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을 직시한 대작, 이수억의 ‘6·25 동란’
현실을 직시한 대작, 이수억의 ‘6·25 동란’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9.04.01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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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畵요일의 그림산책]<7>
이수억 작 - 6·25 동란

 이수억(1918-1990)은 함경남도 정평에서 출생했다. 평양사범학교 단기강습과를 거친 후, 보통학교 교사로 재임하다가 1939년 일본 제국미술학교에서에서 양화를 공부했다.

 그는 1946년 귀국해 국내에서 활동했다. 국방부 정훈국 종군화가단에 활동하며 그린 ‘야전도’는 1953년 제6회 종군화가단전쟁미술전에서 참모총장상을 받기도 했다.

 한국의 아름다움과 전통문화를 작업의 소재로 활용한 이수억은 서사성이 두드러지는 대작을 다수 남겼다.

그 중에서도 현재 정읍시립미술관에 전시 중인 1954년에 제작한 ‘6·25 동란’은 피난민 행렬의 비극적 상황을 표현한 작가의 초기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맨몸으로 수레를 끌고는 장정들 가운데 젖먹이는 모자의 모습이 보고, 어린 동생을 업은 누나의 모습, 이불꾸러미를 맨 여인의 모습 등에서는 끝까지 살아남고자 하는 삶의 의지가 읽힌다.

 사실, 피난민을 모티프로 제작한 그림들은 전후 한국회화, 특히 황유엽, 장리석, 윤중식 등 월남 미술가들의 회화에 폭넓게 나타난다.

 하지만, 이 역사적 비극을 귀로나 망향 등의 제목을 붙여 은유적으로 표현했던 여타의 화가들과 달리 이수억은 ‘6·25 동란’이라고 붙여 현실을 직시해 대작으로 표현했다는 점에서 각별한 역사적 의의를 찾을 있다. 민족적 수난의 기록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이 작품은 이후 이수억의 구상회화를 지탱할 향토적 색감, 지적인 세련을 추구하기 보다 우직하게 감각에 충실하려는 태도를 예고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크다.

 특히 파괴와 붕괴 현장인 전쟁의 참상 속에서 예리한 감수성을 가진 화가들이 개성 넘치는 예술의 언어로 시대의 아픔을 기록한 일은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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