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까지 누적되어 온 삶의 진솔한 고백, 전병윤 시인의 ‘바다의 언어’
팔순까지 누적되어 온 삶의 진솔한 고백, 전병윤 시인의 ‘바다의 언어’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9.04.17 1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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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순까지 누적되어 온 진솔한 삶의 고백, 전병윤 시인의 시어가 푸르다.

 단아한 인품과 진지한 모습으로 시작에 정성을 쏟고 있는 광암 전병윤 시인이 다섯 번째 시집 ‘바다의 언어(도서출판 북매니저·1만원)’를 길어 올렸다.

 이번 시집에는 유년의 고향에 대한 향수, 부모를 그리는 애틋한 마음, 자연에 대한 예찬, 시국에 대한 정의로운 생각, 인간에 대한 고민, 동시대를 관조하는 노년의 눈길까지 다양한 삶의 풍경을 담아내고 있다.

 “바다의 언어는 파도다”고 노래한 표제작 ‘바다의 언어’는 “의인법이 시 전체에 수사하며 시의 결기를 충만케 했다”는 평이다. 그런가 하면, 고군산군도를 한 폭의 화선지에 담아낸 것 같은 ‘바다와 고군산군도’는 “시는 말하는 그림이다”라는 화두에 너무나 적절하게 융합한다는 설명이다.

 영화 ‘1978’을 감상하고 난 뒤 쓴 시는 우리네 시국을 한탄하는 목적시로 품격을 높이고 있으며, 자연의 순리에 따라 혹독한 겨울을 넘어가는 나무를 노래한 ‘단풍과 설원’에 자신의 인생을 대비시키며 인간의 나약함과 유한한 존재임을 독백하는 노시인의 뒷모습이 어렴풋하게 보인다.

 소재호 문학평론가는 “전 시인의 시는 그 연세만큼이나 숙성되고 시적 체제가 완벽해 졌다”면서 “사물의 이면을 통찰하는 시선은 날카롭고 형상화로 치환하는 시적 테크닉도 뛰어나다. 가히 한 시대를 풍미한 시인이므로 감히 그의 행적에 찬의를 얹는다”고 말했다.

 진안 출생의 전 시인은 1996년 ‘문예사조’로 등단했다. 진안문인협회 초대 회장과 전북문인협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펴낸 시집으로 ‘그리운 섬’, ‘산바람 불다’, ‘꽃 지문’, ‘무뇌(無腦)’ 등이 있으며, 온글문학상, 전북문예문학상, 작촌문학상, 황금찬시문학상, 전북문학상, 진안문학상, 전주시예술상 등을 수상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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