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진문화재단 ‘제29회 판소리 다섯바탕의 멋’
우진문화재단 ‘제29회 판소리 다섯바탕의 멋’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9.04.15 17: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진짜 봄의 시작은 지금

 전주의 진짜 봄은 판소리의 향연으로 시작된다.

 장문희, 김현주, 임현빈, 김금희, 김경호.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뛰어난 기량과 힘을 갖춘 중견 명창 다섯의 꽉찬 무대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우진문화재단은 23일부터 27일까지 매일 저녁 7시(토요일은 오후 4시)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제29회 판소리 다섯바탕의 멋’공연을 선보인다.

 ‘판소리다섯바탕의 멋’은 소리의 본향, 전주의 위상을 지켜낸 무대다.

 23일 첫 무대를 장식할 소리꾼은 M.NET 더 마스터 그랜드 마스터 2관왕에 빛나는 장문희 명창이다.

 장 명창은 동초제 심청가 중 ‘심청이 인당수 가는 대목부터 심봉사 눈뜨는 대목까지’를 부른다. 동초제는 여러 명창들의 소리 중 좋은점만 골라 만든 유파이다. 가사와 문학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사설이 정확하고 너름새가 정교하며, 장단이 다양하다. 또한 가사 전달이 확실하고 맺고 끊음이 분명한 특징이 있다. 고수에 조용수가 호흡을 맞춘다.

24일에는 강도근제 흥보가 소리에 김현주 명창이 나서고, 조용안 고수가 함께한다.

 이난초 명창으로부터 강도근 흥보가를 사사한 김 명창은 ‘놀부 심술타령부터 제비후리러 나가는대목’을 부른다. 현재까지 전해지는 흥보가는 동편제 송만갑바디가 가장 활발히 전승되고 있는데 강도근제 흥보가도 그 갈래의 하나다. 흥보가는 해학성이 두드러지며 소리보다는 아니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다른 판소리에 비해 많은 편이다.

25일에는 임현빈의 소리로 김세종제 춘향가를 감상할 수 있다.

임 명창은 ‘이별후반부 (향단의게)부터 박석치 대목까지’를 부르는데, 단단하면서도 섬세한 결이 돋보이는 소리를 들려준다. ‘춘향가’ 중 김세종제는 동편제의 한 가닥으로 주로 고창의 신재효를 중심으로 형성된 전승집단이 사설과 음악의 내용을 새롭게 변화시키고 수정해 이어온 소리이다. 양반적 취향이 많이 가미되어 우아하고 섬세하게 변화된 특징이 있다. 고수에 이태백이 나선다.

 26에는 박초월제 수궁가를 김금희 명창과 박천음 고수의 호흡으로 함께한다.

 김 명창은 ‘초앞부터 고고천변까지’, ‘별주부 토끼만나는 대목부터 끝까지’를 열창한다.

박초월제 수궁가는 아니리가 아주 간략하게 되어있는 것이 특징이며 박초월 명창의 슬픈 계면조의 성음이 이 수궁가의 매력이다. 하성으로 툭 떨어뜨렸다가 순식간에 상성으로 찔러 올리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보통 여자 성음으로 하기 힘든 소리로 전해지는데, 이를 계승한 김 명창이 어떠한 소리를 전할지 궁금해진다.

 27일에는 박봉술제 적벽가를 김경호의 소리와 조용안 고수의 환상적인 조합으로 들려준다.

 박봉술제 적벽가는 송흥록 명창으로부터 시작해 송광록-송우룡-송만갑-박봉술로 이어져 현재 가장 폭넓게 전창되는 바디다. 영웅호걸들의 전쟁에 관한 내용이 주된 이야기인만큼 호기롭고 위엄있게 부르는 동편제소리에 잘 맞는다.

 김 명창은 이날 ‘군사설움대목부터 끝까지’를 부르는데, 긴박하고 박진감이 넘치는 적벽가의 눈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맑고 깨끗한 성음을 갖고 있는 김경호 명창은 상청이 좋아 더욱 박진감있는 소리를 들려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우진문화재단 관계자는 “해마다 4월이면 어김없이 최고의 명창다섯이 5일간 혼신을 다해 소리판을 열고 전주의 소문난 귀명창들은 하루도 빠짐없이 객석을 채워준다”면서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는 최고의 소리꾼들은 각자 소리도 다르지만 유파도 달라서 다양한 바디의 소리에 흠뻑 취할 수 있는 공연이 될 것이다”고 소개했다.

 티켓은 전석 1만원이다.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예약시에는 20% 할인된다.

 김미진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