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문화의 산업화
전통문화의 산업화
  • 주송
  • 승인 2019.04.07 1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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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진국 대열에 당당히 들어선 대한민국은 자동차, 핸드폰 등을 선두로 대부분 제품들이 세계시장에서 최고의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제품 자체가 귀해 경쟁이 필요 없었던 시절 필수품이었던 제품들이 이제는 기호품이 되어 전혀 다른 차원에서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다. 여성들의 핸드백도 더 이상 여성들의 필수품이 아니라 기호품이 되어 핸드백 자체의 기능에서 핸드백이 담고 있는 이야기가 더 중요한 선택의 기준이 되었다. 그러다 보니 문화라는 가치를 담고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핸드백도 흔하게 볼 수 있게 되었다.

 세계시장에서 가치를 높여간 명품브랜드는 모두 저마다 차별화된 고급문화를 제품 속에 담고 있다. 여성들이 가장 갖고 싶어하는 브랜드 에르메스(Hermes)는 중세 귀족들의 최상류 생활문화였던 말과 마차의 문화를 담고 있으며, 루이비통은 19세기 최고의 사치문화인 여행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여행용 트렁크를 내세워 세계 최고의 명품매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두 브랜드 모두 마차와 여행이라는 전통문화 속 최고의 문화를 상품의 가치로 채택하고 있다.

 전통문화는 크게 두 종류로 분류할 수가 있다. 과거의 것들을 그대로 보존하는 보존문화와 생활 속에서 끊임없이 발전해 나아가는 생활문화로 나뉠 수 있으며, 보존문화의 대표적인 도시로 경주를 꼽을 수 있다. 경주는 도시 전체가 박물관으로 원상태 그대로 유지, 보존되어야 하는 보존문화들로 가득하다. 보존문화는 문화 본연의 기능이 정지된 상태로 문화 자체를 누릴 수는 없으며 형상 자체를 관람하며 기억할 뿐이다.

 반면에 생활문화는 생활 속에 담겨 있는 살아있는 문화로 보이거나 만져지는 형태가 없어 많은 사람으로부터 문화로 인식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생활문화의 대표적인 도시로 전주를 꼽을 수 있으나 전주에 사는 대부분의 시민들조차도 고유한 생활문화의 가치를 인식하지 못하고 문화하면 단순하게 경기전, 풍남문 등을 생각하게 되고 경주와 비교해 문화가 열등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전주를 중심으로 전북은 예로부터 우리나라의 곡창지역으로 먹거리가 풍부하고 놀이문화가 발달한 곳이다. 풍부한 생활 속에 선조의 지혜가 고스란히 담긴 고급 생활문화가 바로 전 세계 사람들이 열광하는 한류문화의 진수이며 전주를 중심으로 하는 전북이 그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전주비빔밥이 50년전, 100년전에도 지금과 같았을까?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의 생활 속에서 선조의 지혜가 담긴 음식의 철학이 지속적으로 생활 속에서 발전하여 왔을 것이며 지금도 발전 중일 것이다. 이것이 바로 보존문화와 차별화되는 부분이며 전통문화의 산업화를 위한 가장 중요한 자산이 되는 것이다.

 전주비빔밥이 국내를 벗어나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이유이기도 하다.

 전주한옥마을을 유명하게 만든 것은 한옥마을이 인위적으로 꾸며진 것이 아니고 자연스럽게 생겨나 아직도 지역의 주민들이 함께 생활하며 만들어 가는 전통의 고급생활문화를 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한옥마을이 당면한 여러 가지 위기 중에는 개발이라는 명목하에 인위적으로 만들어져 가고 있는 환경과 원주민들이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외지인으로 대체되어 가고 있어 기존의 고급생활문화를 잃어가는 것이다.

 전주한옥마을이 이제라도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인 면에서 문화적인 가치를 높이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새롭게 지어지는 한옥은 많으나 진정으로 한옥을 체험할 수 있는 전통한옥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전통문화의 가치를 높여야 하는 지자체도 소유하고 있는 전통한옥을 일반업체에 관리를 맡기면서 임대료를 올리고 관리업체는 수익을 내기 위해 한옥 안방에 2층나무침대를 들이고 관리에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한지창문에는 두터운 아크릴을 덧대며 한옥의 진정한 기능을 훼손하고 있다. 민간업체가 아닌 지자체가 소유하고 있는 한옥에서조차 가치를 올리려는 노력보다는 값싸게 한사람이라도 더 손님을 받아 수익을 올리려 노력하고 있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한옥마을에 얼마나 많은 중국산 제품이 있는지 조사는 해보았는지 의심스럽다.

 이제는 한옥마을에 단순히 많은 사람을 불러들이기보다는 고급 생활문화를 체험하고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관광객을 부르는 전략이 필요하다. 한옥마을의 천만 관광객을 자랑만 할 때가 아니다.

 전주를 중심으로 하는 전북지역이 가지고 있는 전통문화의 산업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노력은 우리의 문화에 대한 가치의 재정립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다행히 최근 전주대학교와 (사)벤처기업협회 전북지회가 손잡고 전북중소벤처리더스포럼을 발족하고 아카데미를 통해 지역의 전통문화 산업화를 위한 공동의 노력과 교육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시기적으로 매우 다행한 일이라 하겠다.

 약력 ▲전주대 산업디자인학과 교수 ▲전주시 건축경관심의위원 ▲〃 도시공원심의위원

주송 전주대학교 LINC+사업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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