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록 교수의 “‘상상(0)’에서 ‘혁신(1)’을 창조하는 소프트파워 키우자’
윤종록 교수의 “‘상상(0)’에서 ‘혁신(1)’을 창조하는 소프트파워 키우자’
  • 김장천 기자
  • 승인 2019.03.31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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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도전-혁신’을 가능케 하는 소프트파워를 키우자”
'제4기 CVO 비전창조 아카데미' 제3차 강연이 지난 28일 본부 6층 대강당에서 열린 가운데 운종록 가천대 석좌교수(전 미래창조과학부 차관)가 ''소프트웨어가 강한 전북'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최광복 기자
'제4기 CVO 비전창조 아카데미' 제3차 강연이 지난 28일 본부 6층 대강당에서 열린 가운데 운종록 가천대 석좌교수(전 미래창조과학부 차관)가 ''소프트웨어가 강한 전북'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최광복 기자

 “‘상상’이라는 ‘0’에서 ‘혁신’이라는 ‘1’을 창조해 내도록 하는 창의적 교육·문화·금융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에 공감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1, 2, 3차 산업에서 승승장구했던 한국의 산업은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를 타파하기 4차산업으로의 혁신, 즉 소프트파워가 무엇보다 절실합니다.”

 전북도민일보 2019년도 제4기 CVO 비전창조 아카데미 제3차 강연이 지난 28일 전북도민일보 6층 대회의실에서 윤종록 가천대 석좌교수의 ‘소프트파워가 강한 전북’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윤종록 교수는 “호남지역에서의 강의는 처음이다. 개인적으로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 이번 강의는 최대한 직접 경험하고 느꼈던 점을 위주로 하고자 하며, 10개의 크고 작은 이야기를 준비했다”며 강의를 열어나갔다.

 인간에게 필요한 3대 영양소는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이다. 여기에 비타민과 미네랄이 추가돼 5대 영양소가 완성된다. 3대 영양소가 에너지를 만드는 ‘하드파워’를 의미 한다면, 나머지 2개는 그것을 적절히 조절하는 대사기능 즉 보이지 않는 힘인‘소프트파워’다.

 그는 본격적인 강의에 앞서 현재 한국경제가 처한 상황을 간략히 설명했다.

 지난 50년간 우리의 경제는 하드파워 경제였다. 원료를 구해다 증기, 전기의 힘을 가하여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원료를 구하기 위해 하루 이틀이 아니라 한달, 두달에 걸쳐 배로 실어와야만 했다. 100미터 경주로 친다면 150미터를 달려서 1등을 차지한 것이다.

 그러나 50년이 지난 지금 한국경제의 역동성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지난 25년간 부동의 세계 1위를 유지해온 조선업은 7조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반도체를 제외한 거의 전 산업에서 성장이 멈추어 가고 있다. 작년 한국경제의 수출 흑자 957억 달러 중 955억 달러가 반도체·디스플레이를 포함한 ICT산업에 의존하고 있다. 그중 50%인 480억 달러의 흑자를 중국으로부터 거둬 들이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ICT 경쟁력이 2017년을 기점으로 메모리 반도체를 제외하고 거의 모든 영역에서 우리를 앞서기 시작하고 있다. 식량의 80%, 에너지의 98%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경제에 비상등이 켜지고 있다.

 그는 “제조업을 근간으로 하는 20세기 산업경제는 근면·자조·협동이라는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을 중심으로 성장했으나 21세기 혁신경제는 ICT 기술을 비타민 삼아 ‘상상-도전-혁신’을 가능케 하는 소프트파워 중심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나라를 살리는 산업으로 생명과학입국을 선언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며, 새만금을 보유하고 있는 전북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

 “육지의 허파는 아마존이며, 바다의 콩팥은 갯벌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갯벌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는 대한민국이며, 대한민국 가운데 전북지역이 가장 많은 갯벌을 가지고 있다. 한국의 갯벌은 면적·진흙·유기물분해(정화력)에 있어서도 세계 최고다”고 주장했다. 이어 “앞으로 ‘made in korea’ 대신 모든 상품에 갯벌코드를 붙여야 한다. 전북에는 농업, 수산업, 식품관련 연구소를 모두 보유하고 있는 매력있는 지역이다. 여기에 소프트파워를 덧붙여 세계 제일의 생명과학입국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피력했다.

 윤 교수는 소프트파워에 대해 네덜란드와 미국의 GE(제너럴 일렉트릭)를 소개하며, KBS ‘명견만리’에 출연해 강의했던 장면을 공개했다.

 4만 제곱킬로미터로 경상도 면적에 불과한 네덜란드가 한국의 25배인 98조원의 농업수출로 미국 다음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ICT 응용을 통해 수많은 비타민A(Agriculture)라는 솔루션을 만들어 자국 농업의 경쟁력 제고는 물론 세계에 수출 하고 있다.

 GE는 130년전 에디슨에 의해 탄생했다. 이 회사는 현재 모든 전기제품 생산을 접고, 오직 항공기 엔지과 발전소 터빈만을 제작·판매하며, 각각의 엔진에 250개 이상의 센서를 심어 놓았다. 건강체크기 역할을 하는 이 센서는 시동을 켬과 동시에 GE 본사 슈퍼컴퓨터에 보내지고 엔진의 이상유무를 실시간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제품만을 파는 게 아니고 사후관리 서비스를 통해 경영을 유지·발전시키고 있다.

 그는 “GE 전체 수익의 70% 이상을 서비스로 벌어들이고 있다. 소프트웨어와 네트워크를 접목시킨 산업인터넷 서비스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GE는 이제 제조업체가 아니고 소프트웨어 서비스 기업으로 불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종록 교수는 강의 중 “기억의 반대는 무엇이냐?”며 질문을 던졌다. 대부분은 “망각”이라고 답했고, 이에 윤 교수는 “내가 생각하는 기억의 반대는 망각이 아니고, 상상”이라고 말했다. 즉 “기억은 이미 걸어온 길을 되돌아 보는 것이며, 상상은 가보지 않은 곳(길)을 미리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스라엘 대통령을 역임한 Shimon Peres의 자서전인 ‘작은 꿈을 위한 방은 없다’와 Peter Thiel의 ‘Zerd to One(복제가 아닌 무에서 유를 창조 : 수직적 진보)’라는 책을 탐독할 것을 요구했고, 상상을 통해 혁신을 만든 미국의 ‘페이팔 마피아’와 이스라엘의 ‘Watergen(공기에서 물을 얻는 건물)’, 그리고 플랫폼으로 시장 변화를 이끌고 있는 ‘구글’과 ‘네이버’ 등을 소개했다.

 그는 “아무리 좋은 총과 총알도 방아쇠를 당기지 못하면 폭발할 수 없다. 겁 없이 방아쇠를 당기게 하는 기업환경이 필요하다. 정책은 단기적 성과에 목표를 두고 있다면 패러다임은 긴 호흡으로 시스템 전체가 유기적인 하모니를 이룰 수 있을 때 가능한 것”이라며 강의를 마쳤다.

 김장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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