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전북은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새로운 전북은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 이상직
  • 승인 2019.04.11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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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중공업과 한국GM이 철수한 군산은 지역경제가 무너져 활력을 잃고 있다. 지난해 1만 8천명이 전라북도 지역을 떠나갔다. 2017년도 통계를 볼 때 지역의 재정자립도 수준을 나타내는 GRDP는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12번째다. 지역 세수의 중요한 기반인 사업체 수는 14만 8천개, 제조업체 수는 1만 3천개로 전국 11위 수준이다. 기업이 많아야 일자리를 찾아오는 인구가 유입되고, 세수도 확대될 수 있으며 자영업과 상권도 활발해진다. 경제위기시에는 사람에 투자하고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은 지난해 전북 지역에 창업분위기를 활성화하기 위해 전북청년창업사관학교를 개소했다. 이로써 매년 70여 명의 청년창업기업가가 배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에 기업 수를 늘리기 위해서 재벌 대기업의 유치도 필요하지만, 전라북도에 특화된 산업 인프라를 기반으로 내생적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계적인 휴양지인 프랑스 니스 해변 인근에 위치한 ‘소피아 앙티폴리스(Sophia Antipolis)’는 유럽의 실리콘밸리라고 불리는 프랑스 첨단과학기술단지다. 1974년 개발을 시작한 이후, 지금은 IBM 등 글로벌 기업 1천 4백여 개사가 입주해 있다. 프랑스 정부는 이곳에 창업한 벤처기업에 초기 3년간 법인세를 면제해주고, 연구개발 비용에 대한 세제혜택을 부여했다. 그러자 1천 8백여 명에 불과했던 인구는 35만 명으로 190배가 늘었다.

 수도권의 대표적 국가산업단지인 인천 남동, 반월, 시화는 산업용지 가격이 평당 600~70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새만금과 전라북도 산업단지는 평당 40~60만원 수준이다. 다양한 업종의 산업인력도 풍부하다. 충남 당진과 평택지역의 산업용지가 더 이상 수용할 수 없는 여건을 감안할 때 군산을 비롯한 전주, 익산, 김제 등 전라북도 내 산업클러스터에 수도권 기업들을 유인할 여건은 충분하다. 다만, 지난 20여 년간 온갖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재벌 대기업을 유치했지만, 먹튀 논란으로 이어졌던 현대중공업, GM사태 등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전북지역의 산업 인프라를 알고 찾아오기를 바라는 소극적인 자세보다는 적극적으로 내생적 발전모델을 특화할 필요가 있다. 새만금 국제공항이 들어설 국제공항도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있는 금융도시, 스마트팜 혁신밸리가 있는 농생명바이오도시, 신산업분야로 성장할 전기·자율 미래차도시, 맛과 멋이 있는 문화도시를 전북 5대 내생적 발전모델로 추진해야 한다. 전북의 무역수지, 고용률 등 지표는 지방자치단체 중 수년간 하위 수준에 머물러 있다. 특히 통계청이 매월 발표하는 인구비중이 높은 77개 도시들의 고용률을 보면 전주, 익산, 군산, 완주 등은 최하위에 있다. 일자리 걱정 없는 전북, 사람이 찾아오는 전북을 위해서는 이제 우리 스스로 도시 기반과 산업 인프라를 활용한 내생적 발전모델을 발굴하고, 특화된 청년창업과 혁신기업을 육성하는 데 모든 역량을 쏟아 부어 새로운 전북을 만들어야 한다.

 이상직<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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