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1주년 기념 여태명 서예가 서울서 작품전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1주년 기념 여태명 서예가 서울서 작품전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9.04.18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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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부터 \'기미독립선언서\', \'평화,화평\', \'평화나무\'
 2018년 4월 27일, 온 국민들이 숨죽여 지켜보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화해와 평화의 약속으로 기념 식수를 하고 표지석의 휘장을 내리던 순간을 우리는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모나지 않은 아담한 작은 바위에 새겨진 ‘평화와 번영을 심다’라는 정겨운 글씨를 쿵쾅거리는 가슴으로 바라보며 눈시울을 적셨던 감동과 감격의 순간이 벌써 1년이 되어가고 있는 때, 의미 있는 전시회가 열려 주목된다.

 당시, 두 정상의 약속이자 민족의 희망인 ‘평화와 번영을 심다’라는 글씨를 쓴 효봉 여태명 원광대 교수가 남북정상회담 1주년을 맞아 그날의 감동을 기억하고 평화를 앞당기는 염원을 담아 기념전을 펼치는 것이다.

 ‘평화와 번영- 여태명 전’이 20일부터 30일까지 이화아트 갤러리(서울 중구 정동길 26)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남북정상회담 1주년을 기념하는 것은 물론,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도 담고 있어 더욱 빛난다.

여 교수는 평생 한글 ‘민체’를 연구해 그 역사적인 배경과 흐름을 최초로 정리한 학자이자 예술가다. 호방한 작품세계와 민족 정서를 바탕에 둔 법고창신의 정신으로 재해석해 완성한 ‘민체’의 아름다움과 서화의 어우러짐은 그 자체만으로도 감동을 전하기 충분하다.

 여기에 촛불현장은 물론 외국의 행사장까지 민족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곳이라면 달려갔던 그의 도포자락은 작품과 오버랩된다. 먹과 붓으로 글씨와 그림의 경계를 넘나들며 조화롭게 세상을 그려내는 그의 퍼포먼스는 이미 국민들의 가슴속에 깊이 아로새겨져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민족의 염원을 담은 평화를 주제로 만들어낸 작품들을 선보인다.

 서예와 서화, 도자기 등 근간에 제작한 작품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오랜만에 대형 작품들도 선보여 관람하는 이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만든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제작한 5미터 길이의 기미독립선언서는 광개토대왕비의 한자 서체와, 훈민정음과 용비어천가의 한글체를 조화롭게 혼용한 작품으로 작가의 독창적 서체의 진수를 보여준다.

한글의 구성 바탕이 天(하늘), 地(땅), 人(사람)의 세가지 요소임을 인지하고 거침없는 상상력과 창작 정신으로 풀어낸 그의 천지인 시리즈도 눈여겨볼 작품이다. 작가의 키 만큼이나 큰 붓으로 혼신의 힘을 다해 표현한 천지인 시리즈는 거대한 에너지를 분출하는 용암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평화를 주제로 한 여러 대작들과 함께 1932년 경북 상주에서 간행된 동학정신을 상징하는 ‘궁을십승가’를 자신만의 ‘민체’로 바꾸어 제작한 작품은 전시의 의미를 더욱 깊게 나타내고 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김영배 와이비엔터테이먼트&갤러리 대표는 “이번 전시는 관이나 유력언론의 후원을 마다하고 작가가 직접 평화를 위한 예술활동을 하며 인연을 맺은 한·중·일 민간 예술단체와 작은 기업들로만 도움을 받아 준비했다”면서 “민중이 항상 역사를 이끌어 왔듯 남북 평화에 대한 실천이 국가간의 이해와 이념정치의 질곡에서 헤메고 있는 요즈음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설명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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