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동사진관, ‘꽃, 잎’ 장용근 사진전
서학동사진관, ‘꽃, 잎’ 장용근 사진전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9.03.25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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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학동사진관(관장 김지연)은 4월 3일부터 4월 28일까지 장용근 사진가의 ‘꽃, 잎’전을 선보인다. 작가와의 대화는 4월 6일 오후 4시에 이뤄진다.

 장용근 사진가는 6년째 플로리스트와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꽃이 반짝이던 순간을 찍기도 하고, 잎을 통과한 빛을 인화지 위해 그대로 옮겨 놓기도 하면서 아스라하고, 아련한 기억들을 끄집어 내고있는 것이다.

 사실, 꽃은 꽃 그 자체가 바로 절정이다. 찬란하고, 화려하고, 우아하고, 아름답기에 사람들의 눈과 가슴을 울린다. 더이상 덧붙이거나 치장할 형용사가 필요 없는, 꽃은 그 자체로 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장용근 사진가는 이러한 대상에 과감한 행동을 부여한다. 플로리스트로부터 선택되지 못한 꽃을 급 냉동시키고, 그 것이 부서지는 순간을 카메라로 담은 것이다. 우주의 빅뱅을 연상시키는 흩어지는 파편은 대기를 뚫고 뻗어가는 운석처럼 궤적을 벗어난 모습이다.

 장 사진가는 “식물성 가득한 그녀의 스튜디오에서 오래된 테이블 위에 놓인 작품을 촬영하다 보면 단순하고 소박한 식물이 좋아진다”면서 “모양새가 좋지 않거나 상처가 생긴 탓에 플로리스트의 선택을 받지 못한 꽃들은 남아서 사진가의 선택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김지연 관장은 “더 이상 쓸모가 없어 시들어가는 꽃이 억압된 자아를 통해 빛의 속도로 팽창하고 부서지면서 순간적으로 보석처럼 영롱한 빛을 발한다”면서 “그의 사진작업은 생물의 주어진 형태를 넘어선 꽃과 잎에 대한 최대의 헌사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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