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로부터 소중한 사람을 지켜내자
치매로부터 소중한 사람을 지켜내자
  • 강용구
  • 승인 2019.04.14 1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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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는 어느 날 평범하던 한 가족이 서울역에서 치매를 걸린 엄마를 잃어버렸다.

 실종된 엄마를 찾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찾지 못했다는 이야기로 가슴을 울렸던 화제의 책이었다. 이 책을 읽고 한 번쯤은 엄마에게 효도 해야겠다 생각도 했고 실천도 했을 것이다.

 갑자기 이 책이 떠오르는 이유가 무엇일까? 전북도민 10명중 2명은 65세 이상 고령자로 초고령사회 진입이 현실이 됐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2018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의 치매 유병률 인구 대비 10.2%이며, 치매 전 단계로 불리는 경도인지장애 유병률은 60세 이상 노인의 20.2%로 노인 인구가 많은 전북에서는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게 됐다.

 운명처럼 다가오는 치매에 대한 이해와 예방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우선 치매에 대한 수많은 오해와 편견을 버리고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치매는 사람의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럼에도 치매를 앓는 노인들의 폭력성, 도둑 망상, 배회, 소리지르기 등의 행동과 비용 부담 등으로 이를 “가정의 수치”로 생각하여 숨기기에 급급한 나머지 환자의 조기 진단과 치료시기를 놓치곤 했었다.

 문재인 정부는 정권 초기부터 치매의 심각성을 인식하여 치매 국가 책임제 발표를 시작으로 치매 안심센터 확충, 장기요양등급 확대, 치매장기요양비의 본인 부담금 경감 등의 정책을 추진하였다.

 그러나 정부의 정책에 우선하여 치매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것이 치매 환자와 가족들이 더불어 행복한 삶을 사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인식을 확산시켜야 한다.

 뇌 세포는 손상이 진행된 이후 발견되면 치료가 어려우므로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치매발병 위험 최소화를 위해 건강한 습관과 지역 친화적 커뮤니티 조성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치매 원인으로는 유전력, 염증, 뇌에 필요한 영양, 호르몬 부족 등을 들 수 있다.

 또한 트랜스 지방 및 설탕 섭취, 스트레스,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 흡연, 오염된 공기, 아연부족과 마그네슘 과다 등 영양소 불균형 등도 치매 위험을 높인다. 따라서 절주와 금연, 식단조절, 걷기 등 건강한 식습관과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은 치매를 예방하는 지름길이며, 무엇보다 가족과 지역사회의 치매 교육을 강화하여 치매에 관한 지역 친화적 커뮤니티를 촘촘히 조성해야 할 것이다.

 치매의 자연스러운 수용과 치매 환자는 보살핌이 필요한 인격체로 인식되어야 한다.

 미국의 루즈벨트 대통령, 소련의 스탈린, 영국의 윈스턴처칠과 마가렛 대처 등 세계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 유명 인사들도 치매에 걸렸었다. 치매는 결코 부끄럽고 두려운 것이 아니므로 우리 사회도 치매에 대한 자연스러운 수용이 필요하다.

 치매(‘미치광이 치(癡)’ ‘어리석을 매())라는 단어를 인지기능장애, 기억장애로 표현하고 누구나 겪게 되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치매환자는 따뜻한 보살핌을 필요로 하는 인격을 가진 사람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현재 치매는 완치가 불가능하여 환자에게 치매 억제제를 투약해 더 나쁜 상태로 발전하는 것을 막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러므로 치매의 원인을 찾고 치료제를 개발할 충분한 연구와 투자가 선행되어야 한다.

 또한 집중적 치매 서비스를 체계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치매관리법 제정도 필요하다.

 아울러 치매 관리 초점이 시설중심, 케어 하는 사람 중심에서 돌봄을 받는 사람 중심으로 변화해야 한다. 결국 치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가, 지자체, 시민사회, 공적기관과의 긴밀한 협력이 절실하다고 할 것이다.

강용구 전북도의회 농산업경제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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