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교육, 조기에 하는 것이 중요하다
금융교육, 조기에 하는 것이 중요하다
  • 김용실
  • 승인 2019.04.16 18: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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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대출’을 검색하면 ‘당일 대출’, ‘원라인 대출’, ‘핸드폰 내구제’ 등 대출 광고가 넘쳐 난다. 대개의 경우 미등록 대부업체의 고금리 대출 광고이거나, 재직 서류를 조작해 대출을 해주는 이른바 ‘작업대출’ 광고이다.

 문제는 이러한 대출 광고가 주로 대학생이나 취업 준비생 등 청년층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많은 청년들이 현실적으로 제도권 금융회사 이용이 어렵고, 생활비 등 자금이 당장 필요한 경우가 많아 유혹에 넘어가기 쉽다.

 이렇게 받은 대출이 처음에는 소액이라 하더라도 고금리 채무의 고리와 연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되면 얼마 지나지 않아 감당할 수 없는 거액의 채무가 된다. 이로 인해 청년 채무자는 신용불량자가 되거나, 심지어는 개인파산을 신청하기도 한다. 대법원에 따르면 20대의 개인파산 신청 건수는 2014년 499건에서 해마다 증가하여 2017년에는 780건에 이른다고 하니, 사회 생활의 시작부터 과도한 채무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을 보면 안타깝기만 하다.

 그 직접적인 원인으로 높은 등록금 부담, 좁은 취업문 등을 꼽을 수 있겠으나, 학교에서 제대로 된 금융교육을 받지 못한 채 사회에 진출하여 금융거래를 하는 데에서 기인하는 측면도 크다.

 어렸을 때부터 자신의 수입에 맞는 계획된 소비 습관을 기르고, 빌린 돈을 갚지 못했을 때의 불이익에 대해 철저히 교육받았다면 불법 사금융이나 고금리 대출과 같은 무모한 금융거래에 대한 경각심이 지금보다는 훨씬 높았을 것이다.

 실제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이 실시한 ‘2018 전국민 금융이해력 조사’ 결과를 보면, 20대의 금융이해력 수준은 61.8점으로 60대와 70대 다음으로 낮았다. 많은 젊은이들이 20대에 금융지식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있는 셈이다.

 금융이 우리의 생활에 미치는 영향력은 점점 커지고 있다. 각종 금융기법의 발달로 금융상품은 날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주가연계증권, 헤지펀드, 보이스피싱, 핀테크 등 필자의 청소년 시절에는 몰라도 살아가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었던 지식들이 지금은 모르면 금전적 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는 세상이 되었다. 또한, 2002년 신용카드 대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등 반복되는 금융불안은 우리의 소중한 재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금융교육은 이처럼 급변하는 금융환경에서 금융소비자, 즉 우리 스스로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특히, 금융거래에 대한 가치관과 경제에 대한 관념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청소년 시기부터 금융교육을 시작해 조기에 균형잡힌 금융 감각을 키워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 못할 경우 수입보다 많은 지출을 하고, 돈이 부족하면 손쉽게 빌리는 등 신용시대의 낙오자가 되는 길을 걷게 될 수도 있다.

 금융감독원도 조기 금융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청소년 대상 금융교육을 강화하는데 꾸준히 노력해 왔다. 초·중·고 금융교육 표준교재 등 맞춤형 교육 컨텐츠를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한편, 금융회사 점포가 인근 학교와 결연을 맺고 금융교육을 실시하는 ‘1사 1교 금융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북지원도 전북도청, 전북교육청, 도내 금융회사 등과 ‘금융교육협의회’를 구성하여 전북지역 청소년 대상 금융교육을 내실화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노력만으로 금융교육의 사각 지대를 없애는 데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금융 이해도 제고에 대한 우리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금융교육이 내용은 어렵게 느껴질 수 있어도, 접근은 의외로 쉽다. 학교나 관련 단체에서 필요하다면 금융감독원 금융교육센터 웹사이트를 방문하여 ‘1사 1교 금융교육’에 참여하거나, 현장 금융교육 또는 온라인 금융교육을 신청할 수 있다.

 국어, 영어, 수학 등은 우리 자녀들의 진학을 위한 필수 과목이지만, 금융은 장차 사회에 나가 생존하기 위한 필수 과목이라 할 수 있다.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도 “문맹은 생활을 불편하게 하지만, 금융문맹은 생존을 불가능하게 한다.”는 말로 금융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얼마 있으면 가정의 달 5월이다. 올해 가정의 달에는 자녀들에게 용돈과 선물을 주는데 그치지 말고, 저축하는 습관과 합리적인 소비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는다면, 조기 금융교육의 좋은 출발점이 될 것이다.

 김용실<금융감독원 전북지원장>  

 약력 ▲한국은행 파견(실장) ▲금융감독원 공보팀장 ▲금융감독원 저축은행검사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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