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정쩡한 전북대 총장선거 수사 발표
어정쩡한 전북대 총장선거 수사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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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4.09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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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대 총장 선거에서 교수들의 선거 개입이 있었다는 경찰 수사 결론이 나왔다. 경찰은 전북대 총장 선거에 경찰청 경찰의 선거개입 의혹과 일부 교수들이 선거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판단, 교수실에 대해 압수수색을 하는 등 5개월가량 수사를 벌였다. 전주덕진경찰서는 수사 결과 교육공무원법 위반 등의 혐의로 전북대 현직 A 교수와 전직 교수 B 씨를 지난 8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그러나 이번 사건의 중심이었던 경찰청 김모 경감에 대해선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대학 총장 선거에서 경찰의 개입 의혹과 교수들의 공모가 있었다면 선거 자체를 무효로 할 수 있을 정도의 사안이다. 선거 과정에서 경찰 내사설이 담긴 문자메시지 등이 대학 내부 게시판과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등을 통해 퍼지는 등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내사설의 영향이든 아니든 이남호 총장은 최종 결선투표에서 2위로 밀려나 낙선했다. 경찰은 김 경감과 교수들의 공모를 밝히고자 집중 조사를 벌였지만, 현재로서는 혐의를 인정할만한 증거를 확인하지 못했다며 김모 경감의 불기소 사유를 밝혔다.

전북대 총장 선거 개입 의혹은 경찰청 김모 경감으로부터 시작됐다. 본청이 있는 서울에서 전주까지 내려와 선거 후보자에 대해 첩보 활동을 하고 교수를 만나는 등 김모 경감이 사건의 중심에 있었다고 본다. 전·현직 교수는 죄가 있다며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고, 사건의 중심인물인 김모 경감을 불입건한 것은 석연치 않은 게 사실이다. 앞으로 검찰과 법원의 법적 판단에 따라 사실관계가 확인될 것으로 예상하나 판단이 어정쩡하다.

대학총장 선거에서 경찰과 교수들의 선거 개입 의혹은 ‘의혹’ 자체만으로도 부끄러운 일이다. 최고의 지성집단인 대학의 총장선거에 정치판과 같은 모략과 음모가 판친다면 슬픈 일이다. 혐의가 없다는 교수회 측의 일부 주장도 있는 만큼 검찰과 법원이 명확하게 진상을 규명하길 기대한다. 사실 관계에 따라 비리가 있다면 관계자들이 엄중히 사과를 하고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의혹이 해소된다 해도 다시는 이러한 논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교수사회가 정도를 걸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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