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락지 실종된 시민의식
행락지 실종된 시민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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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4.08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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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사하게 벚꽃이 만개하면서 본격적인 꽃구경 나들이 철을 맞았다.

벚꽃 명소마다 행락객들과 차들이 몰리면서 곳곳이 벌써 인파로 북적이고 있다고 한다.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도 물러가고 봄기운이 완연해지면서 행락 인파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그러나 행락철을 맞을 때마다 되풀이되는 것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추태들이다. 다른 사람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나만 편하고 즐기면 된다는 식의 이기주의와 실종된 시민의식이 우리 행락 문화의 후진성을 그래도 보여준다.

행락객들과 차들로 초만원을 이루는 곳마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질서를 지키려는 시민의식이 절실하다. 그러나 우리의 행락 문화는 그 반대다.

우선 무질서한 주정차를 꼽지 않을 수 없다. 너도나도 차량을 몰고 나오지만, 관광지마다 주차장이 절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한데도 다른 사람들의 불편과 차량 정체를 나 몰라라 하고 불법 주차를 하거나 정차를 하면서 교통 혼란을 더욱 부추긴다.

또 하나는 나무나 시설물을 훼손하는 행위다. 정읍 천변의 1천여그루가 넘는 왕벚나무는 봄철마다 흐드러지게 만개한 꽃으로 명성이 자자하고 보는 이의 탄성을 자아낸다. 이런 관광 자원을 잘 보존하고 관리하는 것은 물론 행정당국의 책임이지만 관광객들의 책무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일부 관광객들이 거리낌 없이 꽃가지를

꺾는가 하면 나무에 어린아이들을 올려놓고 사진을 찍는 등 나무를 훼손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범죄로 처벌받을 수 있는 위법행위지만 제지하는 사람도 단속의 손길도 찾아볼 수 없다고 한다.

관광지마다 많은 노점상도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현상이 아닐 수 없다. 관광지의 이미지를 실추시킬뿐만 아니라 도로를 가로막아 교통혼잡을 유발하는 주범이 되기도 한다. 곳곳에 먹다 버린 음식물, 일회용 플라스틱, 컵과 빨대등이 흩어져 있어 쾌적한 환경을 저해한다.

그런가하면 일부 행락객들은 대낮부터 술판을 벌이거나 금연구역에서 버젖이 담배를 피우고 꽁초를 아무데나 버리는 등 꼴불견은 열거하기조차 힘들정도다.

이러한 우리의 후진적인 관광 및 행락 문화는 해외관광으로까지 이어지면서 ‘어글리 코리아’로 국위까지 실추시킨다.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에 걸맞게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준법의식과 질서의식의 정착이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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