럼 밀려든 질문은 바로, “내 자신이 스스로 만족하는 그림이 무엇인가”를 찾는 일이었다. 그렇게 시계바늘을 되돌려 초심을 찾아가는 여정을 나서니, 그 길에서 자신을 작가의 길로 들어서게 해준 인물화와 마주하게 된 것이다.

 사실, 그동안 인물화를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전북인물작가회에서 지속적으로 활동도 해왔고, 발표는 안 됐지만 습작을 해놓은 작품들도 많았으니 말이다. 인물화는 곧 유기준이다. 타인의 모습을 그리는 일이지만, 이상하게도 자신의 삶을 반추하게 된다. 그것은 바로, 인간 유기준이 성장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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