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품(言品)을 갖자
언품(言品)을 갖자
  • 김양옥
  • 승인 2019.03.24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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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생활하면서 입 조심, 말조심이 중요한 시대에 살고 있다.

 싸움과 갈등, 그리고 분열의 원인을 살펴보니 모두 말 때문이었다. 진짜 자나깨나 ‘말조심’과 ‘생각 조심’을 해야 할 때이다. 그래서 우리 속담에 보면 “가는 말이 고아야 오는 말이 곱다” 는 말이 있다. 또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의미도 있다.

 중국 최고의 사상가 공자도 “흰 구슬에 생긴 흠은 갈아 없앨 수 있지만, 내 말에 묻은 티는 닦을 수 없다”는 가르침을 주고 있다. 중국의 대표적인 역사책으로 불리는 하나인 「전당서(全唐書)」의 ‘설시(舌時)’ 편에도 입과 혀의 중요성을 제시하고 있다.

 “입은 재앙을 불러들이는 문이며, 혀는 곧 몸을 자르는 칼이다”의 ‘구시화지문(口是禍之門), 설시참신도(舌是斬身刀)’라며 ‘입 조심’을 경계했다. 그렇다. 인간의 모든 행복과 불행이 입에서, 곧 우리의 말에서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옛 사람들도 ‘입 조심’을 가장 경계하고 조심할 으뜸으로 삼았다.

 사실 말 한마디가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 이는 사람에게는 인품(人品)이 있고 말에는 언품(言品)이 있기 때문이다. 말을 연구하는 한 사람으로서 말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 지금은 말하기가 개인의 경쟁력을 평가하는 잣대가 된 지 오래다. 그래서 말솜씨가 좋은 사람은 매력 있는 사람으로 통용된다. 좌중을 들었다 놓았다 하는 달변가들은 물질적 부(富)까지 얻고 있다. 그런데 이들이 모두 말을 잘할 수 있었던 요인을 보면 ‘스피치기법’을 갖추었다는 것이다. 한국의 양궁 선수들을 가리켜 ‘양궁의 신(神)’이라 불린다. 그러한 결과는 모두 피나는 연습과 훈련 덕분이라고 말한다. 절대 우연히 선천적으로 주어진 능력이 아니라는 의미다. 

 호감 가는 화술, 이기는 말솜씨, 유창한 발표력 등은 천성적인 것보다는 자란 환경이 그 사람의 언어생활을 결정짓는다. 즉 후천적으로 습득한 기술인 것이다. 실제로 많은 사람이 화술(스피치, 설득) 때문에 고민을 한다. 또 타인에게 호감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꼬인 문제 해결이나 더 나은 인간관계를 위해서도 말씨와 말투를 호감형으로 바꾸려고 한다. 사실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말의 유창함을 갖추면 일의 상고와 업무 실적도 점점 상승한다. 그래서인지 많은 사람이 말 잘하는 호감형 사람들이 되기를 바란다.

 우리들 주변에 왠지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아마도 얼마 동안 대화를 나누어보면 설령 외모가 잘생겼더라도 그 사람에 대한 비호감을 가지게 된다. 반면 외모는 별로지만 처음 만났지만 호감도 높아져서 계속하여 관계하고 싶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차이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상대를 대하는 말씨와 말투에서 결정지어진다. 그리고 처음 갖는 자리든, 정규적인 만남이든 먼저 상대를 우선시하고 상대를 알려고 애쓰는 사람이다. 한마디로 질문자가 되는 것이다. 질문자란 상대의 말에 맞장구를 치거나 동의를 하면서 이야기를 이끌어 내는 사람이다. 이런 소통의 관계는 호의를 갖게 된다.

 자신의 의견이나 생각을 먼저 내놓지 말고 상대에게 관심을 갖고 질문하는 것이다. 그리고 상대의 말에 핵심적 내용(키워드)을 요약하여 ‘되풀이법’으로 대화를 진행해 나아간다. 인품과 언품이 있는 사람은 평상시에 사용하는 말에 대해 책임을 지려는 모습이다. 말의 진정성을 의미한다. 말은 자력(磁力)과 같다. 말 속에 어떤 기운을 담느냐에 따라 그 말에 온갖 것들이 달라붙는다.

 말 한마디로 행복과 불행이 결정되고 인격도 대변되는 현대사회에서 스피치기법 터득하여 보자.

 

김양옥/전주교육대 겸임교수, 한국스피치·리더십컨설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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