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회 김혁수 도예전, 다양한 상상력의 제공
제23회 김혁수 도예전, 다양한 상상력의 제공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9.04.02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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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3회 김혁수 도예전이 3일부터 8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다.

 1980년 초반부터 작품활동을 시작한 작가는 작업 초기 물레성형의 기물제작에 완성도를 높여가다가 1986년부터는 추상적인 형태의 도예를 시작했다. 그 방식은 진화해 독립된 개체의 조형을 뛰어넘어 공간의 확장을 선언하는 설치미술로 변화하기도 했다.

 특히 1990년대에 들어서는 점, 선, 면의 기하학적인 입체 작품에 심취했다. 국내외 교류전과 도예 관련 워크숍에 참여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친 그는 2000년대 이후에는 작품 크기를 대형화시키며, 도시의 공원이나 건축과 조화를 이루는 공간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

 이 같은 환경미술로의 변화는 현대 도자예술의 영역을 확장시키는 계기가 됐다.

 김 작가의 작품에선 일종의 ‘유형’과 ‘무형’ 사이의 신비감을 느낄 수 있다. 도예 작품에서 느껴지는 경이로움은 사람들에게 시각적인 충격을 주어 정신적 사색과 반문을 갖게 한다. 공간적 개념으로 접근해 본다면 도예 작품은 ‘유형 물체’가 아닌 진흙과 물, 불이 조화롭게 응축되어 견고한 물질인 자기로 완성된다. 이러한 질감은 진흙과 물의 부드러움이 다양하게 변화된 질감, 다양한 예술적 표현, 견고함, 냉혹함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의 작품은 진흙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난 뒤 형성된 거친 질감이 돋보인다. 작가는 진흙과 조화를 이루도록 간결한 방법으로 외형적인 선을 처리했다. 이러한 질감 표현은 일종의 시각적인 디자인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한데, 전체적인 각도에서 본다면 감상자가 자연으로 연상시켜 산이 돌이 되고, 물이 계곡으로 변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준다.

 관람객은 울퉁불퉁한 표면 선 처리를 통해 산속 계곡의 물줄기를 연상하고 고비 사막의 모래 언덕을 볼 수 있다. 또 짧고 거친 완만한 선은 가을 들판의 바람에 따라 밀의 물결이 흔들리는 것 같은 인상도 남긴다.

 수년간의 예술 활동 경력과 사유를 통해 작품 안에 다양한 이야기를 남길 수 있었던 도예가. 이 같은 다양한 상상력의 제공으로 작가와 관람객은 단계적으로 풍부한 감정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

 김 작가는 전북 출생으로 현재 단국대학교 예술디자인대학 도예학과 교수, 한국도자학회 회장, 국제도자문화교류센터 연구소장 등을 맡고 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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