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회 전북연극제, 출전작 모두 ‘창작 초연작’
제35회 전북연극제, 출전작 모두 ‘창작 초연작’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9.04.02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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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라북도가 주최하고, (사)한국연극협회 전북지회(회장 조민철)가 주관하는 ‘제35회 전북연극제’가 9일부터 닷새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이번 연극제는 오는 6월 서울에서 개최되는 ‘제4회 대한민국연극제’에 출전할 전라북도 대표팀을 선정하는 대회를 겸한다.

 특히 올해는 총 5편의 출전작 모두가 창작초연이라는 점에서, 그동안 바람 잘날 없었던 도내 연극계가 난관을 헤쳐나가고, 극복해내는 모습을 보여주는 자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참여 극단은 까치동, 마진가, 자루, 창작극회, 둥지로 총 5편의 창작초연작을 매일 한 편씩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 올린다. 관람시간은 오후 7시 30분으로 동일하다.

제35회 전북연극제가 9일부터 13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열린다. 사진은 지난 연극제 모습
제35회 전북연극제가 9일부터 13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열린다. 사진은 지난 연극제 모습

 그 첫 테이프를 끊는 극단 까치동은 9일 ‘각시바우 사랑(정경선 작·연출)’을 선보인다.

 이 작품은 전주 서학동과 전주천 각시바위에 대한 이야기다. 어린시절, 할머니와 할아버지에게 들었던 마을의 전설과 같은 정겨운 이미지 주요 줄기로, 극적인 재미를 살려 어른들이 보는 한 편의 동화처럼 만들었다.

 10일에는 극단 마진가의 ‘성동반점(장진수 작·유성목 연출)’을 만날 수 있다.

 서울에 얼마 남지 않은 오래 된 동네에서 50년 동안 목공소를 운영한 수미와 부동산 중개업자 부자, 성동반점의 사장 혜자가 주인공이다. 평범한 일상에 재개발이라는 파도가 밀려들면서 점점 시끄러워지는 동네의 모습을 그린다.

 극단 자루는 11일 ‘여름동화(오지윤 작·연출)’를 준비해 올린다.

 과거를 추억하는 부모 세대와 마주하고 싶은 자녀의 간절한 소망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다소 엉뚱하면서도 재미있는 판타지적인 상상을 가미한 작품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느날 주소가 적힌 쪽지만 달랑 남긴 채 사라진 엄마를 찾기 위한 여름이의 시간여행이 시작된다.

 12일에는 창작극회가 ‘아 부 조부(송지희 작·조민철 연출)’를 선보인다.

 나와 아버지, 그리고 할아버지까지 삼대를 관통하며 흐르는 역사 속에 인간의 선택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다. 원래 ‘나는 독립군 할아버지와 BC급 전범인 아버지를 양쪽 주머니에 넣고 다닌다’라는 긴 제목에서 말해 주듯, 어쩌면 지금도 겪고 있을지 모를 모두의 영원한 숙제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극단 둥지는 13일 ‘돈키호테 택배기사(문광수 작·연출)’로 소통한다.

 택배 기사로 일하는 천수는 배달을 하면서 운전 중에도 힐끔힐끔 핸드폰을 쳐다본다. 모든 것을 투자한 주식이 오를까하는 간절함이 보이는 그 찰나, 주식이 대박상승세를 치자 환호를 지르는 통에 앞에 오던 화물차와 교통사고가 나는데…. 천수의 모습을 통해 현재 우린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된다.

 조민철 회장은 “지난해의 아픈 기억을 가슴 아프게 견뎌내며 절치부심의 심정으로 재도약을 준비하는 단계에서, 역경을 이겨내고 전북예술을 대표하는 장르가 되려는 과정 속에서 제35회 전북연극제가 열린다”고 초대의 인사를 남겼다.

 이어 조 회장은 “머리로만 만든 이야기가 아닌, 한결 성숙해진 마음으로, 전력을 다해 만든 출품작이 모두 창작초연이라는 것은 그동안 쌓아 두었던 절절한 이야기를 진심을 담아 제대로 풀어내려는 모습이다”고 덧붙였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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