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수질개선, 도민이 이뤄내야 한다
새만금 수질개선, 도민이 이뤄내야 한다
  • 김창곤
  • 승인 2019.04.08 19:3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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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시가현 주민들은 합성세제를 쓰지 않는다. 일본 최대 호수인 비와꼬(琵琶湖)의 수질을 지키기 위해서다. 비파를 닮았다는 이 호수는 오사카 교토 등 1,000만 주민의 식수원이다. 면적이 673㎢로 서울보다 넓다. 저수량도 275억톤, 새만금호(3억5000만톤)의 78배다. 460개 하천이 흘러드는 이 호수 수질은 1급수다.

 비와꼬 수질은 산업화와 함께 1960~70년대 크게 악화했다. COD 9.2ppm까지 기록했다. 바다에나 있는 적조까지 생겼다. 1978년 민·관 네트워크로 ‘비와꼬를 지키는 현민 회의’가 발족됐다. 현민들은 합성세제를 쓰지 않는 일부터 뜻을 모았다. 기업 유치에 불리했지만 공장 폐수 기준도 강화했다. 삼림 보호를 위한 세금도 냈다. 농약에 오염된 물이 직접 흘러드는 것도 막았다. 하수 고도처리 등을 위해 1972~96년 약 2조엔이 투자됐다.

 비와꼬를 새삼 떠올린 것은 지난 5일 밤 군산 라마다호텔에서였다. 오창환 전북대 교수가 새만금 개발을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지론인 해수유통을 다시 들고 나왔다. 그는 “새만금 수질 목표는 3,4등급이지만 일부 해수가 유통되는 지금도 5,6등급”이라며 “해수 유통 없이는 새만금 호수가 썩고 모든 투자는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는 “전북에선 자유로운 토론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북도는 오 교수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도 담당자는 “강우량과 계절에 따라 진폭이 있지만 새만금 수질은 개선돼왔고, 수질 대책을 계획대로 추진하면 목표 수질은 달성될 것으로 2015년 중간평가에서도 예측됐다”고 말했다. 물론 해수가 유통되면, 그것이 부분적이라 해도 새만금은 다시 골격이 흔들린다. 전북도나 도민 다수는 원치 않는 일이다.

 새만금 개발은 이제 많은 도민에게 ‘희망 고문’이 됐다. 느려터진 속도가 문제였다. 스피드는 이 나라 성취 원동력이었다. 1991년 사업 기공 당시 정부 목표는 2004년 완공이었다. 수질 논쟁 등으로 새만금이 표류하자 도민들은 국회 앞에서 삭발 시위까지 했다. 2010년 방조제를 준공하면서 개발 기본구상이 바뀌지만, 속도는 얻지 못했다.

 새만금은 같은 시기 착공된 중국 푸동지구와도 늘 비교가 됐다. 푸동은 상하이를 배경으로 뉴욕 맨해튼에 견줄 경제 거점으로 발돋움했다. 중국은 일당독재 국가다. 새만금 개발은 정부의 여러 부처가 참여해 한정된 예산을 절충해 나누면서 늦어졌다. 산업화에서 뒤졌다는 의식을 DNA에 새긴 도민에게 새만금은 고통이었다.

 ‘새만금새전북21’(상임대표 이승우)이 개최한 토론회는 주제부터 백가쟁명을 예고했다. ‘새만금, 무엇이 장벽이고 어떤 길이 살길인가’란 주제였다. 토론은 자정을 지나 6일 새벽 2시를 넘기며 역대 정권에 대한 성토로 바뀌었다. 선거 때만 우려먹고 외면했다며 정치권에 대한 환상을 버리고 뜻을 모으자는 다짐이었다.

 양기해 SEGI 엔지니어링 회장의 발언은 비장했다. 그는 “국가사업이 한 번 결정됐으면 끝을 봐야 한다”며 “명품을 만들어 후손에게 떳떳하자”고 호소했다. 김석범 국제금융전문가는 “세계에서 수익과 안전성을 쫓아다니는 돈이 하루 3,000조원”이라며 “10년 뒤 가능성만으론 이 돈을 끌어올 수 없으며 새만금은 아직 돈 받을 준비가 안돼 있다”고 했다. 당장 쓸 땅과 법치, 창의·혁신을 존중하는 개방된 자세, 그리고 영어와 국제매너를 그는 자본유치 필수 조건으로 꼽았다.

 새만금엔 동서·남북 간선도로와 새만금-전주 고속도로가 건설되고 있다. 2023년 세계잼버리 이전 개통이 목표다. 신항에 이어 국제공항도 착수된다. 내년엔 스마트 수변도시 6.6㎢ 조성에 돌입한다. 신시-야미도 관광레저용지도 지난해 임자를 만났다. 새만금 특별법 개정과 함께 이달부터 국내 기업도 저렴한 임대료로 땅을 쓸 수 있게 했다.

 비와꼬 맑은 물은 시가현민들이 뜻과 정성을 모아 되찾았다. 영국 템즈강, 독일 라인강, 그리고 울산 태화강도 물이 맑아졌다. 기업 친화적 자세와 함께 도민의 하나 된 뜻이 새만금 개발에 속도를 더해줄 것이다. 훗날 새만금 박물관 전시장은 이곳 역사와 개발의 이력보다 불태웠던 도민 염원의 기록들로 전시장을 채울 것이다.

 김창곤<전북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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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경강 2019-04-09 11:34:52
水환경, 생태的 인체영향에 대한 재접근 !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연안海 생선자원들의 어획부족 !
생활세제와 農오염 토양유출水들, 미세먼지,플라스틱, 생화학的 (H+O+P+N) 수질진단 기법들에서 한단계 상승하는, 세련제어的 고급기술 발전으로 `No벤치마킹`! 시대를 앞서가야하는 빛과 신환경을 추구하는!

그리고 열정과 현신적 관계 産學者분들의 추구정신에 감사드리오며 , 전진하는 전북, 새만금 미래상이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