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인권 강사 이동한 씨 “장애인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장애인 인권 강사 이동한 씨 “장애인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 양병웅 기자
  • 승인 2019.04.18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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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4월 20일 장애인의 날
이동한 씨
이동한 씨

“장애인들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 같습니다.”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전북도민일보가 인권 강사 이동한(33)씨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씨는 고교 시절 축구 선수였다.

지난 2002년 바이러스(뇌수막 패혈증)으로 팔과 다리를 잃은 그는 지칠지 모르고 뛰어 다니던 운동선수였기에 더욱 힘들었다.

그는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여기서 주저 앉으면 더 힘들거라는 생각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이씨는 “보기에만 좋은 시설과 제도는 그저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라면서 “장애인들이 길거리에서 환하게 웃을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장애인들은) 특혜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사회 속에서 모두와 함께 인간답게 살기를 원할 뿐이다”고 덧붙였다.

그는 여전히 일상 생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씨는 “그 흔한 커피숍, 편의점, 영화관 등 편의 시설조차 장애인들이 이용하기에 무리가 있다”며 “시설을 이용할 때마다 숨이 턱턱 막히는 기분이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비장애인들에게 조금의 문턱이나 공간은 대수롭지 않겠지만 휠체어를 탄 장애인에게는 진입조차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도 편의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유명한 건물, 관광지 역시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다”며 “휠체어가 올라갈 수 없는 경사로가 마련돼 있지 않거나 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곳이 많다”고 하소연했다.

경제적인 측면에 대해서도 한마디 거들었다.

그는 “정말 일이 없다. 장애인을 직접 고용하기에는 많은 단체와 기업이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는 것 같다”며 “비록 장애인 의무고용 제도나 장애인 연계고용 등의 제도가 있다지만 시험을 치르는 공무원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 계약 기간이 짧거나 재계약이 힘들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씨는 “3∼4년 전만 해도 장애인 인권 연대에서 소개를 받아 많은 시설과 기관에서 강연을 진행했다. 많은 사람들과 대화하고 또 대화하며 그들이 겪는 불편을 직접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어느샌가 많은 시설과 기관 등에서 자율적으로 강사를 고용한 뒤로 일감이 줄었지만 그만큼 인권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고 본다”며 “앞으로 장애인의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하기 위해서 지속적인 고용 정책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아직도 사회에서 바라는 시선은 싸늘하기만 한 것 같다”며 “마치 우리가 장애라는 틀 안에 갇혀 버린 것 같다. 장애인은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는 친구 또는 이웃의 존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병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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