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커피전문점에서 아메리카노를 만들 때 드립퍼에 종이 필터를 깔고 원두커피를 넣은 후 뜨거운 물을 부어서 만들었다. 그러나, 이 과정은 시간이 많이 걸리고 만드는 사람의 실력에 따라 맛도 달랐다. 이러한 단점을 개선하고자 요즘 커피전문점들은 커피머신에서 추출한 에스프레소액에 뜨거운 물을 타서 아메리카노를 만든다. 에스프레소는 다양한 커피 메뉴에서 만능으로 사용되고 있다. 스팀밀크를 넣으면 카페라떼가 되고 아이스크림을 넣으면 아포가토가 되며, 스팀밀크와 밀크폼을 넣으면 카푸치노가, 밀크통을 휘핑크림으로 바꾸면 카페모카가 된다. 일부 사람들만의 기호품이던 에스프레소가 오늘날 호황을 누리고 있는 커피업계를 뒷받침하게 되었다.

커피전문점의 에스프레소와 같이 태양광 발전사업도 새만금에 새로운 비전과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태양광 산업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신규 시장 규모만 매년 100조 원을 넘어가고 있다. 더구나,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태양광과 같은 재생에너지로 충당하자는 ‘RE100’ 캠페인에 구글, 애플 등의 세계적인 기업들이 참여하면서, 이러한 기업들에 부품을 납품하는 업체들도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모색 중이다. 이러한 추세를 감안할 때, 태양광 사업은 새만금이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작동될 것이다.

새만금개발청이 계획하고 있는 태양광 사업은 2.4GW 규모로, 사업비만 약 5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정부는 태양광 사업을 매개로 관련 기업과 연구기관들이 새만금에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3월 4일에는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한국산업기술시험원과 업무협약을 맺어 새만금에 두 기관의 분원을 설치하기로 하였다.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은 새만금에 국가종합 실증연구단지를 조성하여 재생에너지 관련 기업이 요구하는 실증 수요를 지원할 것이고,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은 새만금에서 수상 태양광 분야의 시험인증·성능평가와 연구개발, 기술지원 등을 실행할 예정이다. 그리고 지난 3월 26일에는 태양광 구조물과 부유체 전문업체인 ㈜네모이엔지가 새만금에서 공장 착공식을 가졌다.

또한, 많은 기업들이 태양광 사업 참여를 전제로 다양한 투자를 제안하고 있다.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건립하여 아시아 데이터센터의 허브로 육성하겠다는 제안, 33,000㎡(1만 평) 규모의 인큐베이션 센터를 건설해 벤처·창업기업 100개사를 유치하고 육성하여 새만금에 둥지를 틀게 하겠다는 제안, 1조 원을 투자해 산업연구용지나 국제협력용지를 개발하여 분양하겠다는 제안 등이 신뢰할 수 있는 대기업들에서 나오고 있다. 모두가 새만금과 전북 지역이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제안들이다.

새만금개발청은 새만금에 태양광 사업을 시행할 때 지역 주민의 태양광 사업 참여, 지역 건설업체의 공사 참여 등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방안을 도입해 추진할 것이다. 그러나, 지역 주민의 직접 참여에 의한 이윤 배분보다 진일보한 지역상생이라는 더 큰 그림도 그릴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에스프레소는 그냥 마셔버리면 너무 적은 양이다. 그러나, 이를 잘 활용한다면 아포가토, 카페라떼, 카페모카와 같이 더 많은 달콤한 먹거리를 풍성하게 만들어 낼 수 있다. 커피전문점의 팔방미인 에스프레소처럼 새만금도 태양광 사업을 매개로 재생에너지 관련기업과 연구기관을 유치해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인큐베이션 센터를 건립해 일자리 창출과 다양한 경제효과를 파생시킴으로써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산업의 메카로 성장해 나갈 것이다.

새만금의 태양광 사업이 단일 사업에서 멈추지 않고, 새만금의 중장기를 이끌어 나갈 다양한 기회의 연결고리가 되어 새만금에 지속적인 활력을 불어넣어 주기를 기대한다.

새만금개발청장 김 현 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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