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암성 화학물질도 AI가 가려낸다
발암성 화학물질도 AI가 가려낸다
  • 연합뉴스
  • 승인 2019.04.10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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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수십 년간 암 치료 연구에 막대한 재원을 투입했지만, 아직 암 정복은 요원한 것 같다. 미국에서만 한해(2017년 기준) 170만 명의 암 환자가 생기고, 60만 명이 암으로 생명을 잃는다고 하니 말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미 알려진 유전적 요인과 연결되는 암이 전체의 5~10%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나머지 90~95% 암에 대해 과학자들은 각종 유해 환경 노출을 의심하고 있다.

 미국 보스턴대 의대 연구진이 화학물질의 발암성을 매우 효율적으로 가려내는 AI(인공지능) 검사법을 개발했다.

 9일(현지시간)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 대학의 스테파노 몬티 교수팀은 화학물질의 발암성을 판별하는 AI 알고리즘과 관련 데이터 베이스(DB)의 개발 과정을 담은 연구 보고서를 과학 저널 ‘인바이런멘털 헬스 퍼스펙티브스(Environmental Health Perspectives)’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수만 종의 상업용 화학물질 가운데 잠재적 발암성이 완전히 검증된 것은 2%도 안 된다고 한다. 부분적으로 비용과 시간이 매우 많이 드는 현행 화학물질 검사 절차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연구팀이 개발한 검사법은 AI를 이용해 화학물질의 발암성을 저비용으로 신속하고 정확하게 판별한다. 이는 어떤 화학물질에 노출되면 장기적으로 암에 걸릴 위험이 커지는지 가려낸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발암성이거나 발암성이 아닌 것으로 판명된 수백 종의 화학물질에 인간의 세포주(cell lines·여러 대에 걸친 배양 세포계)를 노출했다. 그런 다음 세포주에 발현한 유전자 프로파일을 기계학습 알고리즘( machine learning algorithm)에 입력했다.

 이 알고리즘은 발암성 물질과 비 발암성 물질을 구별하는 훈련을 받은 것이었는데, 이미 알려진 발암 물질의 발암성을 정확히 추론하는 능력을 보였다고 연구팀은 소개했다.

 이렇게 확보한 발암성 화학물질 정보는 최대 규모의 독성유전체학 데이터 세트로 만들어져 인터넷 포털(http://carcinogenome.org/)에 공개됐다.

 몬티 교수는 “소정의 검증과 개량 절차를 거치면, 더 비용이 많이 들고 포괄적인 보완 검사 대상을 정할 때 (후보) 화학물질의 우선순위를 매기는 신속하고 저렴한 접근법이 될 것”이라면서 “아울러 내분비계 교란이나 대사 장애와 같은, 화학물질 노출이 가져오는 발암성 이외의 역효과를 평가하는 데도 쉽게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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