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형 지역일자리
상생형 지역일자리
  • 나석훈
  • 승인 2019.04.11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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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인수자를 맞아 전기차공급기지로서 희망의 불씨를 가꾸고 있는 군산시는 지난해 9월 자금의 지역 외 유출을 막고 지역 내 소비를 늘리기 위해서 군산사랑상품권을 도입하여 시행하고 있다. 군산사랑상품권 가맹점은 음식점과 학원, 미용실, 주유소 등 8,500여개소가 되고 대기업이 직영하는 마트 등을 제외한 지역 전체업소 1만여 곳 중 85% 정도가 가맹점에 가입한 결과 소상공인 매출이 증가하는 효과를 가져와 어려운 지역경제의 든든한 보루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에도 군산시는 3,000억원 규모의 상품권을 발행하고 모바일 상품권까지 발행할 계획이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에게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시민들이 상품권을 구입하여 군산시내 골목상권에서 소비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곳간에서 인심난다고 이야기하지만, 이 경우는 어려운 사람 사정은 어려운 사람이 더 잘 안다는 말이 들어맞는 대목이라 생각된다.

 

 최근 본사 익산 이전을 발표한 하림의 사례는 상호부조의 군산사랑상품권을 넘어서는 상생과 지속가능성장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는 데에 더 큰 의미가 있다 할 것이다. 재계 순위 26위인 하림그룹은 4월 1일자로 지주사인 하림 지주의 주요 임직원과 물리적 거점을 그룹의 모태인 익산시로 모두 옮기기로 했고, 또한 익산시와 협의해 기존에 계획했던 지역고용 계획 외에 향후 5년간 1,000개 이상의 상생형 일자리를 만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대기업 본사중 유일하게 지역에 자리 잡은 하림사례를 통해 우리 도를 동북아 식품허브로 조성하려던 그간의 노력과 계획이 한층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림 사례는 4차 산업 혁명의 변화 속에서 언제 몰아칠지 모를 고용한파 위기 속에서 지역사회가 제일 잘하고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선정하여 같이 가는 것이 오래가는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일제 강점기 우리말을 잃지 않고 정립된 표준어 사전을 만들고자 했던 조선어학회 사람들의 고군분투를 그린 영화 말모이 중 배운 것 없고 가진 것 없던 김판수(유해진분)가 내뱉은『한사람의 열 발자국보다 열네 놈의 한발자국이 더 낫지 않겠냐』는 말이 귓가에 맴돈다. 조선업 몰락이후 시정부와 시민이 합심해 전통적 공업도시에서 지식기반 도시로 변모시켜 도시의 부활을 알린 스웨덴의 말뫼사례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지역사회의 합의와 지지라는 토대 하에 지역이 가진 인적물적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함을 잘 보여주고 있다.

 

 최근 GM 군산공장을 활용한 전북형 일자리가 상생형 일자리 모델로 지역사회 내에서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상생형 일자리 모델은 지역 내 노사민정이 함께 지역 여건에 맞는 상생협력 모델을 자율적으로 발굴해 낸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일자리의 지속성과 일관성을 담보하고 지역사회의 협력과 합의를 근간으로 하여 일자리를 창출해나간다는 것이 핵심이다. 우리도가 강점을 갖고 있는 농생명 식품산업, 사회적 경제, 신재생 에너지 분야 등도 논의를 확산할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을 갖고 있는 분야로 생각된다. 우리도는 앞으로 GM군산공장 활용 전북형 일자리 모델과 아울러 도내 타지역으로 확산할 수 있는 제2, 제3의 전북 상생형 일자리 모델을 지역사회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 나갈 계획이다. 우리들 모두의 한발자국이 중요한 시점이다.

 

 나석훈 전북도 일자리경제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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