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맹수 원광대 총장 취임 100일 “글로벌 개벽대학으로”
박맹수 원광대 총장 취임 100일 “글로벌 개벽대학으로”
  • 익산=김현주 기자
  • 승인 2019.04.15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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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맹수 총장은 “원불교의 가르침을 본받아 실천하는 리더가 되고자 하며, 모든 분들을 ‘섬김’의 자세로 대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익산=김현주 기자

 박맹수 원광대학교 총장이 지난해 12월 취임 후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바쁘게 지내고 있다. 대학 구성원과 재학생, 지역 사회 인사와 수시로 만남의 시간을 가졌으며, 대학의 발전을 위해 청사진을 제시하는 등 취임 후 3개월이 어느덧 훌쩍 지났다.

 이에, 박맹수 총장 취임 100일을 맞아 대학의 비전과 운영방침 등을 들었다.

 
 - 취임 때 소통, 변화, 도약 등을 강조했는데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널리 알려져 있듯, 원광대학교는 한국의 4대 종교의 하나인 ‘개벽종교’ 원불교가 세운 대학입니다. 저는 ‘처처불상 사사불공(處處佛像 事事佛供) 곧 모든 사람이 부처님이니 모두를 부처로 모시는’ 원불교의 가르침을 본받아 실천하는 리더가 되고자 합니다.

 총장으로서 인연을 맺는 모든 분들을 부처님으로 모시는 마음 즉, ‘섬김’의 자세로 대하고자 합니다. 바로 이런 자세가 ‘사람 중심의 소통’의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소통을 통해 원광대학이 현재 당면하고 있는 여러 문제와 갈등을 치유할 수 있다고 확신 합니다.

 다음은 세계로 향하는 변화입니다. 21세기에 살고 있는 우리는 하나의 사회와 문화에만 속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여러 나라와 하나의 마을처럼 더불어 사는 ‘지구촌’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사람과 정보, 상품이 국경을 넘어 자유롭게 드나드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따라서 대학도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야 합니다. 저는 그것을 ‘세계로 향하는 변화’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변화의 흐름을 잘 파악해 그 흐름을 탈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셋째, 이렇게 세계를 무대로 우리의 역량을 펼치고자 한다면 우리와 다른 문화, 언어, 생각 등을 인정하는 ‘다원주의’적 사고를 가져야 합니다. 서로 다른 차이를 존중하면서 공통의 가치를 함께 창출해가는 사고방식을 저는 ‘글로벌 마인드’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원광대학교의 구성원들이 이런 마인드를 가지고 있어야 원광대학이 세계로 도약할 수 있습니다.
 

 - 원광대를 세계 유일의 글로벌 대학으로 육성시킨다는 꿈을 갖고 계시는데 구체적인 계획이 무엇인지요.

 ▲원광대학교는 세계를 향한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개벽의 꿈’입니다.

 ‘개벽’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차원, 새로운 세상을 연다’는 뜻으로, 그 정신은 1860년에 ‘사람이 하늘이다’를 주장한 ‘동학’에서 시작돼 1894년 동학농민혁명으로 이어졌고, 다시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기치로 1916년에 개교한 ‘원불교’로 이어졌습니다.

 원광대는 원불교의 개벽의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서 세워진 대학입니다. 그래서 저는 원광대를 글로벌 개벽대학으로 만들기 위해 개벽의 일꾼을 양성하고자 합니다.

 예컨대, 4차 산업혁명 시대인 오늘날은 지식의 암기나 축적보다는 문제해결능력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한 분야의 전문가보다는 융복합적 능력을 갖추어 다름 사람들과 널리 소통할 수 있는 열린 인재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융복합적 사고가 가능한 젊은이들을 저는 21세기의 개벽의 일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 대학에서는 성적뿐만 아니라 창의성이나 도덕성을 갖춘 학생을 기르는데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도의실천 인증제, 후마니타스 장학사업, 글로벌 인문학강좌, 개벽포럼 같은 것이 대표적인 예 입니다.
 

 - 원광대학교 경영 방침에 대해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첫째, 소통에 역점을 둔 경영입니다. 우리 대학 구성원들 모두 성숙한 시민의식을 갖추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교수, 직원, 학생, 동문 모두와 직접 만나 대화하고 토론하는 ‘소통’에 역점을 두고 경영을 펼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학과별 교수간담회, 부서별 직원 간담회 정례화를 통해 소통하는 시간을 갖으려고 합니다.

 둘째, 현장을 찾아가는 경영입니다. 저는 평소 “답은 현장에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취임 이후 지금까지 매일 아침 1시간 일찍 출근해 대학의 각 건물을 순회하고 있으며, 필요한 경우에는 현장 미팅도 자주합니다. 뿐만 아니라 점심시간과 퇴근 시간을 활용해 사각지대에도 방문해서 무엇이 문제인가를 살펴 ‘실사구시’의 정신으로 일을 처리하고 있습니다.

 셋째, 수치·통계·근거자료 등 데이터에 근거한 경영입니다. 지금 모든 대학은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신입생 모집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운영되는 사립대학의 경우는 신입생 모집에 더 큰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고, 학생들이 지원을 기피하는 학과는 폐지하거나 다른 학과로 통합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럴 때 폐지되는 학과 학생들이나 교수들은 당연히 반대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경우에 필요한 것이 바로 데이터입니다.

 넷째,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경영입니다. 대학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와 호흡을 같이 해야 합니다. 그래야 그 대학의 살아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원광대학과 익산지역의 인문학적 특징을 알아야 합니다. 원광대가 위치한 익산은 ‘개벽정신’과 ‘근대문화’가 공존하는 도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원광대는 학생과 주민이 이런 역사와 생각을 공유하면서 상호 교류의 장이 될 수 있는 시민들과 행사를 함께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 학령인구 감소, 대학구조 조정 등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이 무엇인지요.

 ▲우리나라는 저출산, 고령화 현상에 따라 학령인구가 갈수록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이밖에도 취업난과 대학 서열화 때문에 지방대 학생들의 중도 탈락 및 수도권대학으로의 편입 등으로 인해 재정 악화의 가속화뿐만 아니라, 대학의 전체적인 위기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위기를 돌파하는 방안으로 ‘재정건전화위원회’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재정건전화위원회를 통해 현재 교내 각 부서에서 사용하고 있는 예산들을 원점에서 세세하게 검토하고자 합니다. 우선 대학 각 부서들의 지출 내역을 살펴보고, 예산이 낭비되거나 중복되고 있는 부분을 찾아보는 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나타난 부분의 지출을 최소화함으로써 적자를 최대한 줄이고자 합니다. 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재정의 안정과 앞으로의 미래 발전을 위해 이 재정 건전화 노력을 확대하는 ‘원광미래혁신위원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위원회는 대학 구성원뿐 아니라 외부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하고 주도해 운영 상황을 직접 진단해서 미래발전 전략을 도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신설될 예정입니다.

 또한, 원광미래혁신위원회는 4차 산업혁명과 융·복합 기술 등 산업 구조의 가변성 증대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교육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대학 재정을 포함한 교육, 연구, 국제화 등 모든 분야를 앞서 말한 ‘글로벌 개벽대학’의 이념에 맞추는 역할을 담당해 우리대학 발전을 위해 운영될 것입니다. ‘재정건전화위원회’부터 ‘원광미래혁신위원회’까지 재정 안정화를 이뤄 대학의 지속적인 발전을 뒷받침하고자 하나하나 문제를 해결해 갈 계획입니다.
 

 -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지요.

 ▲무엇보다도 안팎의 위기를 극복해서 원광대를 지속가능한 대학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길은 바로 대학경영에 필요한 재정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입니다.  첫째, 예산절감 둘째, 정부·지자체로부터의 재정지원사업 수주확대 셋째, 발전기금 확충 등 세 가지 방법으로 재정 확보를 이루고자 합니다. 이렇게 재정을 안정적으로 확보한 기반 위에서 원광대학교를 세계 유일의 글로벌 개벽대학으로 만들 것입니다. 현재 교책연구기관인 원불교사상연구원은 한국연구재단 지원 아래 원광대학교만이 수행할 수 있는 ‘개벽학’이라는 새로운 인문학을 세계를 향해 발신하기 위해서 매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원광대의 학풍을 새롭게 디자인할 뿐만 아니라 ‘개벽학’을 21세기 한국학으로써 세계로 수출하고자 합니다.

 
 - 원광대학교가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봅니다. 지역사회와 시민들에게 한 말씀 해주시기 바랍니다.

 ▲올해 3·1독립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이해 우리 사회에서는 ‘개벽’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산업화와 민주화의 다음 단계로서 ‘개벽화’를 모색하는 움직임입니다. 촛불혁명 이후 한국사회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를 리드하고 있는 것이 원광대학교 입니다. 개벽사상 한일공동학술대회, 개벽학연구회, 개벽학당, 개벽포럼 등은 20세기와는 다른 문명의 패러다임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원광대의 창조적 도전을 지역주민 여러분께서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고 격려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익산=김현주 기자

■박맹수 총장 프로필

 박맹수(64)

 원광대학교 원불교학과 졸업
 한국학중앙연구원 역사학과 문학석사
 일본 홋카이도대학 문학연구과 철학박사

 원광대학교 교수. 원광대학교 학생복지처장. 한국근현대사학회 회장 역임. 원광대학교 원불교사상연구원 원장. 동북아역사재단 자문위원. 대학민국역사박물관 학술자문위원. 원불교 중앙총부 수위단회 정수위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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