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기원 물, 조선 건국의 이야기 품은 뜬봉샘
생명의 기원 물, 조선 건국의 이야기 품은 뜬봉샘
  • 박현식
  • 승인 2019.04.09 0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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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은 모든 생명체의 근원을 이루는 한 요소이다. 동식물 생명의 탄생·성장·죽음에 이르는 과정이 물의 흐름에 따라 이루어진다. 물이 풍요롭고 흐름이 자유로우며 원활하면 그 생명체는 튼튼하고 건강하며 오래도록 그 생명을 유지하게 된다. 그러하기에 물이 모이고 흐르기 시작하는 샘은 소중하며 많은 생명을 공유하고 있어 경외스런 장소로 여기고 있다.

 사람들이 모여 살아가는 도시의 형성도 물의 흐름을 따라 크기와 융성·쇠퇴의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현대는 물의 흐름을 인위적으로 조정하여 도시를 조정하고 변화시킬 수 있어 좀 더 편리하지만 이전에는 물을 자유롭고 풍요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곳에 도시가 이루어졌다. 물을 멀리까지 보내는 능력을 갖추었던 로마제국이 오랜 기간 유지되었던 것이 좋은 본보기라 생각하며, 동양의 왕조국가에 치산치수가 국왕의 통치덕목으로 중요시 하였던 것도 그 예라 본다.

 우리 인류는 일찍부터 물을 소중하게 여기며 중요하게 다루는 역사를 만들어 왔다. 삶에서 물로 인해 생활의 장애가 될 때에는 극복을 위해 배와 수차, 보 등의 도구와 방안을 찾아냈고, 그것을 바탕으로 하여 조직의 힘을 키워나갔다. 깨끗하고 순결한 물은 더욱 중시하였다. 어릴적 어른들이 ‘상류 물을 더럽히면 날벼락을 맞는다.’하며 경각심을 주었던 말과 지금은 거의 사라진 ‘정화수 떠 놓고 소원을 빌던 우리네 어머니의 모습’ 등에서 그러한 정신을 느낄 수 있다.

 한 국가의 시작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여러 요소를 감안 했겠지만 순결하고 깨끗한 물을 떠서 하늘의 기운을 빌고자 하였다면 더 많은 고심을 하고 고르고 했을 것이다.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는 그 생명을 다하여 가고 있는 ‘고려’를 새롭게 하기 위해 새나라를 세우려는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큰 힘을 얻고자 했을 것이고, 그 힘을 얻을 장소 중 한 곳으로 장수에 있는 뜬봉샘을 선택했다. 이곳에서 영험한 기운을 받아 건국을 준비를 하였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내가 태어나고 자라온 고장 장수(長水)!

 남쪽의 남원에 있는 지리산, 북쪽 무주에는 덕유산 이라는 걸출한 산과 그 준령의 사이에 자리하여 웅장하거나 수려한 산세를 갖지는 못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강과 섬진강의 시작을 알리는 고장이다. 두 강물을 서로 나누어 보내는 ‘수분령’이라는 장소도 있다. ‘긴 물길이 있기에 우리 고장이 장수라고 불리어지고 있다‘라고 한다. 하지만 나를 비롯한 많은 군민은 장수(長水)라는 말에는 조선의 건국에 도움을 주었고 금강과 섬진강 물의 출발점이라는 의미를 덧붙이는 “최상위, 어른 물”이라는 뜻도 담겨 있다고 본다.

 이러한 수려한 산세와 계곡의 고장인 장수군은 물과 물길을 새롭게 정리하고 이야기를 담아 자원화했다.

 장수군은 3천리 비단물길에 4가지 이야기를 담아 물을 자랑하고, 물을 보여주며, 물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3천리 비단물길의 스토리텔링을 만들어 낸 것이다.

 물의 시작과 전설이 있는 ‘생명의 물’과 장수를 잘살게 해주는 ‘풍요의 물’, 물 본연의 모습을 찾게 해주는 ‘안전한 물’, 장수를 찾게 하는 ‘힐링의 물’ 등이다.

 ‘생명의 물’은 금강의 시작점 ‘뜬봉샘’이다. 뜬봉샘이 위치한 수분리는 금강과 섬진강이 나뉘어져 흐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뜬봉샘에서 솟아오른 물은 금강의 젖줄일 뿐만 아니라 섬진강의 1, 2지류인 오수천과 요천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태조 이성계가 나라를 세우기 위해 백일기도를 올렸던 곳으로 유명한 뜬봉샘은 지금도 전국 각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 명소이다. 이는 뜬봉샘이 한반도 천리 물길을 가로지르는 금강의 시작점으로 한반도의 중심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두 번째는 ‘풍요의 물’이다. 장수의 물길은 장수가 생산하는 우수한 품질의 농산물에 생명을 불어넣고 자양분을 공급해 주는 풍요의 상징이다.

 장수군은 885개 하천이 2천리 걸쳐 마치 우리 몸의 혈관처럼 곳곳에 퍼져 있다. 여기에 5000만 톤의 물을 담수할 수 있는 동화댐을 비롯 80개의 댐과 저수지는 장수군의 풍부한 수자원을 제공한다.

 세 번째는 ‘안전한 물’ 이야기이다. 장수군은 전북에서는 최초로 지난 2월 세천지도 제작을 완료했다. 세천은 폭 1m, 길이 50m 이상인 천(川)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조사를 시작해 710개소에 373㎞가 확인됐다.

 세천지도 작성은 체계적으로 물을 관리해 재중호우 등으로 인한 재난으로부터 주민들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서이다. 장수군은 안전한 물관리가 장수를 장수답게 만드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장수군은 하천유지관리사업과 재해예방사업, 소하천정비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2018년 하천분야 최우수시군선정, 지역안전도도 1등급을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요즈음 장수에서는 장영수 군수와 군민들이 뜬봉샘의 맑은 물 떠놓고, 우리고장과 대한민국이 축구와 더불어서 살림살이가 튼튼하고 건강하게 성장하라고 그 힘을 모으고 있다.

박현식<장수군 기획조정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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