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상설공연단 계약 해지 기사에 관한 정리
새만금 상설공연단 계약 해지 기사에 관한 정리
  • 성용원 작곡가, SW아트컴퍼니 대표
  • 승인 2019.03.20 10:49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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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새만금지역에 얽힌 신화와 풍어제 등을 판타지 형식으로 재구성한 작품 ‘아리울스토리’를 공연한 전북문화관광재단 소속 새만금 상설공연단원들이 재단의 계약해지와 관련 2월 7일 전북경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1개월 단위의 단기 계약을 한 탓에 퇴직금은 물론 계약 해지에 따른 어떤 보상도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재단은 억울하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라도 글을 올려보라‘는 무책임한 말만 늘어놨다”며 “수년간 공연을 위해 몸 바친 단원들은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으려는 재단 태도에 배신감과 분노를 느낀다”고 울분을 토하면서 정규직 전환을 원한 적도 없고 단지 근로자로서 정당한 퇴직금을 받고 싶을 뿐이라고 항변했다.

 예술 세계는 심미안의 가치와 주관적 만족이 주요 변수이지만 경영 세계는 효율성의 가치와 객관적 결과가 주요 변수로 두 세계가 함께 어울리기가 힘들다.

 공연단 스스로도 계약해지 이유에 대해 공연 예산 미확보와 공연단 실적 부진 등으로 추정한다고 밝힌 것처럼 5년간 예술가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공연 최선을 다한 것과 정부, 공무원들의 눈높이와 생리에 부합하지 못한 기대치와 관점이 다른 게 이번 사태의 주원인이다.

 지난 5년간 정부기금이 지속적으로 나왔다는 것은 다른 공연이나 축제 등에 비해 오래 지원된 것이다. 정부 예산의 편성이나 축제의 개최, 문화재 발굴, 문화사업 등을 집행하면서 예술가들이 제일선으로 여기는 예술성, 작품성 등은 예산을 편성하고 행정을 집행하는 관료들이나 시의회의 의원들은 관심 밖의 사안이다.

 그들 입장에선 하나의 매개로서 사람이 많이 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이 늘고 홍보가 되며 실적에 반영되어 승진하고 표창받고, 선출직은 재선되고 영전하고 그러면 되는 것이다. 공연의 질이나 예술성이 먼저가 아니라 시장의 수요에 의한 평가를 원한다. 그러한즉 새만금 예술단의 기자회견 발췌문만 보더라도 ‘혼신’, ‘열과 성’, ‘배신감’, ‘분노’ 등의 감성적인 단어와 호소로는 심정은 공감이 가고 안타깝지만 무리한 요구이자 명분이 취약하다.

 문화관광재단은 단기 계약 체결의 이유로 1년 단위 예산 편성을 들었다.

 재단은 “기획재정부에서 사업 예산이 1년 단위로 내려오기 때문에 단기 계약을 맺을 수 밖에 없었다”며 “국비가 들어가는 지역 상설공연을 폐지하자는 게 기획재정부 방침이어서 더는 공연단을 꾸려나갈 수 없게 됐다”고 해명했다.

 재단이 평생 그들을 책임지고 계속 공연을 지속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정부 예산이 미확보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위에 열거했던 이유로 공연에 대한 타당성이 떨어진다고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정부예산을 받아 운영하는 문화재단 자체가 기재부에 종속되고 의회의 승인을 받지 않고는 아무것도 함부로 할 수 없는데 재단에 가서 따져봤자 아무 소용없고 재단 관계자의 청와대 청원 운운은 재단의 무력함과 함께 예술단을 위해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니 그걸 탓할 순 없다.

 예술가들은 체질적으로 이런 부분에 취약하고 기능을 연마하는데 중점을 둔 훈련만을 받아왔기 때문에 현실적 한계를 고려하고 해결하는 능력이 다분히 미약하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잠재 역량을 펼칠 수 없는 구체적 현실에 부딪히며 수요자와의 교감을 이루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사회의 변화와 흐름, 법률적인 제도를 공부하고 알아 둘 필요가 있다. 자신이 진정 복잡다단한 이 사회에서 예술가로서 세상과 능숙하게 소통하고 현실에 뿌리내리고 성장해 열매를 맺으려고 한다면…

성용원 작곡가, SW아트컴퍼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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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준 2019-03-22 06:37:18
과연 본인 자녀들이 저렇게 쓰이다 버림받으면 저렇게 말할 수 있을까......?
박성준 2019-03-22 06:34:45
쪼개기 계약의 대표적인 핑계거리가 예산인데
국비로 하는 사업들은 쪼개기 계약이 불가피하고 그게 정당하다는 뜻인가??