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관광도시’ 무색한 전주시의 관광정책
‘글로벌 관광도시’ 무색한 전주시의 관광정책
  • 양병웅 기자
  • 승인 2019.04.15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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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길, 하이킹 코스, 할랄푸드 등 부족
전주시 관광안내소 적극적 반영 시간 걸려

 14일 친구와 함께 전주를 찾은 리차드 헌딩턴(51·캐나다)씨는 “한옥마을은 무척이나 아름답지만 하이킹을 할 곳을 못찾겠다”며 “벽화마을을 둘러본 후 서울로 돌아가야겠다”고 말했다.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 촬영지인 향교를 보러 온 이사벨(23·싱가폴)씨도 “식당을 여러곳 추천받았지만 할랄 인증된 한식을 못찾겠다”며 “전주시의 유명한 벚꽃 산책로를 가고 싶은데 대중교통을 타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편의 시설 부족에 대해 불평을 터뜨리고 있다.

 길 안내 등 기본적인 인프라는 갖춰졌지만 정작 관광객들이 바라는 환전소와 할랄 음식점, 코인락커 정보 등이 턱 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전주시 관광사무소 관계자는 “최근 외국인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묻는 것은 환전소와 환전이 가능한 ATM이다. 봄을 맞아 벚꽃길 등 시내 다른 관광지를 묻는다”며 “심지어 방탄소년단(BTS) 등 한류스타들이 뮤직비디오를 촬영한 새만금 간척지로 성지순례를 원한다는 외국인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외국인들에게 한옥마을이 아닌 다른 관광지를 안내하려 해도 교통편을 설명하려면 난감하다”며 “지도 앱으로 택시요금을 추정해서 알려주기도 하지만 관광객들은 금전적으로 부담감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관계 당국에 지속적으로 외국인 관광객의 민원을 보고하지만 즉각 반영에는 시간이 걸리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전주대 관광학과 최영기 교수는 “외국 관광객들이 원하는 니즈와 트렌드를 파악해 바로 반영할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다”면서 “완주만 해도 마케팅 지원센터를 만들어 민간부분에 위탁해 관광객을 들이고 있다. 한옥마을의 시설운영관리센터로는 맨파워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주가 전북 관광의 허브가 돼야 한다. 우리의 그릇(인프라)이 아직 확충되지 못할뿐더러 전북권 지자체가 단기적, 개별적 성과를 확충하기 위해 서로 연계하지 않는다. 전북의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전주를 기점으로 전북의 많은 관광 명승지를 알리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주시 관광산업과에 따르면 지난 3년(2016∼2018) 간 전주를 찾은 외국인은 총 12만9천487명이다.

 이는 해마다 천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전주를 찾는 것과 비교해 매우 적은 수치다.

양병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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