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은 ‘백년지대계’, 정치적 이념 실현의 도구로 삼아선 안돼
교육은 ‘백년지대계’, 정치적 이념 실현의 도구로 삼아선 안돼
  • 정운천
  • 승인 2019.03.24 18:06
  • 댓글 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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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5일 전주 상산고 학부모들과 졸업생들이 거리로 나왔다. 전국에서 모인 1,000여 명은 자사고 재지정 평가지표의 부당성과 시정요구 필요성을 시민들에게 알렸다. 이날 상산고와 관련해 많은 분들이 모인 것은 전북교육청이 자율형 사립고 폐지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임을 내세워 사실상 상산고의 자사고 재지정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이 발단이었다. 특히, 올해 자사고를 평가하는 전국 11개 시·도 교육청이 모두 평가기준 70점을 커트라인으로 한데 반해, 전북만 유일하게 10점 더 높은 80점으로 설정하면서 사실상 폐지를 염두에 둔 평가로 밖에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평가기준 80점은 30개 평가지표에서 평균 우수등급을 받아야 하고 여기에 감점도 없어야만 가능한 수준이다.

 자율형 사립고는 김대중 정부 시절 자립형 사립고로 시작해 20년 가까이 시행해 온 교육 제도이다. 국가의 재정 도움을 받지 않는 대신, 학교 교육의 획일성을 탈피하고 창의와 개성을 존중하는 자율적인 교과과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법령에도 명시되어 있다. 자사고는 5년마다 학교운영 평가를 통해 자사고 지정 목적 달성이 불가능하다고 인정될 때 법령에 따라 지정취소가 가능하다. 그럼에도 전북교육청은 폐지를 목적으로 하는 평가를 독단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상산고를 무조건 자사고로 재지정 하라는 것이 아니다. 상산고가 법적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그리고 공평하게 평가받도록 ‘자사고 평가계획’을 올바르게 수정해달라는 것이다. 자사고 평가가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성과운영 평가기준점을 타 시도와 동일하게 하향조정하고, 사회통합전형 대상자 관련 지표를 법령대로 강제조항이 아닌 자율조항으로 평가계획을 수정해줄 것을 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요구하는 것이다.

 20년 가까운 역사를 지닌 자사고를 일시에 없앤다는 것은 정상적인 교육정책이라고 할 수 없다. 가장 큰 피해는 자사고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입게 됐으며, 그동안 전국의 인재들을 유치해온 전라북도에도 큰 손해가 아닐 수 없다. 현재 대한민국 모든 곳에서 나타나는 편가르기식 갈등이 교육에서마저 나타나고 있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교육은 국가의 백년지대계이다. 한 사람이나 정권에 의해 변할 수 있는 대상이 결코 아니다. 교육정책 및 제도의 수립은 거시적이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다뤄져야 한다. 정치를 지향하는 교육자들이 교육을 자신들의 정치적 이념 실현의 도구로 삼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

 작년 국회 입법조사처에서도 모든 자사고의 일괄 일반고 전환은 학교정책의 안정성과 학교발전을 위한 사립학교 및 교원의 노력 등을 고려하여 매우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학교법인의 재정 부담 기준이 높고 전국단위 학생선발을 하는 기존의 자립형 사립고 중에는 사립학교의 건학이념을 달성하기 위해 상당한 재정 지원 등의 노력을 통해 학교발전을 이루어 왔다고 평가되는 학교들이 있기 때문이다. 상산고 역시 홍성대 이사장이 전 사재를 털어 설립한 후 후학양성을 위한 헌신과 노력으로 현재 전국에서 찾아오는 명문고로 발돋움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상산고는 지난 20년 동안 가장 모범적인 인재양성의 산실이 되었으며 전주를 교육의 도시로 견인해 왔다. 평준화 이전에는 전주고와 전주여고라는 명문고 때문에 명성이 자자했으며, 평준화 이후에 설립된 상산고가 그 명성을 이어받아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지금은 지역 명문이 아닌 전국에서 인정받는 입시 명문으로 성장했다. 그 결과 타 시·도에서 85%의 미래 인재가 영입되고 전북의 미래 희망이 되고 있다. 따라서 전북의 교육자산인 상산고는 도민들이 지켜줘야 한다. 필자 역시 지난 20일 국회 정론관에서 전북 출신 국회의원 20명의 동의를 받아 상산고가 합리적인 평가기준으로 공평하게 평가를 받게 해줄 것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제 전북교육청이 응답할 차례다. 원칙이라는 명분 뒤에 숨어있는 독단을 버리고, 지금이라도 자사고의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도민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정운천<바른미래당 전북도당위원장/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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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민 2019-03-24 22:42:03
김승환교육감님 당신은 전북교육감인가요?
전라남도 장흥출생 광주동성중.굉주상고출신.
전라북도 전주상산고가 전북교육향상.전북경제 년200억 매출 달성.전북도 우수학생 타.시도 진출막고. 잘하고있는 학교죠.
전주상산고 재지정평가를 타.시도와 공정성 형평성 있게 평가해달라구 여러군데서 요구하잖아요 김승환교육감님.
당신은 전교조.등에없고서 혼자 아집.똥고집부리고 있잖아요.
교육감자리가 아집.꼴통.똥고집 부리라는 직위인가요.
제발 전북도민들 한테 상처주지마십시요
전북도민이 김승환을 주민소환제 해서 파면시켜 당신고향전남으로보내버리자고 하네요.
전라북도 도민의 역사적 죄인이 되지마십시요.
해가빛 2019-03-24 22:05:59
정운천 국회의원님의 말씀에 깊이 공감합니다. 교육은 백년대계인데 정권이 바뀔때마다 정권 입맛에 맞게 바꾼다면 정말 우리나라의 미래가 걱정됩니다. 전북교육청은 상산고가 법적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그리고 공평하게 평가받도록 ‘자사고 평가계획’을 올바르게 수정해야 할 것입니다.
진주맘 2019-03-24 18:32:04
맞습니다 의원님 교육은 한 사람이나 정권에 의해 변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닙니다. 교육정책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다뤄져야 한다는 말씀에 동감이고요 좀더 신중하게 다뤄야하거늘 전북교육감의 불통 유감입니다
공정 2019-03-24 18:40:07
교육은 백년지대계가 맞습니다..그리고 20년의 전통을 가지고있는 명문고를 하루아침에 불공정한 잣대를 들이대어 폐지할 수 없습니다..의원님 전북의 상산고를 지켜주세요..
야옹이 2019-03-25 10:12:42
정의원님,
구구 절절이 옳으신 말씀입니다. 상산고가 형평성에 어긋나서 특혜를 받고자함은 아니고 공정한 평가 공정한 절차에 의한 프로세스를 진행시켜달라는 것이지요.
학교경쟁력 관련 수능문제만 풀어주는 입시 기숙학원이라고 하시는 교육전문가 인터뷰를 보고서 놀랐습니다, 그분이 과연 일반고 그리고 타시도 자사고의 교육과정을 보시고 하시는 말씀인지 궁금합니다. 정권이 변경되었으니 교육정책이 변해야 한다는 논리도 일리가 있습니다만 단칼에 무우 베듯이 교육정챙기 변한다는 것은 여러 부작용을 낳을 수 밖에 없습니다. 구멍가게 운영하는 것과는 다르게 판단해야죠.. 자사고를 폐지하는 정책방향이라면 그에 걸맞는 대책을 세우고 그 정책을 시행해야되겠지요... 부디 현명한 판단을 교육부와 전북교육청은 내리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