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 문예연구 지령 100호 발간…지역문예지 역사 새로 쓰다
계간 문예연구 지령 100호 발간…지역문예지 역사 새로 쓰다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9.04.17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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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간 종합 문예지 ‘문예연구(발행인 서정환)’가 2019년 봄호를 발행하면서 통권 지령(誌齡) 100호를 기록하게 됐다.

 지난 1994년 3월에 ‘문예연구’의 창간호가 나온 지 꼭 25년 만이다. 계간지로서 연간 4회 출간돼 100호가 발행된 것은 그동안 단 한 번의 결호도 없이 문예지를 꾸준히 발행해 왔다는 뜻이다.

 사실, 우리나라 현대문학 100여년의 역사를 거치는 동안 많은 주요 문예지들은 명멸과 부침, 그리고 폐간의 수순을 밟아왔다. 문학의 위상이 변화하고 미래의 존립 양상조차 의심스럽게 여겨지는 시대에 이번 100호 발행이 갖는 의미는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지난 1994년 창간호를 통해 “문학은 새로운 시대의식을 형상화할 수 있는 가장 소중한 인간정신의 소산”이라는 신념을 펼쳐보인 바 있는 ‘문예연구’는 크고 작은 우여곡절도 겪었다.

 하지만, 전북 지역의 대표 문예지로서 적어도 중앙 중심의 문단에 맞서 지역의 문학 환경을 지키고 그 위상과 명맥을 이어가겠다는 소명만은 굳게 지켜왔다. 탄탄한 기획력과 우수한 필진 확보로 우수문예지로 선정돼 올해도 한국문화예술위에서 문예지 지원사업에 선정된 바 있다.

 지령 100호 기념 특대호를 펴낸 ‘문예연구’는 다양한 기획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2009년부터 연재 기획 중인 전북지역 대표적인 문인들의 문학세계를 집중 조명한 ‘우리시대 우리작가’에 실린 28명의 문인들을 한 자리에 초청했다. 여기에 29번째 작가로는 정읍 출생의 강인한 시인이 펼쳐보인 문학세계에 대해 정리해 두었다.  

 또 기획특집으로 ‘지역문학과 문예연구’에 대해 전문가들의 글을 수록했다. 최명표 문학평론가는 ‘축! 문예연구 지령 100호’를 통해 “100은 앞으로 닿아야 할 100을 향한 출발이지, 과거적 1이 닿기로 목표했던 종착지가 아니다”면서 “백년 묵은 나무에 새순이 돋아 허청거리는 나무에 싱싱한 푸름을 입히듯, 지령 100호가 문예연구의 모습을 갱신하고 울울창창하게 푸르리라고 믿는다”고 했다.

 변종태 계간문예 ‘다층’ 편집주간은 ‘지역 문예지의 위상과 역할’에서 “지역 문학의 활성화를 위해서 필요한 것은 지역 문예지에 대한 지원은 절실하고도 중차대한 문제라 여겨진다”며 “지역의 균형 발전이라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문화적인 분야를 성장시키는 것도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시, 소설, 수필, 시평, 소설평, 서평, 영화평 등 창작 발표의 지면도 넓게 확보해 읽을거리를 풍성하게 실었다. 여기에 창간호부터 100호에 이르기까지 총 목록을 담아내면서 ‘문예연구’ 그 역사의 숨결을 붙잡아 둔다.

문예연구 편집위원은 “수도권 중심의 중앙 문화와 지방 소도시 기반의 지역 문화 간 편차가 엄청난 우리나라의 문화 풍토를 감안하면 ‘문예연구’ 통권 100호가 갖는 위엄을 스스로 대견하게 여기는 것도 그리 어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기뻐했다.

 이어 이들은 “출판 환경에서 보면 전라북도라는 그리 크지 않은 도시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전국 규모의 문예지를 꼬박꼬박 발간하는 일의 어려움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면서 “지금까지 꾸준히 발간되어 온 것은 발행인의 굳은 의지와 편집진의 노력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앞으로도 우리는 첫호 발간 당시의 신념과 의지를 되새기며 독자 여러분께 다가가고자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문예연구’는 올해 8월에 ‘전국지역문예지편집자대회 전주축제’를 주최한다. 전국 7대 문예지 편집자와 문인 200여 명이 참석하는 이 대회에서는 지역문학의 위기와 대응을 모색하고 디지털 시대에 문예지의 나아갈 길을 찾는 세미나와 각 지역문예지 소개와 시낭송 등이 펼쳐진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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