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다는 것은 내 마음의 소리를 듣는다는 것”
“걷는다는 것은 내 마음의 소리를 듣는다는 것”
  • 김혜지 기자
  • 승인 2019.04.10 18:2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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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심뚜버기’ 전주 성심여중 형은수 교사

“학생들끼리 서로 재잘재잘 이야기하면서 걷다가도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조용해져요. 그 순간이 바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고, 마음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지난 2010년부터 학생들과 걷기활동을 해오고 있는 성심여자중학교 형은수(60) 교사는 “누구나 스스로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꼭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형 교사는 어릴 적부터 걷는 걸 좋아해 시간만 나면 거리가 멀더라도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고 직접 걸어다니곤 했다.

형 교사는 “지난 2007년에 스페인 산티아고에서 순례길을 걸었는데 그때 혼자 있는 시간, 절대 고독의 시간을 처음 경험했다”며 “짧은 시간이라도 그 순간은 나 자신을 잘 돌아보고 온전히 나를 위한 여유를 가진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때를 계기로 형 교사는 학생들과 함께 걷는 활동을 해보기로 결심하고, ‘성심뚜버기’라는 이름의 동아리를 만들고 아이들의 참여를 이끌었다.

형은수 교사와 성심뚜버기들.

매달 한 번씩 걷기 활동을 하는 성심뚜버기들은 주로 전주, 익산, 김제, 완주 등에 마련돼 있는 ‘아름다운 순례길’을 걸었다.

형 교사는 “타 시도에서도 걷기 활동을 해봤지만 비용이나 시간 등을 고려해 먼 곳까지 찾아가기는 어려운 점이 많아 주로 도내를 중심으로 걷곤 했다”며 “재작년부터는 20명 안팎의 학생들과 함께 임실에 있는 섬진강 자전거길을 걷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마다 걷는 속도가 각자 다르지만, 앞장서서 가던 친구들도 중간 중간 뒤를 돌아보면 다른 친구들을 챙기곤 한다”며 “마지막 종착지에 다다를 때쯤이면 서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고 말했다.

성심뚜버기들은 하루에 20~25km 거리를 약 6시간 동안 걷는다. 이번 달에는 따뜻한 봄날을 맞아 전남 구례의 섬진강 어류생태관부터 광양 매화마을까지 걸어볼 계획이다.

이렇듯 성심뚜버기의 활발한 활동은 다른 학교에도 전파되고 있다. 효문여중과 기전중의 학생, 교사들도 기회가 되면 뚜버기 일정에 종종 참여할 때가 있다.

형은수 교사는 “앞으로 3년 뒤면 교사 생활을 마무리 짓는다”며 “그때까지 학생들과 계속해서 교류하고 싶고 퇴직 후에도 꾸준히 걷기 활동을 이어가고 싶다”고 소망했다.

김혜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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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심인 2019-05-16 00:25:46
선생님
눈물나게반갑습니다.
조만간얼굴뵈러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