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문화 뉴에이지(New Age)!
전통문화 뉴에이지(New Age)!
  • 장걸
  • 승인 2019.03.26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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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한 시대를 풍미했던 현상 중 하나인 뉴에이지(New Age)라는 말을 요즘에는 찾아보기 어렵다. 뉴에이지(New Age)는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는 영적인 운동 등이 발현된 구체적 현상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전통문화 분야에서는 뚜렷한 궤적을 찾아보기 어려우며 유사하게는 퓨전·창작 형태로 일부 접목되었었다고 볼 수 있다.

 뜬금없이 철 지난 현상에 대하여 언급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도 생각되지만 ‘새로운 세대’, 혹은 ‘새로운 시대’에 나타나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기에 다시 한 번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전통문화와 관련하여 ‘새로운 세대’가 만들고, 즐기고, 함께하는 ‘새로운 시대’를 살펴봐야 할 것이다.

 시간의 쌓임 속에서 전통문화가 우리의 정체성을 올곧이 지켜왔고 우리는 그 토대 위에 서 있다. 사회와 삶이 변하면서 문화도 자연스럽게 변화의 길을 걷게 된다. 이를 달리 표현하면 새로운 세대가 만드는 새로운 시대에는 정체성도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할 수 있다.

 전통문화가 만들어지는 장(場)은 집의 울타리, 마을 경계, 자연 환경적 특성, 경제생활 등이었을 것이다. 작게는 마당, 대청마루, 경회루와 같은 연회 장소 등에서 직접 사람이 행하는 것을 포함한다. 복사·재생이 대체로 어렵고 일회성이 강한 문화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지역뿐만 아니라 국가를 넘나드는 문화적 교류는 더욱 어려웠을 것이다.

 현재는 앞서 이야기한 장소는 물론이고 전문공연장, 기차역, 전자저장매체, 웹(Web) 등으로 이미 확대되어 있으며 복사와 재생이 거의 무한정으로 가능한 사회가 되었다. 어린아이들은 누구나 봐야 하는 공중파TV의 콘텐츠보다는 자신이 관심 있는 것을 골라볼 수 있는 유튜브(You Tube)를 선호하는 현상도 뚜렷하다.

 얼마 전 대한민국의 국기인 태권도가 매우 잘 짜여진 퍼포먼스로 미국의 한 오디션 프로그램인 ‘더 월드 베스트’에서 준우승을 했으며, 이 영상은 SNS를 통해서 많은 사람들과 공유되고 있다. 자신의 몸을 보호하거나 상대를 쓰러트리는 격투기가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문화콘텐츠로 거듭난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의 대표적 민요인 경기민요의 이수자가 만든 밴드는 파격적인 모습과 연주?창작으로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사랑받고 있다. 이 밴드의 이름은 ‘민요락밴드 씽씽(Ssing Ssing)’이며 ‘불경스러우면서도 흥미로운 혼합체’를 지향한다. 이들은 전통민요에 디스코·레게·펑크·블루스·테크노 등을 혼합하여 현대적 감각으로 편곡해 부르는 것이 특징이다. 의상 또한 매우 파격적이다. 빨간 슈트, 그물 스타킹, 여장, 미니스커트 등 ‘티나터너, 마돈나’를 연상케 하는 무대의상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명창인 이수자의 어머니는 한 방송의 인터뷰에서 ‘“쟤가 돌았나?”하며 쳐다보았다.’고 한다.

 어쩌면 ‘씽씽밴드’의 리더는 많은 고민과 갈등을 겪었을 것이다. 더구나 이수자로서 지켜야 할 덕목 중의 하나가 그 종목을 올곧이 보존하는 것이며 선생님들의 반대를 설득하거나 이겨내는 일 또한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나 ‘가출’과 ‘출가’는 엄연히 다른 것이다. 가출이 매우 사적인 결정으로 일탈에 가깝다면, 출가는 공식적이며 인정을 전제로 한다. ‘씽씽밴드’의 초기 모습이 다소 일탈에 가까울 수 있으나 현재는 출가일 것이다.

 우리 지역인 전주와 완주에서도 건강하고 독특한 시도가 있었다. 일명 ‘우주바보축제(Stay foolish)’는 지역의 기획자, 예술가들이 보조금 없는 축제를 기획하고 자발적인 모금(클라우드 펀딩 포함)과 자신들의 역량기부를 통해 의미 있는 색깔을 보여주었다. 어딘가에 기댄 것이 아니라 스스로 기댈 수 있는 기둥이 된 것이다.

 이렇듯 전통문화가 가장 활성화되어 있는 우리 지역에서도 ‘새로운 세대’가 만드는 ‘새로운 시대’를 기대해 본다. 전통문화가 담고 있는 귀한 가치를 훼손하자는 것이 아니다. 전통문화가 가지고 있는 변화와 새로움의 무한 동력을 적극적으로 발현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전통문화 뉴에지(New Age)’ 시대를 열어보는 것이다.

 장걸<(재)전주문화재단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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