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에게도 정강이 차인 ‘쩍벌남’
공자에게도 정강이 차인 ‘쩍벌남’
  • 순창=우기홍 기자
  • 승인 2019.03.25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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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출신 여가수 아델(Adele)의 두 번째 앨범에 ‘Someone Like You’가 있다. JTBC 뉴스운영팀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온라인에서 가장 많이 본 자사 영상은 ‘비긴 어게인 2’에서 가수 박정현이 부른 이 곡으로 나타났다.

 박정현이 포르투갈 버스킹 중에 부르는 내용으로 그녀의 뛰어난 가창력과 애절한 감성이 화제가 됐다고 한다. 실제 네이버 TV 캐스트 등을 합산해 지난해 350만 클릭을 넘어섰다. 이 곡은 아델이 남자 친구와 이별을 하며 주고받은 말이 가사가 된 것으로 달곰하면서 애절한 노랫말이 인상적이란 평을 받는다.

 또 드라마 부문에서는 ‘미스 함무라비’에서 나온 탤런트이자 영화배우인 고아라가 지하철 쩍벌남에 대처하는 법이 3위에 올랐다. 지난해 5월 방송된 이 드라마 1회에 나온 부분이다. 고아라가 지하철에서 다리를 벌리고 앉아 불편을 주는 남성뿐 아니라 전화를 크게 해서 소음을 만드는 여성에게 각각 응징하는 장면이다.

 쩍벌남은 다리를 짝 벌리고 앉은 남자의 준말로 사용된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다리를 넓게 벌리고 앉아 다른 자리를 침범해 옆 사람을 불편하게 하는 행위를 하는 사람을 칭한다. 요즘은 통상 남의 불편함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편함 또는 이익을 추구하는 인물을 통틀어 쩍벌남이라 칭하는 추세다.

 고대 중국에서도 속칭 쩍벌남에 대해 전해내려오는 내용이 있다. 중국의 사상가로 동아시아 인문주의의 원형이 된 공자(孔子)의 가르침을 전하는 문헌인 논어(論語)에 실렸다. 논어는 중국의 사서 가운데 하나로 이 나라 최초의 어록이기도 하다.

 실제 논어에서 딱 한 번 공자가 직접 물리적 폭력을 행사하는 장면이 나온다. 동향인이며 친구인 노나라 사람 원양(原壤)이 공자를 기다리며 다리를 쩍 벌리고 꾸부려 앉아 있자 이렇게 말했다고 전해진다. 즉, “어려서 공손하지 못하고 자라서는 들먹일 만한 것이 없으며, 늙어도 죽지 않으니 도적”이라며 “사람들에게 해만 끼치는 놈”이라고 크게 꾸짖은 후 지팡이로 그의 정강이를 후려쳤다는 것이다.

 이처럼 공자에게도 정강이를 차인 쩍벌남의 행태는 순창지역에서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대중교통은 물론 작은영화관과 음식점에서도 옆 좌석 상대의 불편함은 나 몰라라 하는 사례를 남녀노소 불문하고 심심찮게 눈에 띈다.

 또 특정 개인이 아닌 지역의 공공이익을 위한 올바른 사업추진임에도 정치적으로 반대 뜻에 선 성향 탓에 이유 불문하고 입에 거품을 물며 성토하는 행위도 쩍벌남의 범주에 들어간다. 마을의 각종 숙원사업을 행정에서 수없이 해결해도 자신의 집과 관련된 내용이 예산 탓에 늦어지면 불만이 수위를 넘는 점도 마찬가지다.

 순창에서 볼 수 있는 쩍벌남들의 대다수 공통점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밖에도 자신과 무관한 타인의 일에 허위사실까지 부풀려 인신공격을 하는 사례도 다반사다. 특히 무조건 자신의 생각이 옳다는 외곬수에 빠져 공공의 이익을 침해하거나 지역발전을 가로막는 우(愚)를 범하는 온갖 사례도 현재 진행형이다.

 이런 쩍벌남들의 행태는 자신을 양보하며 바르게 살아가는 대다수 순창군민의 정서와는 거리가 멀다. 혹여 쩍벌남은 자신의 행위나 의견이 사회적 우월감을 나타낸다고 착각하면 큰 오산이다.

 ‘다르다’와 ‘틀리다’의 쓰임새는 확연히 다르다. 자신의 생각과 지향하는 바는 타인과 다를 수도 있다. 하지만, 대다수가 사리에 옳다고 하는 군정 추진이나 관습, 사회 질서 등을 두고 오직 자신의 편리함 또는 이익을 취하는 쩍벌남이 많은 사회는 앞날이 우려될 수밖에 없다.

 상대의 불편함이나 공공의 이익을 도외시한 수많은 행위는 심하게 표현하면 ‘공공의 적’이라 해도 틀림이 없다. 이 시간에도 못된 쩍벌남 정신(?)에 취해 변화를 바라는 다수의 지적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죽은 공자가 아닌 수많은 주위 사람으로부터 지팡이로 정강이를 차일 수 있다.

순창=우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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